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문회가 걱정된다"
        2010년 09월 28일 06: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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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낙마 이후 ‘신중’을 기해 선택한 김황식 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늘부터 시작된다. 낙마한 김태호가 ‘도덕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만큼 이번 총리 내정에는 도덕성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 되었다는게 청와대 측 설명이지만 최근 불거진 일련의 의혹들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김태호 청문회의 힘

    이미 청문회에 앞서 후보자의 병역문제와 재산형성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후보자의 누나가 총장으로 있는 동신대 국고지원 특혜 의혹, 8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구입 배경 의혹 등 이미 제기된 의혹만 입증되도 또 한 번의 도덕성 타격은 불가피하다. 그런데 다만 걱정거리가 있다면 이를 입증하고 검증해야 할 청문회다.

    지난달 24일 열린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는 바로 청문회의 위력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박연차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 김 내정자의 몇 차례의 거짓말은 그 즉시 들통이 났고 “박연차를 알지 못한다”던 김 총리 내정자는 의원들의 계속된 추궁에 손을 들었다. 

       
      ▲ 김태호 총리내정자 인사청문회 (사진=민주노동당)

    여러 의원들이 활약했지만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강 의원은 총리 내정자가 경남도지사 시절 도청 직원을 사적 업무에 이용하고 관용차도 사적 용도에 사용한 기록을 찾아 폭로했으며 김태호 총리 내정자는 자신의 잘못을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젊고 능력있는 도백”이 “구태에 물든 구시대 정치인”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는 공직후보자를 가려내기 위해 청문회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에는 아쉽게도 진보정당이 빠졌다. 앞서의 걱정거리는 바로 이를 말한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 민주노동당이 일찌감치 이정희 당 대표를 ‘선수’로 출격시켰던 점에 비춰보면 더욱 아쉽다.

    김황식 청문회의 허

    그런데 과연 ‘아쉬움’으로 그칠만한 일인지는 의문이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의도적 배제”가 아니냐는 의혹이 몇 차례 제기됐다. 배제의 주체는 물론 원내 교섭단체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다. 한나라당이야 그렇다 쳐도 민주당이 왜? 그것은 조금 거슬러 올라가 김황식 후보자가 낙점되었을 때의 상황을 돌아보면 실마리를 감지할 수 있다.

    당시 민주당은 “그간 이명박 정부 인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지역 편중인사·지역 간 불균형인사 해소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공식논평을 발표했다. 민주당 이곳저곳에서 “이번 김황식 총리가 호남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에는 무난하게 통과시켜야 한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여기에 비판여론이 가해지자 민주당은 그제서야 연일 “강공”을 경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총리 인사청문 위원 구성은 모두 마친 상태였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당시 “아무런 통보도 없이 민주노동당, 특히 이정희 대표를 배제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청문위원은)통상 비교섭단체의 의견을 들어 교섭단체간 합의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민주노동당 배제는 의도적인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뿐이 아니다. 민주노동당 측에 따르면 올 2월 사법제도개혁 특위 구성 당시에도 민주노동당은 이정희 당 대표를 내세워 참여의사를 밝혔음에도 배제된 바 있다. 18대 뿐 아니라 17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례는 더욱 많아진다. 모두 원내 교섭단체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물론 ‘우군’ 민주당에서는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한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20일 “비교섭단체의 모든 위원 선정은 국회의장실에서 순번에 따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이 들어오는 것이 오히려 민주당에 좋은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이번 청문회에서는 진보정당 소속 의원을 볼 수 없다. 이미 김황식 총리를 둘러싸고 몇 가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번 청문회에서 확실하게 국민적 의혹이 청산되기를 바라지만 총리 내정 하루 전인 16일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이재오 특임장관은 만찬을 열었고 청와대와 사전조율 얘기도 많이 나왔다. 김황식보다 민주당 태도에 관심이 모아지는 청문회가 되는 건 아닌지, 이래저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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