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 하나로', 진보신당을 둘로?
        2010년 10월 19일 01: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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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보험 하나로’가 무상급식의 뒤를 이어 생활 속 진보의제가 될 수 있는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진보진영 내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진보정당 가운데 민주노동당은 ‘건강보험 하나로’를 집중의제로 선택해 청원운동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진보신당의 경우 내부 이견이 존재해 주력사업으로 채택하고도 추진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진보신당, 추진계획 내놓지 못해

    민주노동당은 이정희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가 지난 16일, 전국 13개 광역시도당과 전국 동시다발로 “‘건강보험 하나로, 무상의료 실현’ 입법청원을 위한 하루 서명운동”을 벌여 건강보험 하나로 이슈를 선점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9월4일 중앙위원회에서 건강보험 하나로 등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사업을 2010년도 하반기 집중 사업으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 민주노동당에는 최고위원회 산하에 무상의료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으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캠페인도 그 일환으로 실현된 것이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전국적으로 약 1만5천여명의 국민 청원서명을 받았다”며 “‘건강보험 하나로 무상의료 실현, 본인부담 상한액 100만원 실현’은 무상급식에 이은 민주노동당의 두 번째 서민복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청원서명 10만명을 일차로 모아 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민간보험 규제 제정법안(가) 등 ‘무상의료 3대 법안’에 대한 입법청원서명과 함께 법안발의를 할 예정이며 계속해서 100만명 서명운동으로 확대시켜나갈 것”이라며 “무상의료도 빠른 시일내에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실천하는 진보’로 계속해서 민생을 돌보겠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역시 지난 8월 전국위원회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당 주력 사업계획으로 채택한 바 있다. 앞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진보신당은 “각 지역별로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당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갈 것”이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사실상 ‘건강보험 하나로’와 연관되어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진보신당 신임 대표단이 출마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대표단 사이에서도 건강보험 하나로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고 있어 사업 추진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당 건강위원회 관계자는 “전체적인 내부 이견 자체는 크지 않은데 대표단 내에서 조금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단 내부 정리 과정 필요"

    조승수 신임 대표는 지난 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건강보험 하나로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부대표 가운데에는 건강보험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하나로가 가입자들의 보험료를 더 올려 걷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1만1천원의 보험료를 소득과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보험료를 올리는 방식이 누진세보다 후퇴한 조세체계라는 것이다.

    최은희 서울시당 부위원장은 “선거 기간 중에 열렸던 대표 토론회에서 조승수 대표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했지만 나머지 대표단의 의견이 조금 정리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며 “하지만 특별히 계획이 변경되거나 사업이 취소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캠페인을 하고 있고, 전 집행부 시기 중앙당도 사업계획을 잡았지만 준비를 더 하자고 해서 이번 집행부로 넘어온 것”이라며 “지역에서는 대중사업으로 활발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에서도 받쳐줘야 하는 것으로, 사무총장이 인선되면 빨리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건강보험 하나로에 대해)문제를 제기하는 측면은 있지만 명확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건강위원회에서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 하나로 시민회의에서도 이렇다할 계획이 안나오고 있고 당 대표단 선거도 거치면서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이것이 전국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몇가지 일정이 변경되는 일이 있을지는 몰라도 ‘하나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봐야 한다”며 “곧 첫 대표단 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내부에서부터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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