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를 바꾼 노란색 과일의 운명
    By mywank
        2010년 10월 02일 09: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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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즐겨 먹는 노란색의 달콤하고 씨 없는 과일, 바나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나나』(댄 쾨펠 지음, 김세진 옮김, 이마고 펴냄, 15,000원)를 읽게 되면, 바나나가 얼마나 특별한 과일인지, 세계화 역사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는 지난 2003년 바나나에 퍼진 치명적인 질병(파나마 병)과 관련된 기사를 읽고 ‘바나나를 구하자’는 일념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힌다. 이를 위해 그는 전 세계 바나나 농장과 바나나 연구소들을 찾아다니며 자신도 미처 몰랐던 바나나에 얽힌 놀라운 이야기들을 확인한다. 이 책에는 바나나의 기원과 신화, 역사와 지리, 정치와 경제, 문화와 과학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표지

    바나나는 매달린 동안 녹색이지만, 따는 순간 에틸렌 가스가 분비되면서 노랗게 익기 시작하고, 7일째부터 갈색 반점이 나타난다. 결국 오늘 날 바나나를 싼 가격에 세계 어디서나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20세기 초 최초로 이를 상품화한 미국의 기업들이 있어 가능했다.

    미국의 바나나 기업들은 중남미의 밀림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많은 바나나를 싣고 와야 했으며, 소매시장에 이르는 긴 유통과정에서 숙성을 지연시킬 방법도 찾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바나나 기업들의 업적을 찬양하기보다는 이들의 탐욕이 불러일으킨 재앙을 고발한다. 그들은 중남미의 부패한 독재 권력과 유착해 농지와 노동력을 거의 공짜로 이용했고, 열대우림을 베어버리고 독성 농약을 무차별 살포함으로써 환경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만일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는 중남미 노동자들이나 중남미 정부가 말을 듣지 않으면, 미국 정부가 거들고 나섰다. 20세기 동안 미국이 중남미에 수시로 군사개입을 했던 원인 중 하나가 바나나 기업들의 이익이 때문이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세계화의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며 이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바나나와 이를 판매한 기업들은 ‘세계화의 선구자’인 셈이다.

    이 밖에 바나나는 전 세계의 식량안보에서 중요한 먹을 거리, 아프리카의 수백만 명에게는 생사가 달린 식량이기도 하다. 미국의 연간 1인당 바나나 소비량이 100개가 넘지만(지난 1999년 기준), 아프리카 플랜테인(녹색 바나나)의 원산지인 우간다의 연간 1인당 소비량은 그 20배나 된다. 그곳에서는 바나나가 밀이나 쌀보다 더 중요한 주식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바나나로 인해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착취되고 얼마나 많은 환경이 파괴 되는지, 또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큰 관심을 갖기 않았다. 하지만 윤리적인 소비자로서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되돌려줄 수 있는 공정무역 바나나를, 환경 파괴를 줄일 수 있는 유기농 바나나를 선택한다면 세상을 지금보다 좋게 바꾸는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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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댄 쾨펠

    현재 <내셔널지오그래픽 어드벤처>의 객원편집자, <파퓰러사이언스>, <파퓰러메카닉스>, <바이시클링>, <백패커> 등의 고정 필자로 있으며, <뉴욕타임스 매거진>, <와이어드>, <엘르>,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오듀본> 등에 글을 발표했다. 또한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비롯한 TV와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2005년 발표한 첫 책 『이 세상 모든 새를 만나기 위해』는 9000종 이상의 새를 관찰한 자신의 아버지의 모험과 새 사랑을 그린 회고록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의 취미는 산악자전거로, 2003년 미국산악자전거협회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옮긴이 김세진

    홍익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에 재학 중이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MD로 근무하였으며, 현재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포브스 명언집』 등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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