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비대위’, 위기극복 어떻게?
    2010년 10월 18일 08:0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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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진보신당 대표로 조승수 의원, 부대표로 박용진, 김정진, 윤난실, 김은주 후보가 선출되면서 진보신당은 이제 본격적으로 3기 지도부 체제를 맞았다. 이번 3기 대표단은 2012년 10월까지가 임기이며,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고 치러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사진=정상근 기자 

"위기 봉합보다 돌파를"

이번 지도부는 또 2기 노회찬 대표가 임기 단축으로 물러나고 들어서 사실상 ‘비상대책위원회’의 성격도 갖고 있다. 장석준 상상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조승수 체제는)진보신당이 활력이 떨어지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사실상 현실정치에서 실패한 위기 상황 속에서 들어선 집행부이고, 새 집행부는 위기를 봉합하기보다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3기 지도부에는 지방선거 이후 벌어진 통합파와 독자파 사이의 갈등을 조정, 통합하고, 당내 팽배한 패배감과 무기력을 극복해, 내부적으로는 당의 활력을 되살려내는 한편 바닥권인 국민들의 지지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9월5일 당 대회 결정사항에 따라 “당의 발전 강화”와 “진보대통합”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장기 당 발전 전략 로드맵’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진보정치대통합’과 관련, 지난 당 대회에서 “2010년까지 종합실천계획을 마련하고 2011년 정기 당 대회를 통해 채택한다”고 결정한 만큼, 즉각 논의를 시작해야 하지만, 여전히 당 내 이견은 만만치 않고, 북한 3대 세습이라는 외부적 변수까지 끼어들면서 상황은 좋지 않은 쪽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조승수 신임 대표와 김정진, 윤난실, 김은주 등 3명의 부대표가 ‘독자파’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진보정치대통합 종합실천계획’이 어떠한 형태로 구성될지 주목된다. 물론 이들 모두 ‘진보정치대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이고, 조승수 대표는 출마기자회견 당시 “보수-자유-진보의 3분구도 확립”도 내세웠지만 추진 동력은 약해 보인다.

통합 vs 독자파 논쟁 본격화될 수도

당 내 적극적 통합파와 박용진 부대표는 “2012년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하고 총선과 대선에 진보 단일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독자파는 특정시기를 거론하지 않는다. 조승수 대표는 후보 토론회 당시 "특정 시기를 못박고 통합을 준비하는 것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조 대표는 또 취임 인사말에서 “힘 있는 진보신당”을 강조하면서도, 진보정치대통합과 관련해서는 “진보대연합 이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진보세력의 단일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해, 2012년 이후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조 대표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김정진 부대표는 “통합을 위해 적극적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으나, 박용진 부대표는 ‘무책임한 태도’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 3기 대표단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이 있을 것을 예감케 했다.

박용진 부대표는 “진보정치대통합을 주장하면서 그 시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진보대통합을 위한 가치와 노선이 합의되는 것이 전제가 되겠지만, 언제까지 할지 분명히 해야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 선거 기간 동안 잠복해 있던 통합파와 독자파 간의 논쟁이 3기 지도부 출범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표선거는 당의 혼란과 분란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경선 없는 선거가 치러졌지만,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본격적으로 관련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진보정치 재구성이 핵심

장석준 실장은 “통합파와 독자파 간에 결과적으로 화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표방은 했으나 지켜지지 않는 ‘진보정치 재구성’이라는 당의 과제를 재개하는 것이 핵심이며 그 과정에서 당의 색을 만들고 실천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승수 대표가 최근 북한의 ‘3대 세습’과 관련, “남한 진보세력의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민주노동당의 태도에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향후 진보대통합 또는 정당 통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각종 여론조사에서 1~2%라는 바닥권 지지도와 취약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3기 지도부의 주요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현실 정치세력으로 진보신당의 존재감이 더욱 떨어진 상황에서 노회찬, 심상정라는 대중적 리더십의 빈 자리를 조승수 체제가 제대로 메울 수 있을지 걱정스런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조 대표가 ‘사회연대 복지국가’를 핵심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최근 복지담론이 진보뿐 아니라 보수정치권으로부터 확대되고 있고, 특히 거대야당인 민주당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는 상황에서 낮은 인지도의 진보신당이 이를 어떻게 차별화시켜 당의 지지도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도 커다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역구에서야 조 대표가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국 차원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노회찬-심상정 등 진보진영의 대표선수들이 2선으로 물러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진보신당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 떨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젊은 리더십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노회찬, 심상정이라는 대중정치인의 존재로 그동안 당이 버텨온 자산이 퇴색될 것이라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지만, 여기에는 일장일단이 있다”며 “그동안 노회찬-심상정에 기대어 다른 정치적 자산을 찾는데 인색해왔는데 이를 계기로 당의 새로운 동력과 정치적 자산을 확대하는 계기로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특징’으로 여겨왔던 당원들의 자발성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과제다. 김정진 부대표는 이에 대해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며 “대표단이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사업과 기획을 통해 점진적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면서 지지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부대표는 “민주당도 이번 선거 전까지 당의 지지도가 정체되고 존재감이 없었지만 적극적으로 방향과 일정을 제시하고 새로운 정치지형을 제시하면서 국민들과 당원들로부터 새로운 에너지를 받았다”며 “진보신당도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복지국가를 제시하고 과감한 정치활동을 펼쳐 나가면 당 내부터 활력을 얻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함께 40대 젊은 대표와 지도부가 구성된 진보신당의 새로운 리더들이 침체에 빠져있는 진보신당호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거친 파도가 만만치 않은 현 상황에서 그들의 항해술에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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