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손학규 체제에 ‘엇갈린 훈수’
    2010년 10월 04일 09: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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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인천 월드컵경기장 열기는 뜨거웠다. 민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후보 지지자들은 열정적으로 지지후보를 응원했다. 선거결과는 ‘뻔한 결과’와 ‘의외의 결과’가 엇갈리기 마련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후자에 가까웠다.

당대표 프리미엄에 조직까지 선점한 정세균 후보, 당내선거의 강자 중 강자인 정동영 후보 모두 변화의 바람을 이겨내지 못했다. 더욱 주목할 관전 포인트는 인지도 면에서 절대 열세일 수밖에 없는 원외의 이인영 후보가 ‘빅3’ 다음 차례인 4등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언론은 민주당 새 지도부 출범과 관련해 다양한 훈수를 뒀다. 공통점도 있다. 차이점도 있다. 공통점은 현재의 민주당을 바꾸라는 것이다. 해법은 언론의 이념성향별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중앙일보-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엇갈린 훈수’가 흥미로운 대목이다.

다음은 4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노동계 ‘파견근로 저지’ 팔 걷다>
국민일보 <손학규, 민주당 새 대표에>
동아일보 <민주, 손학규 선택…메시지는 ‘대선’>
서울신문 <파리는 벌써 2040년을 꿈꾼다>
세계일보 <민주 새 대표에 손학규>
조선일보 <유효기간 끝난 ‘한국의 성공방정식’>
중앙일보 <손학규 돌아오자마자 당대표>
한겨레 <‘인플레 경보’ 조마조마>
한국일보 <손학규 민주 새 대표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로 선출

한겨레는 1면 <민주당 새 대표에 손학규>라는 기사에서 “민주당은 3일 정기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대표로 손학규 후보를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손학규 대표는 2010 국정감사 첫날인 10월4일자 주요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손학규 후보는 21.4%, 정동영 후보 19.4%, 정세균 후보 18.4%. ‘빅3’로 분류됐던 후보들의 최종 성적표였다. 손학규 후보는 대의원 투표와 당원 여론조사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당내 조직력과 인지도, 바람몰이 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우위에 섰기 때문이다. 정동영 후보는 당원여론조사에서 강세를, 정세균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손학규 후보를 넘지는 못했다.

빅3 후보를 뒤이어 이인영 후보 11.6%, 천정배 후보 10.1%, 박주선 후보 9.8%를 얻었다. 빅4로 분류되기도 했던 박주선 후보는 의외의 6위로 처졌고, 조직과 인지도 모두 열세라고 예상했던 ‘486 대표 주자’ 이인영 후보는 4위로 치고 올라갔다. 진보적 색채가 뚜렷한 천정배 후보도 5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변화, 탈호남 탈계파

한겨레는 3면 <민주당은 ‘변화’를 택했다>라는 기사에서 “전대 결과엔 민주당의 정책 노선에서 ‘더 많은 진보’가 필요하다는 당원들의 열망이 담겨 있다. 이인영, 천정배 최고위원의 선전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언론은 민주당이 호남 기득권을 벗어나 변화의 바람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3면 <밑바닥 당심, 정권 창출 염원 ‘비호남 주자’ 택했다>라는 기사에서 “손 대표의 당선은 2012년 대선 승리를 기원하는 ‘당심’이 반영됐다는 풀이다. 비호남 출신인 그를 통해 호남의 한계를 넘어 전국 정당으로 도약하고, 차기 권력을 되찾아 와야 한다는 바람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울신문은 4면 <탈지역·탈계파…전국정당화 당심 표출>이라는 기사에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치열했던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 안팎에 많은 시사점을 던졌다. 우선 민주당 당원들은 표를 통해 ‘탈지역, 탈계파’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4면 <비호남-중도성향 대표 ‘전략적 선택’…계파갈등 수습과제>라는 기사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민주당의 표심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위한 변화의 주역이었다”면서 “민주당이 비호남 출신의 손 대표를 만들어낸 것은 민주당의 체질 개선과 정권교체를 바라는 당심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손학규, 한나라당 출신 꼬리표 뗄 기회

전당대회 주인공이 된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러한 분석에는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견해가 일치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최고 득표로 당선됨으로써 그동안 그에게 따라다니던 ‘한나라당 출신’ 꼬리표를 떼고 정치적 정통성을 확보한 대선 주자로 첫발걸음을 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도 5면 <‘비호남 대선주자론’ 힘받아…야권연대 과제>라는 기사에서 “2008년 총선 패배 뒤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손 대표는 다시 민주당의 얼굴로 등장하면서 ‘한나라당 출신’이란 꼬리표를 떼고 대선후보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손학규 민주당’의 과제와 전망에 대해 언론은 다양한 견해를 전했다. 국민일보는 3면 <한나라 출신 불구 당심 얻어…야권 통합 팔 걷을 듯>이라는 기사에서 “당내 기득권이 별로 없다는 점은 그가 야권 통합이나 연대에도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하는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평가했다.

손학규, 비호남 대권주자 힘 받나

손학규 대표는 3일 당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을 진보개혁중도를 아우르는 통합의 세력으로 만들겠다. 진보 가치를 굳건히 하고 진보개혁세력과 연합하고 연대하겠다. 당 약세 지역도 활성화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본인 스스로가 대권의 유력한 후보인 까닭에 ‘야권 연대’를 풀어가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손학규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 남짓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당권 대권 분리를 선택함에 따라 대선 1년 전인 내년 12월 중순까지는 새로운 대표를 뽑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이나 대선후보 지지율 모두 한나라당에 밀리는 실정이다. 손학규 대표는 “600만 표를 되찾아오겠다”면서 대선 승리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승부를 보려면 국민의 마음을 울리는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언론은 모두 ‘변화’를 얘기했다. 언론 훈수의 공통점은 민주당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어떤 훈수들이 나왔을까. 경향신문은 <손학규 신임 대표, 낡은 민주당을 버려라>라는 사설에서 “대안 야당으로서의 변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 야당 연대와 통합, 대선 승리, 이런 목표들은 결코 화려한 언어의 잔치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야권연대 진보 중심 거듭나야"…경향신문 "낡은 민주당 버려야"

경향신문은 “우선 자기 과거를 철저히 부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낡은 민주당을 버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희망의 증거를 보여주는 길이다. 지켜보겠다”고 주장했다. 무엇이 ‘과거를 부정하는 것’인지, ‘낡은 민주당을 버리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겨레 주장은 보다 구체적이다. 사설 제목부터 그렇다. 한겨레는 <민주당, 야권 연대와 진보의 중심으로 거듭나야>라는 사설에서 “민주당 새 지도부에는 무거운 과제가 주어져 있다. 그 첫째는 총선과 대선을 대비해 야권연대의 틀을 갖추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구호 말고 구체적인 정책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일도 시급하다. 무너져가는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다시 세울 수 있는 대안과 비전을 민주당이 제시하지 못한다면, 누가 당권을 쥐느냐 따위는 한갓 우물 속 다툼에 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언론은 대안 제시를 강조했다. 특히 정부 여당과 차별화된 대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일보는 <‘손학규 민주당’의 변화에 주목한다>라는 사설에서 “정부 여당이 내놓지 못한 대안을 제시할 때 국민들은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인정하게 될 것이다. 손학규 대표체제가 그런 비전을 갖고 민주당을 이끌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세계일보, 국정발목잡기 경고

‘손학규 민주당’이 제대로 출범하기도 전에 정부 발목잡기에 나서지 말라면서 방어막을 치고 나선 언론도 있다. 서울신문은 <손학규호 부실 전당대회 자성하고 비전 보여라>라는 사설에서 “견제는 생산적이어야 한다. 국정 발목잡기식으로 되어서는 더 어려워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을 ‘제1타깃’으로 정했다. 물런 제1야당으로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4대강 사업을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야당이 챙겨야 할 사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도 <손학규 대표의 민주당, 국민 다가서는 길 찾길>이라는 사설에서 “정부 발목잡기에 매달리고 여권 헛발질만 바라는 구태 정치로는 제1야당의 진로도, 국가의 장래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수신문 해법에는 ‘이념’이 묻어나기도 했다. 국민일보는 <민주당 새 지도부, 변화된 모습을 보여라>라는 사설에서 “천안함 피폭과 북한의 3대 권력 세습, 미.중 통산마찰과 중.일 영토분쟁 등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변하면서 안보 문제에 대해 국민의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으나 민주당의 목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중앙일보, 이념에 바탕을 둔 조언

동아일보-중앙일보와 조선일보의 엇갈린 훈수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동아일보는 <손학규 민주당, 대한민국 위한 정치하기 바란다>라는 사설에서 “제1야당은 수권정당, 대안정당이 될 수 있는 힘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연한 말이다. 과연 ‘대한민국을 위한 정치’는 어떤 의미일까. 동아일보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나 대북 정책에서도 국민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보여준 무분별한 북한 편들기나 시대착오적인 이념 정치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도 <민주당이 선택한 ‘손학규’라는 변화>라는 사설에서 “핵을 개발한 호전적인 공산정권과 대치하는 나라라면 제1야당은 안보와 관한한 공동의 대열에 서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친북.종북주의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당은 천안함 사태 때 북한의 테러를 규탄하는 결의안에 반대하기도 했다. 김정은 3대 세습이라는 반역사적 행위에 대해서도 당은 공식적으로 침묵하고 있다. 손 대표도 어제 연설에서 천안함과 김정은 세습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민주당 호남 기득권 벗어나야

동아 중앙의 사설에는 ‘이념’이 묻어났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달랐다. 조선일보는 사설에는 이념을 넘어 제1야당을 향한 쓴소리와 조언이 담겨 있다. 조선일보는 <민주 손학규 체제, 민심의 급소를 짚어야 한다>라는 사설에서 “민주당의 현 상태는 진단은 일치하는데 처방은 제각각이어서 혼란스러워하는 환자와 같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손학규 대표의 당면 과제는 여당이 주도한 ‘친서민’ ‘공정한 사회’ 흐름에 떠밀려 온 민주당이 국민 속에 닻을 내리는 계기를 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호남 기득권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선일보의 ‘진단’은 민주당의 과제와 그것을 달성하기 쉽지 않은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의 정치적 딜레마는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의 ‘최소 승리’를 보장해 왔던 우리 정치의 지역 분할 구도가 정권 교체를 실현시킬 ‘최대 승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한국 정치의 상식’이 ‘민주당의 상식’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아 당을 바꾸지 못했던 것이 민주당의 현실이다.

민주당 안에서 ‘최소 승리’에 매달리는 세력이 당의 기득권층이고 ‘최대 승리’를 위해 울타리를 허물고 마당을 넓혀가야 한다는 세력은 혁신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 정치가 어려운 것은 현실적.논리적으로 정당하다 해서 그것이 다수파를 보장해주고 당을 주도하는 힘으로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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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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