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가 부활하려면? ‘돈’을 알아야 한다”
        2010년 10월 05일 11: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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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보의 정책적 수권 능력, 최소한 재정 분야에서는…

       
      ▲책 표지. 

    2004년도에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출했다. 진보 정치로서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들은 대대적으로 정책연구원을 확충하고, 집권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었다. 실제로 정책연구원 채용은 성공적이었던 것 같지만, 집권 로드맵은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집권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설명이 되어야 하는데, 바로 수권 능력과 대중적 정당성이다. 당시 민주노동당은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2007년 대선을 계기로 민주노동당은 분당되었다.

    이러한 분당 과정에는 몇 가지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는데, 나는 분당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고 진보신당에는 입당하지 않은 소수파가 되었다.

    2004년에서 2007년 사이는, 시민단체가 집단적으로 생겨나면서 정책능력을 갖춘 활동가들이 대거 등장했던 1990년대 중․후반보다 더 많은 전문가들이 등장했던 시기였다.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이라는 에세이집으로 유명해진 목수정이 당시 민주노동당 내에서 문화정책을 담당했던 연구원이었다.

    정당들 중에서는 민주노동당이 가장 먼저 황우석 박사의 연구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취했는데, 그때 <프레시안>의 강양구 기자와 함께 스타가 되었던 한재각 역시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 중 하나였다. 국감 과정에서 아토피 통계를 제출받아 ‘아토피 정치’라는 새로운 분야를 제시한 것도 바로 한재각이었다.

    아마 ‘우리’가 이제는 최소한 정책적으로 수권을 할 길이 있을 것이라고, 처음으로 진보 정치의 미래에 희망을 가졌던 것이 그 시절이었을 것이다. 수십 명의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들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진보 정치에서 가장 유명해진 ‘부유세’ 정책을 제시했던 김정진 변호사, 이제는 부동산 전문가로 더욱 유명해진 손낙구, 그리고 재정 분석의 오건호 등이 그 시절 배출된 스타들이다. 이들은 ‘특별 당비’라는 당 방침으로 다른 국회의원 보좌관들에 비해서 월급에서 좀 손해를 보고 있었는데, 진보 정치의 미래를 끌고 나간다는 점에서 사기만큼은 엄청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양산박의 영웅들… 한여름밤의 꿈… 그리고 오건호

    자신이 속한 그룹이나 출신은 서로 달랐지만, 비유를 들자면 《수호지》에 나오는 ‘양산박의 영웅들’처럼 각기 자신의 주 전공을 가지고 민주노동당 근처에 전문가들이 모여들던 그런 시절이 한국 정당사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걸 지켜본다면 단기간에 대중적 정당성을 얻지는 못해도 최소한 수권 능력에서 국민들에게 의심을 받지 않을 정도의 정책 역량은 우리가 갖추게 되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정치적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되기에는, 당 내의 사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국회의원 몇 명 있는 작은 정당에서 파벌은 너무 많았고, 그것을 조율할 수 있는 정치적 정당성과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조율 그룹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몇 년을 보내면서 2004년에 모여들었던 정책 연구원들은 한 명씩 떠나가게 되었고, 집단적으로 정책능력을 갖추자는 최초의 희망은 한 명 한 명의 개별적 좌절과 함께 전체의 것이 되었다.

    2008년 민주노동당이 분당되면서 나도 탈당을 했지만, 진보신당에 입당하지는 않았다. 더 이상 ‘진보 인사’에 이름을 올리기는 싫다는 생각이 컸다. 목수정은 파리로 떠났고, 손낙구는 대학으로 공부한다고 떠났다. 탈당은 했지만 입당을 하지 않은 전문가 중에 오건호도 있었다.

    그렇게 한때 정책적인 의미에서 수권 그룹을 형성하며 대통령 인수위의 각 분야별 담당을 하려던 젊은 연구진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다시 그렇게 모여 새로운 연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올까? 아무래도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다.

    진보 정치 세력 내에서도 장관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다. 명망가들은 국회의원과 장관을 원한다고 보면 대개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무를 담당하고, 정책을 분석하는 분석관을 자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힘들고 머리도 아픈데, 자신을 지키기도 쉽지 않고, 자신이 서 있는 바늘 하나 꽂을 땅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게 정책 전문가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목수정이나 오건호 박사를 생각하면, 나도 가슴에 짠한 구석이 좀 생겨난다.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진보 정치가 최소한 정책 분야에서 수권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게 바로 오건호 박사가 지키고 있는 공공 재정에 관한 분야다.

    2. 재정분석, 누군가는 해야 한다

    재정이라는 분야는, 경제학 내에서도 스케일과 전문성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분야다. 온갖 편법이 난무하는 곳인데, 여기에는 개개의 세입과 세출 항목들이 가지는 역사성들이 있어서 더욱 복잡하다. 개개인의 세금과 관련되어 있어서 지나치게 휘발성이 높기도 하지만, 막상 정신을 차리고 들여다보려고 하면 뭐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잘 알기도 쉽지 않다.

    솔직히 전문가라도 잘 알기가 쉽지 않고 담당관이라도 자기가 하는 일 아니면 바로 옆 자리에서 하는 일이라도 잘 알기가 어렵다. 보통 ‘꼭지’라고 부르는 예산항목의 대분류 밑의 세분류, 그 밑의 세세분류로 들어가서 살피는 일은 고역스러운 일이다.

    민감한 항목들은 세세분류 밑에 살짝 숨겨놓는데, 그렇게 해놓으면 국회나 기획재정부 같은 예산당국에서도 그 내용을 잘 알기 어렵다. 담당관이나 분야 전문가도 잘 모를 정도로 복잡한데, 운동권 출신들이 이런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 오건호 박사

    그 전체적 틀에서 처음으로 종합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오건호 박사다. 그가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된 첫 출발은 아무래도 경제 분야에서 의원 활동을 하던 심상정 의원의 보좌관이었다는 그의 위치가 도움을 주었다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1차 자료를 직접 볼 수 있다면 보고된 자료만으로 상황을 이해하는 것보다는 훨씬 정확하다. 하지만 그 자료들을 꼼꼼히 분류하고 종합적인 내용들을 찾아내는 것은 곤욕스러운 일이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보좌관들은 많은 경우, 정부 연구소나 산하기관의 전문가들을 불러서 설명을 듣는 조금은 쉽고 빠른 길을 택한다. 합리적인 방식이고, 이해도 가는 일이다.

    민주노동당은 그런 방식을 선택하기가 어려웠던 게, 국회의원이라고는 하지만 집권 가능성이라고는 거의 없는 심상정에게 누가 와서 진심으로 성의껏 설명을 해주겠는가? 게다가 워낙 국회의원 숫자도 적은 정당이라, 특정 법률의 통과에 거의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말이다.

    세입세출을 직접 들여다본 사람

    오건호 박사가 국회에서 하던 일들은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좀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꼼꼼히 자료들을 살피고 기초 분석부터 다시 하는 일이었다. 그의 작업 결과를 몇 번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야, 세상에 이런 사람이 다 있구나’ 하며 놀랄 정도였다.

    그러나 땀의 대가는 정직하다. 그렇게 기초분석부터 하는 일을 몇 년을 하고 난 이후, 오건호 박사는 정말로 예산과 재정의 흐름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된 것 같다. 심상정이 2008년 총선에서 재선에 실패한 이후, 오건호 박사는 자신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다.

    이 책은 오건호 박사가 자신이 아는 것들을 정리한 첫 번째 책이고, 어쩌면 해당 분야에서는 마지막 책이 될 그런 기념비적인 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오건호 박사 스스로 연구는 계속하겠지만, 국회에서 1차 자료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지난 국회에서 했던 역할을 계승해주는 다른 연구원이나 보좌관이 또 있는 것도 아니다.

    딱딱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갖게 된 지식을 사회와 공유하겠다는 결심의 결과가 이렇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아마 당분간은 진보진영에서, 예산 자체에 대한 전체 프레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위에 뭔가 얹어야 하는데, 오건호 박사 스스로가 뭔가 얹지 않으면 당분간은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누군가는 진보 정치에서도 계속해서 재정 프레임에 대한 분석을 해야 하겠지만, 과연 할 수 있을까?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최소한 정책의 눈으로는, 과거의 영광이 당분간 재현되기는 어렵다.

    3. 그러나 이제는, 복지가 대세다

    진보 정치가 이렇게 밑바닥부터 헤매고 자신의 능력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고 있는 동안, 사회는 또 많이 변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서로 복지 예산을 많이 썼다고 하지만, 그건 착시다. 예를 들면 종합부동산세의 세입은 토건에서 오는데, 지방정부 예산 지원이라고 하면서 세출 역시 토건 쪽으로 잡았다.

    지역문화센터와 같은 시설물 건립으로 그 돈을 쓰도록 했는데 크게 보면 토건에서 세입을 만들고, 다시 건물이나 시설물 같은 토건으로 그 돈을 쓰는 방식이다. 그렇게 해놓고 이 돈이 복지 예산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상상하는 진짜 복지로 그 돈은 들어간 적이 없다. 시설물과 건물 혹은 진입로 같은 도로가 부족해서 복지가 이 모양인가?

    한국은 복지에 대한 지출이 너무 적고, 또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이 부담하는 부가가치세와 같은 간접세의 비중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간단하게 조세 개혁이라는 정도로 해결할 수 없는, 내부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다. 구조의 눈으로 본다면 감세나 증세, 두 가지 모두 아무 얘기나 하지 않은 것과 같다. 교과서에 나오는 조세의 역진성과 누진성 같은 평범한 기준들도 잘 얘기되지 않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그러나 사회가 변했다. 나 역시 조세정책과 정부정책에 대해서 몇 년 동안 유사한 얘기를 하는데, 5년 전과 비교하면 분명히 현격한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이유를 따지자면, 국민 내의 경제적 격차가 커지면서 중산층이라고 스스로 믿는 사람들도 복지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경쟁’을 통해서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던 중산층들도 요즘은 복지라는 개념 자체를 즉각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것 같다. 무상급식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복지정책이다.

    복지 ‘수용성’이 변했다

    흐름의 변화라는 눈으로 본다면, 클린턴 이후로 노무현 시대까지 복지를 지배하던 ‘생산적 복지’라는 틀에서 ‘보편적 복지’라는 틀로 정책의 기조가 미묘하게 변동하는 것이 요즘의 대세다. 생산적 복지는 일하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복지를 주겠지만, ‘게으른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줄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업률이 증가하고 장애인 문제나 젠더 문제 등이 사회적 논의의 앞으로 나오면서, 일할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일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어쩌라는 말이냐고 사회적 논조가 이동하는 중이다.

    현장에서 일반인들과 만나서 복지에 관한 얘기들을 나누다보면, 정말로 온도감이 바뀌었고, 전문용어로 복지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성’ 자체가 높아진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한국 경제에 위기가 점점 심화되면서 당분간 이런 경향성은 더욱 강화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흐름이 ‘선진국’으로 한국 경제를 전환시킬 것이라는 게 나의 믿음이기도 하다.

    어쩌면 오건호 박사나 심상정 의원의 복지 프레임은 시대를 너무 앞서나간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들이 만약 지금 국회의원이고 보좌관이었다면, 9시 뉴스의 메인타이틀을 장식하는 스타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들의 시대가 너무 빨랐던 것일까?

    4. 위기, 그리고 진보의 부활

    “자, 그러니까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로 얘기해봐.”

    이런 소리를 정책 담당자로서 듣자마자,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건 소주병으로 머리를 한대 때려주는 일이다. 국회의원, 장관, 청와대 고위직, 심지어 기자와 PD들마저 ‘한마디’로 얘기를 해보라는 말을 종종 한다. 그럴 때는 정말로 소주병으로 머리를 한 대 때려주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생긴다. 한마디로 모든 걸 설명하고 정리할 그런 기가 막힌 능력이 있으면, 내가 이 모양 이 꼴로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삶을 살겠어?

    예전에는 나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꾹 참고 조용조용히 설명을 다시 한번 시도하고, 이해할 수 있게 말을 하려고 했었다. 요즘은 누군가 ‘한마디로’라고 말하면, 나는 팽 돌아서서 그냥 집에 와 버린다.

    “제 책 보세요.”

    사실 내가 할 얘기들은 어느 정도는 책에 정리를 해놓았고, 요즘은 정부 내에서 전문가나 담당자로 일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 힘 있다고 간단하게 핵심만 말하라고 하면 나는 그냥 집에 와 버린다. 나는 책을 통해서 국민들, 청년, 여성 그런 사람들과 대화하는 편을 선택했기 때문에 굳이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요약본’을 만들어줄 어떤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이런 얘기들은 오건호 박사의 책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 같다. 지금부터 짧으면 3년, 길면 10년, 한국의 많은 지자체와 공기업들은 재정파탄에 의한 ‘디폴트(default)’, 즉 채무불이행 위기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게 될 것 같다.

    세입은 감세로 포기했고 국민들의 실질 소득이 감소했으니 들어온 돈은 적은데,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지난 수년 동안 벌려놓은 토건사업으로 세출은 잔뜩 늘어난 상황이다. 그 격차가 점점 더 커질 것이니 재정위기가 벌어지는데,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국민들의 복지 예산에 대한 정책적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세입 관리와 세출 정책이 모두 필요한데, 한국의 지배층들은 대충 자기들 필요한 것만 입맛에 맞춰 놓거나 득표 전략을 수립한 것 외에는 해놓은 게 없다고 할 수 있다.

    재정 정책으로는 이미 집권

    그 위기의 시대는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내에 격발될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단기처방과 함께 ‘족집게 과외’처럼 사태의 핵심을 관통하는 간단한 설명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간단한 설명은, 해줄 수는 있지만 ‘아무 얘기도 안 해준 상황’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

    정책에는 복잡한 맥락과 역사성이 있어서 그런데, 재정의 경우는 그게 국가의 종합 시스템에 해당하는 얘기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핵심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물론 이렇게 말해줄 수는 있다.

    “진보 정치가 정권을 잡으면 해결이 된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국가의 재정과 세출과 관련해서는 진보 정치가 이미 수권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춘 상태이고, 한나라당도 못하고 민주당도 못하는 조세의 기본에 해당하는 것은 다시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얘기를 들으면, 많은 국민들은 또 허탈해할 것이다. 진보 정치가 다음 대선은 물론이고 당분간 정치의 메인 스트림이 되어서 대규모로 국회의원들을 배출하면서 실제로 집권하기 어렵다는 것은 당신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 모두 아는 일 아닌가?

    오건호 박사의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진보의 눈으로 국가재정 들여다보기》는 한국에서 가장 쉽고 종합적인 재정 문제에 대한 분석서이며 동시에 정책 입문서이기도 하다. 심상정과 함께 진보 정치가 경제정책에서 가장 화려한 역할을 하던 시절에 우리가 알게 된 것들에 대한 종합적 기록이며, 최소한 한 분야에서는 수권 능력을 갖추었던 한 정치집단이 다른 시대로 전환하면서 남기는 비망록과 같은 것이기도 하다.

    국가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 아니면 재정적으로 큰 위기라고 아우성칠 때,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자신이 아는 거의 모든 것을 정리한 이 책을 한번 손에 집어 드시기를 권유한다. 더 많은 국민이 국가재정에 대해서 이해하고, 복지라는 것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할 때.

    내 장담한다. 진보 정치는 그날 부활할 것이고, 조세 개혁을 통한 ‘보편적 복지’를 기본 정책으로 삼아 진보 정치가 집권하는 날이 올 것이다. 우리가 다른 분야 좀 약해도, 오건호 박사 이후로, 재정과 복지 분야에서는, 디테일에도 강하다.

    * 이 글은 최근 출간된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의 ‘추천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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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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