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피자’ 이념 소비 논쟁 2라운드
By mywank
    2010년 09월 29일 12: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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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마트의 저가 대형피자 판매를 둘러싸고,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네티즌들 간에 온라인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조 교수는 직접 찬반 의견을 밝힌 네티즌들의 댓글에 일일이 답변을 달며 토론에 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마트 피자’ 논란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yjchung68)를 통해 ‘이념적 소비’ 문제를 지적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발되었으며, 조 교수는 정 부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칼럼을 지난 27일자 <한겨레>에 기고한 바 있다. 이후 일부 네티즌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조 교수의 주장을 다시 반박하면서 ‘이마트 피자’ 논란은 2라운드로 접어들게 되었다.

조국, 논쟁 가세하자 일부 네티즌 공세

조 교수는 당시 칼럼(☞전문 보기)에서 “정 부회장이 ‘이념’을 말하니 헌법의 경제이념부터 보자. 헌법 제119조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며 “헌법은 자유경쟁의 이름 아래 시장 약자를 몰락시키는 경제 질서를 상정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조국 교수와 이마트 피자 (사진=레디앙, 정용진 부회장 트위터) 

그는 또 “시민은 정 부회장이 비웃는 ‘이념적 소비’를 보란 듯이 실천해야 한다. 가격과 편리함만을 기준으로 구매를 판단하는 소비행태에서 한 걸음을 벗어나 보자”며 “시민이 주권자로서 헌법의 경제이념을 구현하는 법규 제정을 국가에 요구하고 동시에 ‘이념적 소비’를 실천할 때 정용진은 피자팔기를 그만둘 것이다”며 시민들의 윤리적 소비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마트 피자’ 논쟁의 2라운드는 조 교수 칼럼이 실린 <한겨레>의 온라인 오피니언 사이트인 ‘훅(hook)’에서 벌어지고 있다. 29일 오후 3시 현재 조 교수 칼럼에는 17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상태이며, 조 교수 역시 여기에 일일이 답변을 달며 논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조 교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네티즌 ‘tralala’(닉네임)은 “조목조목 옳은 글이지만, 죄송하지만 제겐 강의실 속 이야기로 밖에 와닿지 않는다”며 “집 옆에 오래된 동네 빵집이 있지만, 프랜차이즈보다 비싸고 맛도 없고 불친절하기까지 하다. 세상에 비싸고 맛없고 불친절한 동네 빵집에서 일부러 빵을 사는 소비자가 도대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비싸고 불친절한 동네상점 누가 가냐”

이에 대해 조 교수는 “동네 빵집의 품질과 서비스 개선은 필요하다.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그렇다고 문제를 대기업의 동네 빵집 진출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네티즌 ‘jooksing'(닉네임)은 “소비자의 소비행위는 이념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과 생활이다. 그런 현실은 존중돼야 한다. 조 교수를 보면, 항상 현실과 괴리된 이상적인 생각을 현실에 우겨넣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때문에 항상 소비자나 대중은 권리는 없고, 어떤 사회적 책임만 떠안는 대상이 되어버리리곤 한다. (조 교수가) 귀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조 교수는 “소비자가 동네 슈퍼를 가지 않고 대기업 마트를 가는 선택을 하는 건 이해한다. 그러나 동시에 국내·외적으로 ‘공정무역품 소비’, ‘착한 소비’ 등의 운동이 벌어지는 이유도 점검했으면 한다. 대부분의 OECD 국가가 대기업의 중소상인 영역 잠식을 법규로 막는 이유도 함께”라고 반박했다.

   
  ▲조국 교수와 네티즌들이 댓글을 통해 이마트 피자 논란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네티즌 ‘plain1234’(닉네임)는 “대형 상점에 대항해서 소형 상점을 살리는 문제는 제겐 생소한 문제인데, 일단 저는 제 가계부에 적자를 막기 위해서 이념적 소비를 하기보다는, 그냥 싸고 반품하기 쉬운 데에서 소비를 하고 있다”고 조 교수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대형 상점에 대항해서 소형 상점을 보호하는 문제는, 한 울타리에 있는 사자(대형 상점)와 새끼 사자(소형 상점) 그리고 닭(소비자) 중에, 새끼 사자를 보호하는 문제인 것 같다”며 “평생 닭의 입장에 있었기에, 새끼 사자를 보호하는 문제는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새끼 사자도 닭을 잡아먹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온정을 줘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가계부 적자 막는 소비한다”

이에 조 교수는 “다수의 소비자가 가계부 적자를 막기 위한 소비를 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영세 피자, 떡복이 장사가 ‘새끼 사자’라는 비유에 동의하기 어렵다. 자본과 노동자라는 대립과 자본과 소비자의 대립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동일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네티즌 ‘plain1234’은 “경제 민주화? 저 같은 대중은 이런 단어에 감이 잘 안 잡힌다.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에 나오는 ‘경제의 민주화’라는 말은 어렵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에 권의를 주려는 목적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추측된다. 경제 민주화라는 말의 의미가 불분명한 점 때문이라도 대한민국 헌법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조 교수는 “경제 민주화라는 용어를 싫어하시거나 이해할 수는 없는 것과 별도로, 이 용어는 한국 및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법학·경제학·사회학 등에서 합의된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며 “헌법에서 ‘경제 민주화라든가 하는 용어를 지워 버리고, 경제 민주화나 경제 정의 같은 말도 사용하지 않아야 된다’는 님의 주장은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의 주장과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반면 조 교수 주장에 공감하며 지지의 뜻을 밝힌 네티즌들의 댓글도 적지 않다. 네티즌 ‘godotlee’(닉네임)는 “이젠 경제의 목적도 근원적인 윤리·도덕적인 면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국민 생활의 균등을 위해 대기업들의 횡포는 국가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조 교수는 “취지에 공감하며, 다른 나라의 여러 경험과 제도를 참조하여 구체적 방안을 만들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조국 "정 부회장, 네티즌 놀려 글썼다"

네티즌 ‘lucidity’(닉네임)는 “소비는 이제 단순히 돈을 내고 무언가 구매하는 것을 넘어 내 자신, 그리고 내 가치관에 표현이며 실천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으며, 조 교수는 “항상 ‘착한 소비’를 하면 살 수 없지만, 그 쪽으로 한발씩을 옮겨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네티즌 ‘myplaydog’(닉네임)는 “(조 교수 글에) 속이 다 시원하다. (신세계) 부회장인 만큼 트위터라 할지라도 조심해야 하는데 오히려 서민의 힘으로 먹고사는 신세계가 조소를 표하는 글을 올리다니 유감스럽다. 그동안 이마트에 간 걸 조금이나마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으며 조 교수는 “정 부회장이 비판하는 네티즌을 놀리지만 않았더라도, 저는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마트 피자’ 논란과 관련해, 정 부회장은 지난 14일 트위터  “서민들이 저렴하게 드실 수 있는 맛있는 피자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번 드셔보시고 말씀해주세요”라며 “요즘 마트에 가시면 떡볶이, 오뎅, 국수, 튀김 등 안파는 게 없죠. 근데 특히 피자가 문제인가요”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논쟁은 생활과 밀접한 소재이면서도, 강자 승리와 시장 독식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시장중심주의와 대기업 중심 자본주의에 대한 태도를 둘러싸고 대표적인 지식인과 다양한 견해를 가진 일반 네티즌들 사이에 진행되는 보기 드문 논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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