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욕설, 공연 중단 사태 전말
    By mywank
        2010년 10월 04일 01: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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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서울시 주최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자전거 록페스티벌’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는 폭우으로 인한 무대장비 누전 우려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당시 행사 참석자들은 이명박 정권에 대해 욕설을 한 인디밴드 ‘밴드 왓’(BAND WHAT)의 보컬 이상훈 씨(전 프로야구 선수)의 공연이 끝난 직후에는 비가 그쳤다고 증언하며 서울시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인디밴드 소속사 관계자들은 "보통 야외 공연은 비가 그치면 다시 장비를 점검해 행사를 진행하는데, 이해가 안 되는 처사”라고 비판했고,  공연을 지켜본 한 시민도 "비가 그쳤는데도 공연을 중단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관객들도 비 때문에 중단시켰다고 보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행사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시작된 록페스티벌에 참가한 이상훈 씨는 노래가 끝난 뒤 다음 노래를 위한 악기 세팅(조율) 중 “이명박 정권 아직 2년이나 남았네. XX XXX”라고 말했다.  

    그의 공연이 끝나자 주최 측이 무대 전원을 꺼버리는 바람에, 출연 순서를 기다리던 인디밴드 ‘아트 오브 파티스’,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 2팀의 공연(9팀 중 7팀은 공연을 마침)이 취소됐다. 또 비가 쏟아지자 무대 주변에 있던 100명 안팎의 관객들이 10~20여명으로 줄었다.

    서울시 "폭우로 중단" vs 참석자 "비 그쳤다"

    한편 이날 열린 ‘자전거 록페스티발’은 서울시 주최로 지난달 17일부터 오는 7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 디자인 한마당 2010’의 부대 행사이다.
     
    인디밴드 ‘아트 오브 파티스’(ART OF PARTIES)의 소속사인 미러볼뮤직 대표인 이창희 씨는 4일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당시 현장에서 밴드 왓의 이상훈 씨가 현 정권에 대해 욕을 섞은 발언을 했지만, 행사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관객들 사이에서 거부감이 있던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밴드 왓에 이어 우리 팀 순서였는데, 갑자기 행사가 중단됐다. 스탭에게 물어보니까 ‘비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밴드 왓이 욕설을 해 서울시 측 관계자가 전원을 끄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밴드 왓 공연이 끝난 뒤 비가 그쳤는데, 보통 야외 공연은 비가 그치면 다시 장비 등을 점검해 행사를 진행한다. 공연을 하지 못한 팀도 있었는데, 이해가 안 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인디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의 관계자는 “우리 팀의 공연을 앞두고 맴버 1명은 무대 근처에 있었고, 나머지 2명은 차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현장에 있던 멤버에게 ‘무대 전원이 꺼졌다’는 내용의 전화가 왔다”며 “이 소식을 듣고 곧바로 무대에 가보니, 이미 무대의 전원이 껴져 있었고 자리를 정리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장에 있던 스탭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지자, 그는 ‘누군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주최 측의 높은 분이 (전원을) 끄라는 지시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주최 측은 아직 공연을 하지 못한 다른 팀들에게 왜 행사가 중단되었는지 공식적인 설명조차 없었다. 무대 전원이 꺼지고 잠시 뒤 비가 그쳤다. 나머지 팀들이 다시 공연을 진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공연 진행 문제 없었다"

    이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갤럭시 익스프레스’ 팬의 증언을 전하며 “‘이상훈 씨가 ‘이명박 정권 2년이나 남았네 XX XXX’라고 욕설을 했다. 그리고 밴드 왓의 마지막 노래가 끝나자 무대의 전원이 꺼졌다’는 이야기도 팬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행사를 지켜본 시민 심 아무개 씨(23)는 “밴드 왓의 공연이 시작할 때는 비가 너무 많이 왔지만, 그 공연이 끝났을 때는 비가 거의 그친 상태였다”며 “정말 비 때문이라면, 밴드 왓 공연 때 왜 행사를 중단시키지 않았느냐. 비가 그쳤고 나머지 팀들의 공연이 있는데도 서둘러 행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주최 측이 비 때문에 중단시킨 것 같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야외에서 진행한 행사였는데, 갑자기 비가 많이 쏟아져 앰프, 콘솔 등 무대에 있는 장비들이 누전될 우려가 있어 중단시킨 것이다. 비가 많이 와서 행사장에도 시민들이 10여 분 정도 밖에 없었다”며 “(현 정권에 욕설을 한) 그런 것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서울시는 그런 일을 가지고 행사를 중단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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