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 국회의원 32명, "한미FTA 재협상"
        2010년 10월 07일 01: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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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4당 및 무소속 국회의원 32명이 “한미FTA 전면 재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폐지하자”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하원의원들을 조직해 이번 주말까지 서명의원을 확정하고 한미의원 공동명의로 오바마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서신을 발송할 계획이다.

    현재 한미FTA는 본회의 통과만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자동차 등에서 더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미국의 재협상 움직임에 휘말려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 전후로 협상을 마무리 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 내 진보블록과 진보진영 등이 “독소조항을 폐기하는 방향의 올바른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특히 이날 민주당에서는 정동영, 조배숙, 천정배, 박주선 등 4명의 신임 최고위원들이 서명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미FTA 재협상을 민주당의 당론으로 만들어내겠다”며 “이런 당론을 통해 민주-진보세력의 가치 중심 연대와 협력의 중요한 발판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양국 정상이 한미FTA와 관련된 몇 가지 미해결 현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함에 따라 이를 협정문에 대한 의미있는 수정을 가하는 기회로 삼기를 촉구한다”며 “무역협정은 당사국간 공정하고 균형있는 경제적 교류를 촉진하고 빈곤을 줄이고, 경제정의를 지지하며, 인권을 신장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중보건과 환경을 보호하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의 정책이 양국 사이의 자유무역협정에 의해 위협받아서는 안된다”며 “보건, 노동 및 환경에 대한 높은 기준을 유지하려는 양국의 의도가 한미FTA 협정문에 분명히 명시되어야 하며 이러한 경지에서 ‘투자자-국가 분쟁 제도’와 ‘제외품목 열거 방식의 서비스 개방조항’은 재논의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 세계적 경제위기를 경험한 바 있는 우리는 금융위기 상황에 대처하고 금융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양국 정부의 권한을 유지해야 한다”며 “또 다른 금융 위기가 발생했을 때 투자와 금융시장을 규제할 수 있는 양국 정부의 권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미FTA 협정문을 명확히 할 것을 양국 정상에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 없이도 지난 10년간 매년 700억 달러에 달하는 상품과 서비스 교역을 해왔고 한미FTA는 이러한 경제적 관계를 토대로 해야 한다”며 “자유무역협정이 상호 이익에 기여하면서도 공중보건, 노동, 환경 기준을 기업들의 공격대상으로부터 보호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자유무역협정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한미FTA 재협상 징후가 곳곳에 포착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보다 불리한 방향으로 (재협상이)가고 있는데 우리의 국익의 관점에서 대화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정부 시절 한미FTA가 추진될 때 제대로 된 심각한 고민과 노력이 없었다”며 “오답이 있는 것을 알고도 수정을 검토 안하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로, 주권을 침해하는 대표적 독소조항인 투자자-국가 분쟁 제도 등 독소조항에 대한 재협상을 실시하고 그 내용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쇠고기 집회와 같은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역시 “한미FTA 협상 타결 때도 그렇듯 한-EU FTA도 마찬가지로 가려지고 은폐되고 있다”며 “한미FTA는 기존 협정문을 무효-폐기시켜야 하며, 이번 한-EU FTA와 관련해서도 어떠한 정보도 공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신당은 한-EU FTA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우리가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한미FTA의 강력한 독소조항들을 절대 막아내야 한다”며 “이제 민주당이 앞장서서 한미FTA에서 무엇이 국익과 맞는지 확실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참여정부 때 (협상을 체결)했다고, 어쩔 수 없다고 해서는 안된다”며 “한-EU FTA도 야당이 나서 확실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이번에 미국 시민사회와 접촉해 공동으로 한미FTA의 독소조항 없애는 전면재협상을 촉구 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한 바 있다”며 “오늘 국회의원들과 함께 전면재협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데 미국의 의원들도 참여할 예정으로, 아마 첨예한 쟁점을 놓고 한미의원이 공동으로 성명을 내는 것은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성명에 서명한 의원들은 민주당 강창일, 김성순, 김영진, 김재균, 김진애, 김춘진, 문학진, 박은수, 박주선, 신건, 안민석, 유선호, 이낙연, 이미경, 이윤석, 이종걸, 장세환, 정동영, 조배숙, 주승용, 천정배, 최규성, 최문순, 최철국 의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곽정숙, 권영길, 이정희, 홍희덕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무소속 유성엽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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