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변사태 가능성 vs 체제안정 효과
        2010년 09월 28일 12: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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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새벽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으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수여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가시화된 ‘북한의 3대 세습’는 국내외 언론에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세습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로서 비정상적 상황"

    남한 내 각계의 대북 문제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통해, 3대 세습에 대한 평가와 을 놓고 격변기까지 예상되는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우선 북한에서 권력의 ‘3대 세습’이 이루어진데 대해서는 비판적 견해가 많았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발표에 대해 “북한이 공식적으로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상황에서, ‘인민군 대장’이라는 자리는 선군정치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측면이 있는 등 상정적인 의미가 크다”며 이것이 사실상 ‘3대 세습’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장석준 상상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하나의 국가로서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으며, 구갑우 교수는 “김정은이 실질적 지도자든 상징적 지도자든, 북한 내부적으로 김 씨 가문을 벗어난 다른 지도자를 선택하기 힘든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3대 세습’후 이어질 북한의 내부 정세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다소 엇갈리는 대목도 나왔다. 

    과도기 체제에서 젊고 경험이 부족한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는 자칫 북한 내부의 정치적 격변을 불러일으켜 북한의 체제가 혼란에 빠질 수 있으며, 이 경우 한반도 평화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후계 구도 확립은 북한 체제의 급변사태를 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왔다. 

    "집단지도체제로 가는 과도기"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예상대로 북한의 ‘3대 세습’이 이뤄졌지만 김정은은 아직 경험도 없고 나이도 어리다”며 “결국 북한사회가 붕괴될 수도 있고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 등 내부적으로 권력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의 급변사태 논의가 제기되면 남북관계는 당분간 좋지 않은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장석준 실장도 “과거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김정일에게 부여된 일정한 견습기간이 있었다”며 “김정은으로 권력이 넘어가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내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체제 자체가 21세기에 역행하는 것으로 체제 존속 자체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의 권력 승계가 오히려 불안한 북한의 국내정세를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구갑우 교수는 “김정일이 권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그 후계자가 다시 권력을 장악하는 것은 북한체제의 안정성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혼란과 급변사태를 막는 요인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장석준 실장 역시 김정은 체제가 김정은 개인의 역량으로 이끌어 가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번 권력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오히려 북한이 집단지도체제로 나아가는 일종의 과도기 정치의 의미이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실장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김정은 체제가 하루 빨리 안정화되어야 한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서는 “너무 객관적이지 못한 것”이라며 “한반도 정세에 대한 걱정은 이해가 가나 비정상적인 김정은 체제가 안정화될 수 있다는 바램 자체가 지나친 선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보다는 실질적인 집단지도체제의 안정화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열쇠는 한국이 갖고 있다"

    구갑우 교수는 향후 한반도 정세와 관련, “남북관계의 열쇠는 한국이 지고 있다”며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남북관계가 좌지우지될 것으로, 북한체제가 어떻게 되는지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강정구 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추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평가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취재에 응한 이의엽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과 최규엽 새세상연구소장은 오전에 나온 기사를 미쳐 보지 못했다며 “기사를 본 후 입장을 정리해서 말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2시 30분 추가 내용)

    최 소장은 같은 날  오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김정은에 대한 정확한 정보 등 북쪽 상황에 대한 팩트가 분명하지 않는데다가, 북한에서는 차수와 원수 계급이 있는 상태에서 대장이란 계급의 중요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이번 인사가 김정은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후계자로 단정지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정도의 팩트로 다소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 조선노동당의 당 대회를 지켜본 뒤 판단하는게 좋을 것”이라며 “새세상연구소에서도 당 대회 이후 토론회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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