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 평가서 채택
    By 나난
        2010년 10월 06일 07: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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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위원장 김영훈)이 김** 성폭력 사건 평가보고서를 채택하며, 3년간 끌어온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이번 보고서는 조직 보호를 내세운 2차 가해와 조직적 은폐 조장행위 등을 인정하는 동시에 향후 진상조사와 징계 단위의 통일화 등 후속조치를 명시하며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작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노총 위원장 사죄

    5일, 민주노총은 성북구민회관에서 제50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1호 안건인 ‘민주노총 김** 성폭력 사건 평가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그 동안 피해자 동지가 입었을 고통에 대해 민주노총을 대표해 조직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심심한 위로와 사죄의 인사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제출하는 평가보고서는 지난 날 우리의 남성 중심 조직문화에 대한 반성이자 피해자의 고통을 조직의 이름으로 조속히 치유하지 못한 원인에 대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고서에서 아무리 미사어구를 동원하더라도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할 수 없다면 진정성 없는 몇 줄의 글에 불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보고서를 통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자 노력했으며, 과정에서 형성된 쟁점은 피해자 입장에서 평가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 5일, 민주노총은 성북구민회관에서 제50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1호 안건인 ‘민주노총 김** 성폭력 사건 평가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실제로 민주노총은 성폭력 사건 발생 당시 올바른 이해 부족에 따른 조직 보호를 내세운 2차 가해 및 조직적 은폐 조장행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가맹조직에 대한 지도력 부재, 징계와 규정의 한계를 지적하며 피해자 중심의 보고서 작성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성폭력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조직’의 이름이 여러 차례 거론하며 고통을 가중시킨 것과 관련해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는 피해자에게 조직을 거론한 것이야말로 오히려 직접 가해보다 더 큰 상처와 고통을 가중시켰다”며 “(이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조직을 위해서 희생을 감수하라’는 또 다른 가해”라고 지적했다.

    2차 가해가 더 큰 상처

    또 가해자 징계와 관련해 “민주노총 징계위원회는 ‘그간 민주노총 활동 속에서 헌신적으로 기여한 점’ 등을 감안하여 징계를 감경한다고 밝히고 있다”며 “그러나 노동운동에 헌신한 것과 성폭력을 가한 것은 별개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에 대한 헌신으로서 성폭력을 무마하는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는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피해자로 하여금 민주노총 지도부의 성인식에 대한 실망과 조직에 대한 불신감을 증폭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며 특히 2차 가해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당사자들과 관련해 “전교조 재심위원회 역시 ‘정권의 폭압적인 상황과 위원장으로서의 공적을 인정하여 징계를 감경’하여 이와 같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2차 가해 여부와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사건 당일 직접 도움을 요청했으나 징계대상자는 이를 즉각 신고하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침묵했던 점에서 광범위하게 조직 내부의 몰성적이고 무감한, 그리고 무사안일주의로 흐르는 조직의 관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한 이유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언급을 하는 순간 2차 가해행위인줄 알았다고 진술함으로써 민주노총 내부의 성폭력 2차 가해 관련 개념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혼동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폭력 사건 발생 이후 이후에 사건을 축소․은폐․왜곡하기, 2차 가해자와의 화해 종용 등 피해자에게는 연속적인 2차 가해가 지속되었다”며 “2차 가해 논란에 대한 민주노총의 신속적 입장 표명과 안내 부재는 이미 벌어진 2차 가해에 대한 처리는커녕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하게 일어난 2차 가해성 행위들을 방치하는 결과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특히 진상특위의 ‘조직적 은폐 조장행위’의 개념에 대해 “핵심 내용은, 성폭력 사건의 해결을 주되게 고민해야 했던 핵심간부가 사건 해결보다는 위원장 수배 보위의 최소화만을 위해 피해자를 압박했고,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하던 징계 대상자들이 성폭력 사건을 초기 인지하고도 침묵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피해자에게 준 상처와 고통을 이해하고, 조직의 반성과 성찰로 나아가기 위해서였다”고 평가했다.

    피해자 지지모임 "민주노총에 감사"

    특히 민주노총은 이번 성폭력 사건을 평가하며 가맹조직에 대한 지도력 부재를 지적했다. “이번 사건 처리과정에서 가장 큰 이견은, 전교조 관련자들의 징계를 둘러싼 과정과 논쟁이었다”며 진상특위 징계 권고자 5명 중 전교조 소속 3명이 애초 ‘제명’에서 재심위를 통해 ‘경고’로 감경된 부분을 지적했다.

    이어 “‘조직적 은폐조장 행위 혐의 없음’이라는 전교조 재심위원회의 결정 내용은 진상특위 보고서 권고의 핵심에 반하는 내용을 일부 담고 있다”며 “아울러 민주노총도 △ 조직적 은폐조장 행위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공론화 부재 △ 조사(중앙)-징계(산하조직) 단위의 불일치 △ 징계권고자에 대한 명확한 사실 근거를 요청하는 전교조의 질의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 부재 실질적으로 지도 지원하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평가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일부 대의원 사이에서는 “보고서 채택하는 것으로 민주노총의 역할을 다하는 것인지 흡족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철저한 반성과 사과가 전체 대의원 명의로 전달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평가보고서가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치유의 중요한 방편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김 위원장은 “보고서 한 장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자의 고통을 치유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평가 보고서로 개인의 아픔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반성적 성찰로 도출함으로써 민주노총이 반성폭력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제”이라고 설명했다.

    평가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이향원 피해자 지지모임 대표는 “민주노총이 성폭력 사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 점 감사드린다”며 “향후 후속조치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해 피해자의 3년의 상처가 위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성폭력 사건은 지난 2008년 12월 당시 수배 중이던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도피를 도운 전교조 여성 조합원이 이 위원장이 체포된 후 한 간부에 의해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당시 1차 가해자 김 아무개 씨 외에도 전교조 소속 3인 등 모두 4인이 사건의 처리과정이 지연되게 하는 등 사건의 공론화를 막았다는 이유 등으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보고서 채택 후 2호 안건인 규약개정 건을 처리하고자 했으나, 의사 정족수 433명을 채우지 못해 대의원대회는 성원부족으로 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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