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나홀로 ‘수신료 인상’ 농성
By mywank
    2010년 10월 07일 12: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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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사회적 합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발 여론이 높지만, KBS 구 노조(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는 수신료 전면 인상을 요구하며, 남들과 다른 ‘외딴 행보’를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S 구 노조는 수신료 전면 인상을 주장하며, 지난 4일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KBS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안’을 끝내 합의처리 하지 않을 경우, 현 이사진에 대한 퇴진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 있는’ 수신료 인상 농성?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경에 있는 KBS 구 노조 집행부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현 ‘강동구 집행부’에서 부위원장을 맡았던 최재훈 KBS 기자가 노조 위원장 후보로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이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4일 KBS 본관 민주광장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의 모습 (사진=KBS 노동조합 제공) 

현재 수신료 전면 인상을 주장하는 KBS 회사 측과 여당 추천 KBS 이사들과 달리, 야당 추천 KBS 이사들, KBS 새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본부장 엄경철), 시민사회단체들은 공정성 확보 및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KBS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는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런 전제조건을 내걸고, 현행 KBS 2TV의 광고를 그대로 둔 ‘수신료 3,500원 안’(기존 대비 1,000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최성원 KBS 구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KBS 수신료는 30년째 동결돼 있다. 추가적인 재원이 없이는 ‘HD 방송’(고화질 방송) 체제에 맞는 공영방송을 운영할 수 없다”며 “수신료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KBS가 앞으로 ‘HD 방송’ 체제로 전환되는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이는 국민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구 노조 "HD 방송 전환 재원 시급해"

그는 또 “공영방송의 안정적 재원 확보는 KBS 이사회의 기본적인 책무이지만 지금 이사회는 수신료 현실화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며 “일단 오는 13일 열리는 다음 임시이사회의 결과를 지켜보겠지만, 여기서도 수신료 현실화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이사들에 대한 퇴진투쟁도 불사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KBS 이사회에 존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동안 KBS 구 노조는 수신료 인상을 위한 공정성 확보 및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또 ‘수신료 인상 정국’에서 회사 측과 정부여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태도 역시 ‘어용 노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S 구 노조의 ‘나 홀로 농성’을 지켜보는 KBS 구성원들과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곱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KBS의 한 PD는 “수신료 인상 논의의 주체는 수신료를 내는 국민들과 수신료 인상안의 심의·의결을 위해 정당 추천을 받은 KBS 이사들”이라며 “구 노조의 태도는 국민적 요구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내부의 이해를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동조합은 수신료를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도, 이에 앞서 내부 직원들이 아니라 시청자들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반영할 책임이 있다”며 “하지만 구 노조는 수신료 인상을 위한 공정성 방안 마련과 사회적 합의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는 등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 요구 아니라, 내부 이해 주장" 비판

박영선 미디어행동 대외협력국장은 “도대체 국민들의 ‘세금’(준조세)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의 노동조합 중 세금을 더 많이, 더 빨리 올려달라며 농성까지 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 대부분 국민들의 부담을 고려해 신중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또 “KBS 내부 구성원들이나 시민단체들 쪽에서는 구 노조가 수신료 인상 농성을 하는 이유에 대해, 차기 집행부 선거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구 노조의 태도는 수신료 인상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인 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KBS는 지난 6일 오후 4시부터 임시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논의했지만, ‘수신료 4,600원 안’(광고비중 22%로 축소)을 주장한 여당 추천 이사들과 ‘수신료 3,500원 안’을 주장한 야당 추천 이사들의 입장차로, 오는 1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여·야당 추천 이사들은 지난 7월 28일 수신료 인상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합의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한편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 ‘원순닷컴’에 “현 정권에 불리한 뉴스는 아예 안 내보내거나 축소하려는 눈치가 다 보인다”며 “이렇게 국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방송사에게 우리 호주머니의 돈이 나가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다”며 수신료 인상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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