• ‘북 세습’ 비판 경향 사설이 남긴 과제는?
        2010년 10월 20일 09: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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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사설로 확산된 북한 세습 논란을 되짚어 보고, 진보 세력과 언론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언론인, 교수, 시민사회 단체 인사들은 경향 사설 논란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내리면서도, 남북 관계의 진보적 대안 모색을 강조했다.

    새언론포럼과 언론개혁시민연대 주최로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룸에서 ‘우리에게 경향신문 사설은 무엇이었나’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강태호 한겨레 국제부 기자, 미디어오늘 고승우 전문위원· 류정민 취재1부장, 안정식 SBS 기자, 김광원 순천향대 초빙교수, 이택광 경희대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유영주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정책위원은 ‘우리에게 경향신문 사설은 무엇이었나’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경향신문 사설은 이야기하려는 목적의식과 대상, 주장이 분명했다”며 “사설의 형식적 완결성 차원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유 위원은 “당파성과 관점이 뚜렷한 한 편의 잘 써진 사설”이라며 “‘종북’ 논란이 말끔하게 일단락 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진보 내부의 의제를 재설정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유영주 위원은 다만 “(경향신문이) ‘북 세습’ 쟁점에 대해 (남북) 사회를 깊이 있게 반영했는지, (남북) 사회의 가치관과 선입관에 도전함으로써 독자들이 기대하는 정직함과 리더십을 제공했는지 자문할 때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유 위원은 이번 논란을 ‘우파의 주류→진보의 마이너→진보의 즉자적 반응→진보의 클리셰한(진부한) 반비판’ 구조로 이해했다.

       
      ▲ 새언론포럼과 언론개혁시민연대 주최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룸에서 ‘우리에게 경향신문 사설은 무엇이었나’ 토론회가 열렸다. 이택광 교수, 유영주 위원, 조준상 언론연대 사무총장 모습. (왼쪽부터) 이치열 기자 truth710@  

     

    강태호 한겨레 기자는 “독일 사민당의 유력 여성 정치인인 하이데 지모니스는 동서독 통일과 관련해 남북이 유념해야 할 교훈으로 이야기한 게 2가지”라며 “상대를 존중해야 하고, 동시에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기자는 “민노당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입장은 있었지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면에서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결여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민노당이 그런 입장을 밝힌 것에는 나름의 고민과 판단이 있었는데, 경향은 그것이 무엇인지 묻는 게 아니라 어느 한 쪽의 입장으로 몰아간 것이 있다”고 밝혔다.

    류정민 미디어오늘 부장은 “진보의 기본은 다름에 대한 존중인데, 이번 논쟁에서 다름에 대한 존중이 무너졌다”며 “민노당과 경향신문이 부딪히는 과정에서 폭력과 역폭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류 부장은 “민노당 울산시당이 절독운동을 한다는 공문을 경향신문에 보낸 것은 또 다른 폭력”이며 “경향신문이 주장을 전개하면서 대답을 강요하는 행위가 있었고, 조선일보 등의 보수 세력이 사상 검증의 용도로 활용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택광 교수는 “각자의 입장을 존중해주기 위해 진보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보도 공론장에서 검증을 받아야 하고, 이것이 폭력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검증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향신문이 사설이 조선과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 안 한다”며 “(경향 신문 사설로)진보의 의제를 재점검하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논란의 뿌리는 PD, NL 논쟁”이라면서도 “진영 논리에 근거해 각자 진영에 맞는 얘기만 하면 소용 없다”고 밝혔다.

    고승우 미디어오늘 전문위원은 “최근 2~3년간, 보수 수구라고 하는 일부 매체와 일부 진보라는 매체의 대북, 6자회담 보도는 거의 차별성 없었다고 본다”며 “경향의 일련의 사설 혼란상은 그런 과거 2, 3년간 맥락으로 볼 때 나올 수밖에 없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고승우 위원은 “북한의 권력 이동만 빼서 ‘봉건 시대 왕조’라고 하는 태도는 대단히 불행하고 타개할 태도”라며 “역사성이 배제돼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식 SBS 기자는 “(경향신문)언론사에서 (민노당, 북 세습을 비판하는) 그 정도의 사설을 쓸 수 있다”면서 “이정희 대표가 ‘말하지 않은 것이 판단’이라는 것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안 기자는 “진보진영 내에서 3대 세습 비판이라는 논쟁에 너무 갇혀 있는 게 아닌가”라며 “NL, PD를 넘어 진보진영 전체가 대북 위기를 어떤 논리를 가지고 접근할지, 그럼에도 북한과 교류하는 것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김광원 순천향대 초빙교수는 “항상 북한 문제는 프레임 효과가 중요하다”며 “이번 북 3대 세습 문제에선 프레임 효과 이론으로 보면 진보가 한수 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진보적 언론이 북한 권력 체계나 정책 체계에 대한 비판과 진보 논란을 긍정적으로 이끌어가는게 중요하다”며 “논란의 증폭보다는 진보의 의견을 보다 합리적이고 구체적으로 모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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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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