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양배추식탁 발언은 이벤트정치
        2010년 10월 01일 09: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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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비싼 배추 대신 값싼 양배추를 자신의 식탁에 올리라고 발언한 사실이 30일 알려지면서 누리꾼과 시민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실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배추가격과 양배추가격이 별차이가 없음에도 이것도 파악하지 않은채 이벤트로 이 대통령에 대한 홍보에만 급급했다는 사실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친서민을 외쳐온 이 대통령의 이미지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이 작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1일 아침신문들은 이런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일부 신문(경향신문)을 제외하곤 전날 인터넷을 달궜던 여론에 대해 그다지 중시하지 않은 분위기다. 보도하지 않은 신문(국민일보)은 거의 없지만 보도한 곳도 그다지 비중있게 배치하지 않았다. 심지어 동아일보는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쳐다본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 대통령을 두둔하기까지 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의 모습이 공개되자 모든 신문들은 3개면 이상의 지면을 펼쳐 분석에 나섰다. 모든 신문이 김정은의 생김새에 주목했다. 특히 ‘호랑이상’ ‘정치하면 폭정할 스타일'(조선일보)이라는 관상학자의 말을 빌어 전하는가 하면 비만형(동아일보), 나이들면 고혈압 당뇨를 앓을 것(국민일보) 등의 인상을 마구 쏟아냈다. 조선과 동아일보는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이미지를 연출하고자 조작한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1일자 아침 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배추값 폭등 사회문제 비화>
    -국민일보 <북, 정은 첫 공개…김일성 빼닮았다>
    -동아일보 <베일벗은 김정은, 김일성 빼닮아>
    -서울신문 <북, 김정은 첫 공개…공식활동 나섰다>
    -세계일보 <10개 금융지주·은행 임원 출신 살펴보니>
    -조선일보 <혼자 살찐 ‘평양의 황태자’>
    -중앙일보 <"그분은 별넷 아닌 큰별입네다">
    -한겨레 <‘부산시민 식수원’ 낙동강 매리취수장 2km 상류/산업폐기물수십만톤 매립 드러나>
    -한국일보 <북 노동당 당규 ‘김일성 조선’ 명기>

    MB ‘내 식탁엔 양배추 김치’…경향 "현실모르는 이벤트식 접근"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값 폭등에 따라 본인의 식탁에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 김치를 올리라고 지시한 것에 대한 지적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녀온 김윤옥 여사가 1포기에 1만원을 훌쩍 넘는 배추값에 놀랐다며 가격 폭등에 대한 우려를 전하자 직접 청와대 주방장을 불러 "배추가 비싸니 내 식탁에는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 김치를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전했다.

    경향신문은 4면 <"내 식탁엔 양배추 김치를">에서 "이 대통령의 양배추 식단 주문에 대해 서민 물가의 현실을 모르고 인간적 면모만 부각시키려는 이벤트적 접근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대통령이 관저에서 배추 대신 양배추 김치를 먹는다고 배추값이 안정되는 게 아니고, 양배추도 보통 마트에서 포기당 9000∼1만원 수준으로 배추값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승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도 이날 MBC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배추값 안정을 위해 "김장 한 포기를 덜 담그자"고 주문한 것에 대해서도 경향신문은 "정부가 채소값 폭등의 원인을 찾아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는 않고 ‘비싸면 적게 먹자’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8면 하단 <‘MB 식탁’ 배추 대신 양배추 김치 오른 까닭은>에서 이 대통령의 식탁 사정이 보도된 데 대해 네티즌들과 야당의 비판이 쏟아진 사실을 전했다. 한국일보도 6면 <MB 양배추 김치 식단 설왕설래> 기사에서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청와대가 물정을 잘 모르는 게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실었다. 실제 배추 가격과 양배추 가격을 비교하기도 했다.

    세계일보는 상대적으로 작게 기사화했다. 세계는 2면 오른쪽 중간에 2단 크기로 기사제목을 <MB 식탁 ‘양배추 김치’ 도마에>로 뽑고, "양배추 값고 배추값 못지 않게 비싸 논란이 일고 있다"며 "29일 기준 농수산물유통공사의 가격정보를 보면 양배추 상품 1호기 평균 소매가격은 8020원"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역시 작게 보도했다. 6면 오른쪽에 1단 크기로 <MB "배추 비싸 양배추" 누리꾼들 "그값이 그값"> 제하 기사에서 이 대통령의 양배추 김치 발언에 대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고 표현했다.

    동아일보 MB 두둔 "나부터도 입을 줄이겠다는 심정의 발로"

    역시 동아일보였다. MB의 양배추 김치 발언에 누리꾼들의 항의 여론이 빗발친 것을 두고 동아일보는 청와대 관계자 입을 빌어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 끝을 본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이 심정적으로라도 배추김치를 못 먹는 서민들의 마음을 함께하고자 했던 것 아니냐"고 전했다(5면 하단 <MB 가족식탁에 양배추김치 오른 사연은>).

    동아는 누리꾼들의 반응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한 청와대의 억울함에 대해 동아는 "’배추부족 현상이 심각하니 나부터라도 입을 줄이겠다’는 심정의 발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6면 기사에서 이 소식을 전했지만 누리꾼들의 여론은 한 글자도 담지 않았다.

    "4대강과 채소값 상승 벌써부터 예견됐다"

    채소값 폭등과 4대강 사업의 연관성에 대한 의문도 계속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4면 머리기사 <야 "채소 재배 면적 10∼20% 급감"-정부 "1∼2% 불과">에서 "야당과 일부 농민단체 등은 ‘4대강 사업으로 채소 재배 면적이 10∼20% 줄어들었다’고분석하고, 정부 여당은 ‘감소 경작지 규모가 1∼2%에 불과해 영향이 미미하다’며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은 특히 이미 올 초부터 채소값 상승을 예견했던 목소리도 소개했다. 운하반대교수모임의 장상환 경상대 교수가 지난 4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농경지 축소와 식량문제’를 들어 "4대강 사업으로 하천둔치경작지가 줄면 시설 채소 재배면적이 16.4% 감소해 채소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경향에 따르면, 장 교수는 4대강 사업으로 감소될 농경지의 규모를 2만7532㏊로 봤다.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4대강 사업 마스터 플랜 등을 토대로 보상대상 토지 규모 1만7750㏊, 준설토를 쌓는 데 필요한 농지 9324㏊, 침수예상농지 458㏊를 합한 수치다. 이는 2008년 농경지 총면적 175만 8795㏊의 1.56%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4대강 주변의농지는 땅이 비옥해 1년에 한번 뿐인 논농사보다는 노지 채소나 비닐하우스로 채소를 재배하는 곳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농수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전국의 채소 재배면적이 22만3000㏊이고 이중 비닐하우스 등 시설을 이용한 채소 재배 면적이 5만300㏊(22.5%)다. 장 교수는 이를 토대로 감소될 4대강 주변 농지 중 시설 채소 재배를 하는 곳을 30%정도로 추산해 "약 8259㏊정도의 시설 채소재배 면적이 줄게 되고 이는 5만24㏊의 16.5%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반해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7월 실시한 행정조사결과를 반영하면 4대강 유역 둔치 내 채소 재배 면적은 3663ha로, 지난해 전체 채소 재배 면적인 26만2995ha의 1.4%에 불과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농민단체에서는 단순히 전체 면적의 문제가 아니라 4대강 부지 내 농지의 생산성을 고려하면 4대강 사업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 생김새 집착하는 언론들…고혈압·당뇨·암 걸릴 위험 높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의 모습이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에 의해 공개되자 언론들은 그의 생김새를 정밀하게 관찰하는 등 흥미위주의 접근을 했다.

    국민일보는 1면 머리기사 <북, 정은 첫 공개…김일성 빼닮았다>에서 "김정은은 검은 인민복을, 김 위원장은 황색 계통 인민복에 선글라스를 쓴 채 맨 앞줄에 앉았다"며 "두툼한 볼살과 턱, 짧게 깎아 뒤로 빗어 넘긴 머리를 한 김정은의 모습은 고(故)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과 닮았다"고 전했다.

    국민은 "키 170∼175㎝, 몸무게 90㎏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가볍게 쥔 두 주먹을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채 다소 긴장된 표정"이라며 "두 손을 편안히 한 채 여유롭게 앉아있는 김 위원장과 대비된다"고 묘사했다.

    국민은 2면 <"고도비만 김정은, 2008년 당뇨로 쓰러져">에서 "고수머리를 귀가 드러나도록 짧게 다듬은 헤어스타일이지만 두툼한 볼살과 이중턱에 가까운 살집 때문에 동작이 다소 둔해 보였다"며 "검은 인민복 아래로 복부 비만도 엿보인다"고 스케치했다. 이어 국민은 "키와 체중을 고려하면 김정은은 의학적으로 고도 비만에 가깝다는 지적"이라며 " 때문에 향후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은 물론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도 3면 <170cm에 90kg 넘어…얼굴-몸집 ‘리틀 김일성’>에서 김정은의 앉아있는 사진을 놓고 헤어스타일, 이미 및 미간, 눈, 귓불, 배지, 옷 등 하나하나를 신체 해부하듯 분석했다. 동아는 ‘뚱뚱한 체구에 경직된 표정’ ‘닫긴 깃 양복에 키높이 구두’ ‘후계자 스트레스에 욕심많은 인상’이라고 평했다. 의사들의 말을 빌어 "심혈과 질환-당뇨병 높은 비만형"이라고도 했다.

    서울신문 3면 머리기사와 세계일보 1면 기사에서도 "할아버지를 빼닮았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폭정 스타일?

    조선일보는 정치하면 폭정할 스타일이라는 해괴한 풍설까지 담았다. 조선일보는 4면 <관상가들이 본 김정은/"호랑이상…군대라면 출세, 정치하면 폭정 가능성">에서 관상가 최형규씨의 말을 빌어 "동물로 비유하자면 김정일이 곰이라고했을 때 김정은은 호랑이에 가깝다"며 "곰이 군생을 안 하고 혼자 살려 한다면 비타협적인 호랑이상은 군대에서라면 출세하겠지만 정치를 하면 폭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런 식이라면, 이명박 대통령이나 차기 대선 주자들의 분석도 하고, 현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분석도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기사다.

    북한 지도부, 김정은 이미지 조작?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북한 지도부가 주민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도록 김정은의 이미지를 조작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동아일보였다. 동아는 1면 머리기사 <베일벗은 김정은, 김일성 빼닮아>에서 "매우 정교하게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은 김 주석의 30, 40대 젊은 시절 얼굴에 살이 찐 체구도 흡사하다. 머리 스타일도 김 주석이 수상이던 1950년대 스타일을 따랐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1면 머리기사 <혼자 살찐 ‘평양의 황태자’>에서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도 닮았지만 할어버지 김일성을 더 닮았다"며 "본지가 입수한 1년4개월 전 사진과 비교하면 김일성과 비슷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헤어 스타일을 바꾸는 등 의도적인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장관에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내정

    유명환 전 장관 사퇴로 공석중인 외교통상부 장관에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내정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고 조선일보(1면)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이 1일 통과하면 총리의 제청 절차를 거쳐 이날 바로 지명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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