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륭 경찰투입, 노동자 강력 반발에 후퇴
        2010년 10월 16일 11: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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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라디오인 김병건 

    극적 타결의 기미를 보이던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장기 투쟁이 막판 협상이 결렬되면서 15일 분회원과 시인 송경동씨 등이 굴삭기 위 투쟁과 단식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16일 오후 경찰 4개 중대가 현장에 투입됐으나, 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과 진보신당 조승수 신임 대표의 철수 요청으로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날 오후 2시 경찰은 ‘교통방해’를 이유로 굴삭기 농성자들에게 해산할 것을 경고하고, 불응할 경우 굴삭기를 빼내기 위해 경찰을 투입하겠다고 경고했으나, 굴삭기 위에 있던 송경동 시인이 전봇대에 전깃줄을 잡은 채 강제 진압 시 떨어지겠다면 강력하게 항의했다.(사진 위)

       
      ▲ 사진=라디오인 김병건

    기륭전자 노조원도 “사람 목숨보다 포크레인이 중요하냐”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사진 위) 일부 조합원들은 긴급하게 스티로폼으로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송 시인을 울면서 말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기륭분회 노동자들과 금속 노동자, 진보신당 강남과 구로 지역 당원 그리고 시민들은 경찰이 철수한 이후 7시 경 문화제를 열어 경찰을 규탄했으며, 이후 30여명이 현장에 남아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 밤샘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마석 전태일 열사 묘소를 참배하면서 임기를 시작한 조승수 대표는 여의도에서 농성 중인 쌍용차 노동자 방문과 종로에서 열린 돌봄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이후 기륭전자를 찾았으며, 이곳에서 김소연 분회장, 송경동 시인과 함께 굴삭기 농성에 동참했다. 조 대표는 이날 현장에서 밤샘을 할 예정이다.

       
      ▲포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는 조승수, 김소연, 송경동(왼쪽부터) 

    한편 민주당 최고위원인 조배숙 의원도 현장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으며, 두 명의 조 의원은 다음 주 중으로 기륭문제 해결을 위해 의원 기자회견 등 국회 차원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날 현장에 경찰의 ‘실적주의’를 비판하며 이른바 ‘항명파동’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지난 7월 파면된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 서장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그는 현장에서 의원들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으나,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채수창 전 서장은 이날 오후 문화제가 끝난 후, 모자를 쓴 채 현장에 도착해서 상당 기간 머물며 집회를 지켜보다가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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