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뢰의 뜻을 아시나요?"
    By 나난
        2010년 10월 14일 03: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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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앤앰 대표이사님께(10월 12일 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보고)~

    제가 공채 1기로 입사한 지 5년이 지났는데, 대표님 얼굴을 세 번 보았습니다. 면접 볼 때 한 번, 공채 신입사원 오찬 때 한 번, 그리고, 올 주니어보드 3기 워크숍 자리에서입니다. 또한 메일은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했는데, 올해 들어 이렇게 메일도 많이 받아보고, 화면으로나마 뵙게 되어 매우 반갑고 왠지 좋습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바깥에서 투쟁중인 조합원들도 대표님의 직원인 만큼 건강히 지내는지 한 번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11일 국정감사를 본 어떤 분은 대표님의 모습을 보고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방송에선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다른 의혹들에 대해 캐묻고, 국민들에게 알리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지만, 국회에선 우리가 제기한 의혹에 충분히 공감해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는 지난 5일부터 성실한 임금 및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사진=이은영 기자)

    신뢰란? 국어사전에 아래와 같이 나와 있던데, 혹시 아시는지요?

    -신뢰: [명사] 굳게 믿고 의지함-

    또한 커뮤니케이션의 전제조건은 신뢰라고 합니다. 신뢰 수준이 높을 때 커뮤니케이션은 쉽고 즉각적으로 일어난다고 하는데, 교섭에 한 번도 나오지 않고, 대화조차 하지 않는 분이 신뢰를 논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말씀하신 원칙은 무엇인가요? 그 원칙이 사용자는 무조건 노동자의 말은 무시하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노동자의 권리와 인권은 무시되어도 상관없다는 것인가요? 또한, 우릴 차가운 거리로 내몬 당신들을 위해 노력한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것인가요?

    지난 2006년과 2009년에 진행 된 것은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니면, 먼 나라 또는 딴 나라 서초방송의 일이었던가요, 아님 다들 씨앤앰 보다 더 좋은 회사를 가기위해 자진 퇴사 하신건지요? 그런데, 오렌지나 그 외 다른 파트너사들은 어떻게 생긴 건지 궁금하네요. 2009년 서초 연말회식 때 고생했고, 내년에도 잘 해보자고 해놓고, 그 다음날 아무것도 없이 맨손으로 나가라고 한 사람을 혹시 몰라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왜 우리 회사가 투기자본경영이라는 소리를 듣는지, 이런 것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찌 대표이사 자리에 있으신지요? 혹시 이해를 못하는 게 아니라, 대표님의 이익을 위해 이해를 않거나 모른 체하고 있으신 것은 아닌지요?

    상황이 이러 할 진대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신뢰가 외부인에 의해 깨질 것이 있는지 모르겠고, 그 외부인이란, 혹시 우리가 아닌 사용자측에서 엄청난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 김&*과 용역이란 생각은 안하셨나요? 저희는 지금 대표님이 빨리 교섭의 자리로 나와 대화하길 부탁드립니다.

    정말 우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말이 아니라 교섭에 나오시고, 임단협을 체결하고, 임금인상 협상에 대해 논하시는 것이 아닌가요? 업계 최고의 실적을 내면서도, 업계 최저 연봉을 받으면서, 노예 계약서에 사인까지 한(어제 대표님도 과하다고 표현 하셨던 그 계약서에), 이런 부끄러운 부분을 없애는 것이 우리가 자긍심을 가지는 그 격에 어울리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노력이 아닐까요?

    우리도 우리가 일한 만큼 보상받고 개인과 회사가 함께 발전하는 직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말 이것이 길바닥에서 맨밥을 먹고 목청껏 소리 지르고 있는 저희들의 소망입니다. 또 그 중의 하나가 인상해도 업계 평균임금보다도 낮은 임금인상인데 이 소망이 과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대표님도 힘낸다고 하시니, 저희도 승리하는 그 날 까지 힘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에게 투쟁의 의지를 불태워 주신 대표이사님 및 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대표님도 국감장에서 많이 떠셨다고 들었는데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씨앤앰 임직원 여러분,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모두 건강히 지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최근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해 남아있는 분들의 업무가 늘어나 환절기 건강에 무리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어제 오후에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임직원분들이 걱정해주시고 지켜봐 주신 덕분에 잘 마무리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번 국감을 일부에서 우리 회사에 대해 제기하고 있는 몇몇 의혹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매각 관련 의혹 등에 대해서 현재 논의되는 바가 전혀 없음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국회 일정상 모든 의혹을 불식시킬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은 조금 아쉽지만, 이에 대해 국회에서도 이해하셨을 것으로 믿습니다.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고, 원칙을 지킬 때 신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에 국감을 준비하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방송사업자이자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다시 한 번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비단 고객과의 신뢰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신뢰, 직원과의 신뢰를 지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음도 확인하였습니다.

    여러분, 신뢰는 서로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원칙을 지켜나갈 때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임직원이 쌓아온 신뢰 또한, 원칙 속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만들어져 왔습니다. 원칙과 신뢰는 비단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고객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며, 우리가 고객과 국민에게 해왔던 약속이기도 합니다. 한밤중에도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일했던 것 또한 여러분들이 바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회사는 현재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는 여러 임직원들의 노고를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각자의 자리를 지켜주시는 대부분 임직원 여러분의 노력에 대한 고마움은 대표이사로서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일부 외부 집단에 의해 우리의 신뢰가 깨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투기자본감시센터와 같은 일부 외부 집단의 활동이 그간 우리가 대내외적으로 쌓아온 신뢰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지금 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저희 회사와 주주들을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주주변경 이후에 회사는 지속적으로 매년 일천억 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여 업계 디지털 전환률 1위의 위치에 올라섰습니다. 또한 인위적 구조조정 또한 실시한 바 없습니다. 왜 우리회사가 투기자본 경영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전 이해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우리는 현재의 이 상황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신뢰관계가 일부 외부인에 의해 깨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깨진 신뢰를 다시 쌓는 것은 더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때문에 저는 지금 밖에서 고생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이 빨리 제자리로 돌아올 것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사장이 되겠습니다. 여러분들처럼 저도 우리 회사를 보다 좋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부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각 현장에 계신 여러분들의 마음을 보다 치밀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보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자긍심을 가지는 만큼, 그 격에 어울리는 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처음부터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서 지금 현재의 규모를 갖추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에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고객들에게 계속 사랑 받는 회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어떤 문제든지 상호 노력을 통해 해결하고 어떤 목표든지 함께 달성해 나갈 수 있습니다. 또 우리 모두가 일하는 만큼 보상받고, 개인과 회사가 함께 발전하는 직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 힘내겠습니다. 여러분도 힘내 주시리라 믿습니다.

    다시 한 번,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노력해 주신 모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2010년 10월 12일 오규석 대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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