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앓는 아내, 서울로 향하는 이유는?
By 나난
    2010년 10월 11일 03: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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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 노동자 복직투쟁에 참여했던 김석진(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씨가 회사를 상대로 외로운 장기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의 아내가 12일부터 현대중공업의 실질 주인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서울 상경 1인 시위에 나선다.

남편은 집회 한번 하면 10만원 벌금내야

투쟁 당시 현대중공업 경비대에 의해 김 씨가 폭행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쪽은 그 어떤 사과도 없었고, 후속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김석진 씨의 아내 한미선 씨.

김 씨의 아내 한미선 씨는 11일 “하청노동자 복직을 도운 게 죄냐”며 “현대중공업 경비대의 심야 테러로 남편은 1년 9개월째 병원치료 중으로, 한 가정이 무너져 가고 있다”며 서울 상경 1인 시위에 나서는 심경을 밝혔다.

한 씨는 현재 폐암 초기로, 폐의 절반을 잃은 상태다.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그가 거리로 나선 이유는 김 씨가 ‘회사 측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1인 시위나 언론 인터뷰 등의 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일 울산지방법원은 김 씨에 대해 “플래카드, 피케팅,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등을 통하여 회사에 관한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유포시킴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평온한 업무를 방해하였다”며 “금지행위를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마다 10만 원씩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한 씨는 “남편은 경비대 심야테러로 1년 9개월째 병원치료를 받으며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실질적 지배자 정몽준 의원이 나서줄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 등을 펼쳤지만,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와 노조로부터 징계 받아

이어 그는 “심야테러와 협약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현대중공업은 눈을 딱 감고, 심야테러를 방조한 경찰에 대해 검찰은 무혐의 처리를 했다”며 “소속 사업장인 현대미포조선은 자택 감시 및 미행, 형사고발, 중징계 등을 통해 남편을 사내에서 왕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씨는 “남편의 정신적 고통은 참담한 수준”이라며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어 남편이 정상적으로 회사에 다닐 수 있고, 저희 가족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2009년 1월 17일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중 오토바이 헬멧으로 복면한 현대중공업 경비대 50~60여 명에게 소화기와 쇠파이프, 각목 등으로 폭행을 당했다. 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의 계열사로 당시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 소유 소각장에서 고공 굴뚝농성을 벌이며 그룹사 차원의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아울러 그해 1월 22일 현대중공업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이면 협약서를 체결하고, ‘미포사태와 관련, 조합원 징계시 인원을 최소화하고 감봉, 정직, 강력, 해고 등 중징계하지 않도록 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씨는 사내하청 노동자 복직 후 회사와 노조로부터 각각 정직 2개월과 유기정권 2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김 씨는 그간 협약서 이행을 촉구하며 1인 시위 등을 펼쳐왔다.

한 씨는 남편의 이 같은 상황을 전하기 위해 오는 12일부터 4일간 국회와 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며,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에게 ‘경비대 심야 테러와 협약서 이행’을 촉구하는 항의서한도 전달할 예정이다. 서한에서 한 씨는 정 의원의 공개사과와 병원치료에 대한 적절한 보상, 협약서 즉각 이행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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