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판하면 남북관계 나빠진다고?
    2010년 10월 11일 03: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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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울산시당이 최근 경향신문 절독을 선언했다. 경향신문이 사설을 통해 3대 세습문제에 대한 민노당의 입장을 비난하자 절독으로 대응한 것이다.

민노당 절독과 MB의 PD수첩 탄압

이것은 민노당이 대언론 투쟁에 대한 원칙이 없다는 점을 확인 시켜준 사건이었다. 다원주의 체제에서 합법 정당의 대언론 투쟁은 ‘논리전’이라는 대원칙을 유지해야 한다. 즉 논리에는 논리로, 말에는 말로 대응해야 하는 것일 뿐 그 이상의 행동은 언론의 존재를 위협하는 행동이다.

나는 경향신문의 유감 표명을 얻어내기 위한 민노당의 압박작전을 보며 이명박의 PD수첩 탄압을 떠올렸다. ‘민노당이 집권하면, 더 하면 더 했지 절대 덜하지는 않겠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민노당의 논리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북한 문제는 북한의 눈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3대 세습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북한의 내정’이라는 주장이다.

이것은 궁색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너그러운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면 세상에 비판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삼성도 삼성의 내부 사정이 있고, 미국도 미국의 내부 사정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을 그 내부인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는 논리로 나가면 도대체 누구를 비판할 수 있을까?

민노당이 절독을 선언한 경향신문 사설부터 제발 경향신문 내부의 관점에서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언론이 그 정도 비판도 못한단 말인가?

여기서 한 가지 이상한 것은 그동안 쭉 남과 북을 하나의 민족으로 간주해 온 민족주의자들이 유독 3대 세습에 대해서 만큼은 ‘내정’이니까 간섭 하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 참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내정을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니! 이것은 통일지상주의자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남과 북을 다른 나라라고 인정하는 사고방식’이 아닌가?

정부 대변인이 할 소리를 민노당 대표가

민노당의 두 번째 주장은 ‘북한을 비난하면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때문에 절대 이 문제로 북한을 욕할 수 없다’(이정희 국회의원)는 것이다.

앞의 얘기가 궁색한 논리라면 이 주장은 과도한 논리다. 정부 대변인이 하면 좋을 소리를 민노당 대표에게 들으니 기분이 좀 묘하다.

북한의 3대 세습은 남한으로 치면 재벌의 편법 상속 같은 것이다. 이 편법 상속을 바라보며 입닥치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 논리적 근거가 어디에 있건 결과적으로는 장군님의 이익에 봉사하는 결론을 노린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

사실 민노당은 김정일 부자의 편법 상속 자체를 용인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민노당 부설 새세상연구소는 “김정은(의 세습)이 ‘김정일의 아들’ 때문인지,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기 때문인지 여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명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히 토할 것 같은 논리다.

미싱 한 번 밟아본 적도 없고, 전기용접 한 번 제대로 해 본적 없지만 부모님 덕분에 모태사회주의자가 된 김정일의 아들은 세상에 몇 안 되는 권력형 사회주의자일 뿐이다. 양심이 있다면 사회주의자인 양 떠들고 다닐 것이 아니라 어디 가서 공장 구경이라도 제대로 하고 와야 할 일이다.

조선노동당 엄호 이전 자신의 앞날 걱정해야

북한 주민들이 3대 세습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특수한 이유는 북한에 ‘야당’이 존재하지 않고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며 실질적 언론이 형성되어 있지 않는 1점 지배 체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북한의 눈으로 봐줘야 하는 북한 고유의 실상’ 이란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1원주의 지배체제’가 내부 변동이나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일상적 대안권력이 존재하며 사회 하부의 다양한 작은 권력으로 조직된 다원주의 시민사회와는 달리 김일성 수령으로 상징되는 1원주의 체제는 이라크가 그랬듯이 체제 위기 앞에서 급속한 붕괴를 겪게 된다.

북한의 1점 지배 체제가 붕괴되면 자연스레 중국군이 평양시내에 진입하게 될 것이고, 중국의 원격 지휘를 받는 친중 허수아비 정권의 수립이 예상된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남한 내 친북세력의 연쇄 붕괴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진보세력의 얼굴에 똥물이 튀길 우려를 사전에 차단해야할 필요가 크다.

민노당은 이런 앞날에 전혀 대비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조선노동당을 엄호하기 이전에 자신의 앞날을 더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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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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