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고자 복직 없는 재매각 반대”
    By 나난
        2010년 10월 06일 05: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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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부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와 쌍용차 제2의 졸속매각저지 대책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옆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국정감사 기간 동안 상하이차 기술유출과 회계조작, 지난해 파업 당시 부상당한 해고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환수 문제 등 쌍용차 사태를 둘러싼 중요 쟁점들이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쌍용차 재매각을 앞두고 국정감사 기간 동안 농성을 진행하며 쌍용차 사태의 문제점 등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정리해고 철회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대책위는 그 일환으로 쌍용차지부 조합원 등 쌍용차 사태 당시 연대했던 관련자들의 기고 글을 언론에 연재할 예정이다. 해당 글은 <레디앙>, <프레시안>, <참세상>에 동시 기고된다. – 편집자 주

    배추를 비롯한 채소 값 폭등으로 서민경제가 더 어려워졌다. 4대강을 비롯한 치적 쌓기 정책만 있고 어려운 사정에 있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은 정책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 임금노예시장에서 강제 퇴출된 노동자들은 지배자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의 추악한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도 그렇다. 작년 8월 초 77일간의 공장점거파업 후 어쩔 수 없이 택한 노사대타협은 이미 휴지조각이 된 지 오래다. 공장에서 쫓겨난 3,000여 명의 노동자 중 대략 2,000여 명이 평택을 중심으로 실업 또는 반실업상태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 지난해 전국을 수놓았던 쌍용차 노동자들의 "해고는 살인이다"는 외침.(사진=이은영 기자)

    구속과 고소고발, 엄청난 벌금도 모자라, 최근에는 경찰폭력으로 다쳐 치료받던 해고자 4명에게 건강보험급여 4,000만 원을 회수하겠다는 협박까지 하고 있다. 상하이 투기자본은 그들이 목적으로 했던 기술을 유출시킨 뒤 먹고 튀었고(‘먹튀’) 정부는 마치 시장이 자율적으로 자동차 산업구조조정을 하는 양 방치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에 대한 구조조정과 노동자 정리해고, 그리고 파업에 대한 국가권력의 폭력적 진압은 자본과 치밀하게 기획되었다. 다만 그것이 만천하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쌍용차 사태는 자본 + 권력 합작품

    쌍용차 사태가 자본과 권력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은 여러 정황을 통해 그 꼬리가 드러났다. 먼저 상하이의 기술유출문제다. 2006년 8월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기술유출혐의로 상하이 대주주와 경영진들을 고발했을 때는 증거불충분으로 기각 처리했던 검찰은 2008년 말 압수수색을 통해 기술유출증거를 확보했다.

    그러나 당시는 쌍용차노동자들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고 ‘함께 살자!’는 구호를 외치며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시작할 무렵이었다. 따라서 정부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반대투쟁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기 위해 기술유출사건을 기소하지 않았다.

    이후 77일간의 옥쇄파업이 끝난 후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감사원에 검찰을 상대로 한 국민감사청구를 하자 곧바로 기술유출사건을 기소했다. 그러나 내용은 몸통은 사라지고 연구소 직원 몇 명만 기소하였다. 역시 1년이 지났지만 재판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고, 최근에는 담당검사도 바뀌어 기술유출에 대한 재판의지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해고 뒤 대규모 구속과 공장 밖으로 쫓겨난 노동자들은 쌍용자동차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음모를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회계조작을 통해 대량으로 정리해고를 자행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상하이 자동차와 경영진, 그리고 회계법인이 공모하여 2,646명 정리해고와 법정관리를 위해 회계를 조작했음이 드러났다.

    2008년 12월 31일 안진회계법인이 손상차손계상 방식으로 회계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이를 근거로 2009년 3월 31일 삼정KPMG가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방안을 작성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노동자 대량학살이었다. 삼정 보고서는 “동 정보 및 자료의 정확성 및 신빙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 절차 없이 용역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실토하고 있다.

    정리해고 위해 회계 조작

    최근 쌍용차대책위를 중심으로 삼정KPMG를 고발하자 자신들은 ‘안진회계법인 자료를 근거로 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물건을 받아서 팔았지만 그것이 장물인지는 몰랐다는 말이다. 그것이 장물이라고 한다면 이를 건네 준 쌍용자동차 경영진 책임이라는 것이다.

       
      ▲ 사진=정상근 기자

    그러나 도둑의 무리들이 물건을 훔치기로 모의한 뒤에는 서로 역할분담을 하게 마련이다. 직접 물건을 훔치러 들어가고, 망보고, 훔친 물건을 전달하고, 장물을 파는 과정은 모두 공범의 행위에 해당한다.

    2009년 1월 9일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당시 부동산 가격은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회계보고서대로 5,252억 원이었으나, 정리해고방안이 확정된 뒤인 2009년 5월 6일 삼일회계법인이 법원에 보고한 부동산 가격은 1조 197억 원으로 원상회복된 것이다.

    2009년 5월 21일 쌍용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만약 회계조작사건이 파업전후로 확인되었더라면 쌍용차 사태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었다. 하기야 2006년 기술유출 고발이 검찰과 법원에서 정당하게 처리됐다면 현재와 쌍용차노동자들의 아픔은 없었을 것이다.

    네달새 5000억원이 1조로

    그러나 노무현, 이명박 정부를 거쳐 오면서 그 연관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신자유주의정권들이 산업은행을 통해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10월 4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국정감사를 통해 그 관련성이 밝혀져야 한다.

    그런데 상황은 복잡하고 어렵다. 지금 쌍용자동차는 인도기업인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밀실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노동자들의 고용문제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한국의 생산설비와 R&D일부를 인도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살아남은 자인 공장 안 노동자는 물론이고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이유다.

    인도 펀잡지역에서 트랙터나 삼륜차를 생산하던 농기구회사가 글로벌 자동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먹잇감이 필요했을 것이고, 결국 상하이가 쌍용자동차를 선택했듯 마힌드라 역시 쌍용자동차를 선택했다. 제2의 상하이(쌍용차)사태가 우려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상하이차의 기술유출과 회계조작사실을 밝혀내 단죄해야 한다. 나아가 정리해고를 무효화하고 공장 밖으로 밀려난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마힌드라 역시 투기자본의 의도를 드러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만약 마힌드라가 제2의 상하이차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매각협상을 무산시키는 투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해고자 원직복직 없는 재매각반대투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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