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 사건, 버블제트는 없었다”
    By mywank
        2010년 10월 12일 03: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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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3단체로 구성된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가 12일 종합보고서를 발표하고 “최소한 버블제트(어뢰폭발로 인한 물기둥)는 없었고, 모종의 사건 발생 이후에도 일정 시간 천안함이 기동 중이었다”는 결론을 최종적으로 내렸다.

    검증위는 그 근거로 △천안함 폭발원점(폭발한 최초 지점) △인근 해안초소 초병 진술 △천안함 스크루 변형 모양 △어뢰 추진체 및 천안함 함체 흡착물질 성분 등을 제시했다.

    언론3단체검증위, ‘어뢰격침설’ 반박

    검증위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 직후인 지난 5월 20일, 각종 의혹 등을 검증하기 위해 구성되었으며, 민간단체 최초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실로부터 제공받은 어뢰 추진체 및 천안함 함체 흡착물질에 대한 분석을 독자적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12일 열린 ‘천안함 언론검증위 종합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검증위는 1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천안함 사건 종합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및 설명회’에서 “그동안 검증위는 단편적인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특정한 결론을 내리는 데 매우 신중을 기했으나, 이번 종합보고서를 통해 ‘최소한 버블제트는 없었고, 모종의 사건 발생 이후에도 일정 시간 천안함이 기동 중이었다’는 제한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종합보고서를 발표한 노종면 검증위원(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은 천안함 폭발원점과 관련해 “당시 사고해역의 조류는 3노트의 속도로 남동쪽 방향으로 흘렀다. 결국 ‘어뢰격침설’이 성립하려면, 폭발원점은 폭발 후의 천안함으로부터 북서쪽에 위치해야 한다”며 “폭발로 함체가 절단된 상황에서 조류를 거슬러 북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 해안초병 진술 왜곡 의혹 짙어"

    그는 또 “하지만 민·군합동조사단이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 좌표와 TOD(야간열상감시장비) 동영상을 토대로 발표한 폭발원점은 폭발 직후 지점보다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다”며 “결국 민·군합동조사단이 발표한 KNTDS 좌표와 TOD 동영상은 사건 시각인 오후 21시 22분, 천안함의 북서진을 입증하는 것이다. 어뢰격침설로는 북서진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노 검증위원은 인근 해안초소 초병 진술과 관련해 “현재까지 물기둥을 봤다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당시 초병 2명이 목격한 섬광의 발생 위치(초소 기준 북서쪽 방향)는 폭발원점(초소 기준 남서쪽 방향)과 전혀 관련 없다”며 “결국 초병들이 봤다는 섬광은 버블제트일 수 없으며, 정부가 초병 진술을 왜곡, 조작했다는 의혹이 짙다”고 밝혔다.

    노 검증위원은 천안함 스크루 변형과 관련해 “천안함 스크루는 두 방향(S자 형태)으로 휘었는데, 어뢰폭발로 인한 관성력은 두 방향으로 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어뢰 추진체와 천안함 함체 흡착물질과 관련해서는 “흡착물질은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로 상온 또는 저온에서 생성되는 수산화물(고온 환경에서 1차 산물이 될 수 없음)이므로 어뢰폭발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사건 원인 아군에 있을 가능성 배제 못해"

    노 검증위원은 천안함 함체 폭약성분과 관련해 “정부는 천안함 함체에서 다량 검출된 HMX(폭약 성분)를 어뢰 공격의 증거로 채택하면서도, HMX가 북한 어뢰에 쓰인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HMX는 미국에서 제조하는 폭약이며, 아군 어뢰에 장착돼 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사건 원인이 아군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사건 해결을 위해 △국회 국정조사를 통한 전면적인 재조사 △‘부실 조사’ 책임자 문책 등을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발표된 종합보고서는 그동안 언론인들이 천안함 사건의 진실규명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다”며 “앞으로 탐사 보도 등을 통한 언론인들의 천안함 사건 검증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장균 기자협회장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정부와 군 당국은 앞으로 언론에서 합리적으로 이의제기하는 것에 대해 모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이창섭 PD연합회장은 “언론인들이 보도문을 인용하는 보도 태도에서 벗어나, 자기 반성을 통해 스스로 나선 점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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