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츠키주의에 트로츠키가 없는 이유
By 나난
    2010년 10월 02일 08: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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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 트로츠키(Lev Davidovich Bronstein, 1879.11.7~1940.8.20) 사후 70년을 맞아 트로츠키주의를 돌아보는 책이 나왔다. 한 때 트로츠키주의 혁명조직을 건설해왔던 토니 클리프 트로츠키 사후 트로츠키 주의를 자처하는 이들이 정작 트로츠키 정신에 미치지 못했음을 강조한다.

   
  ▲책 표지 

앞서 트로츠키는 스탈린 체제의 몰락과 서방 자본주의의 붕괴 등을 주장했지만 이 예측들은 거의 빗나갔다. 저자는 그러나 정설파 트로츠키주의자들은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트로츠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트로츠키의 자구(字句)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정신, 즉 아래로부터 사회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현실을 직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소련이 “변질된 노동자 국가”가 아닌 국가자본주의 체제“라고 주장한다.

이어 “전후 서방의 장기 호황은 상시 군비 경제 덕분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중국과 쿠바의 혁명은 노동계급이 혁명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중간계급 지식인들이 주도한 ‘빗나간 연속혁명’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이론적 혁신을 바탕으로 클리프는 역사의 폭풍우를 헤쳐 나가며 국제사회주의경향을 건설하고 성장시킬 수 있었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가 교조적 원리나 맹목적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현실의 변화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도구이자 세계 변혁의 행동 지침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상황에 대한 트로츠키의 예측과 실제 상황을 비교하면서 시작한다. 이후 대다수 트로츠키주의자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트로츠키의 자구에만 집착해 트로츠키의 정신에서 완전히 빗나갔다고 설명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왜 만델과 파블로와 그 밖의 주요 트로츠키주의자들은 그렇게 행동해왔을까? 그 이유는 나치와 스탈린이 지배한 암울한 반동기에 트로츠키주의자들이 오랫동안 고립돼 노동계급과 절연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사막을 헤매며 물을 찾다 보니 환각 상태에서 오아시스의 신기루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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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 토니 클리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1917년에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났다. 1930년대에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가 됐고 트로츠키주의 혁명 조직을 건설하다가 제2차세계대전 직후 영국으로 이주했다. 소련과 동유럽을 깊이 연구한 끝에 이 사회들이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라고 주장하며 정설 트로츠키주의와 결별했다.

그가 창설한 ‘사회주의 평론 그룹’은 1960년대에 ‘국제사회주의자들’이 됐고 1970년대에는 ‘사회주의노동자당(SWP)’으로 발전해 영국에서 가장 큰 급진 정당이 됐다. 레닌 평전 4부작과 트로츠키 전기 4부작을 포함해 많은 책을 썼다.

국내에 번역된 저서로는 ≪레닌 평전 1 : 당 건설을 향해≫(책갈피), ≪레닌평전 2 :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책갈피), ≪레닌 평전 3 : 포위당한 혁명≫(책갈피), ≪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책갈피, 공저), ≪여성해방과 혁명≫(책갈피), ≪새천년의 마르크스주의≫(북막스), ≪로자 룩셈부르크≫(북막스), ≪소련 국가자본주의≫(책갈피) 등이 있다.

역자 – 이수현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했고,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레닌 평전 2·3≫(책갈피), ≪자본주의의 대안과 사회주의 가치 논쟁≫(책갈피), ≪좌파의 재구성과 변혁 전략≫(책갈피), ≪크리스 하먼의 새로운 제국주의론≫(책갈피), ≪21세기 대공황과 마르크스주의≫(공역, 책갈피), ≪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책갈피), ≪체 게바라와 쿠바 혁명≫(책갈피), ≪세계를 뒤흔든 1968≫(책갈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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