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학생인권조례' 무력화
    By mywank
        2010년 09월 27일 06: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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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최근 몇몇 시도교육청과 시민단체에서 추진하는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는 상위법(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의 개정안은 학생인권 문제를 학칙으로 제한하는 권한을 일선 학교장에게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학교장이 학생인권 학칙으로 제한

    결국 내년 1학기부터 경기도에서 △체벌 금지 △강제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금지 △두발·복장 개성 존중 및 두발 길이 규제 금지 조항을 담은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서울, 전북, 강원, 광주, 경남(시민단체차원 추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조례 제정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일선 학교장들이 상위법을 근거로 학생인권조례를 따르지 않을 경우 정부와 시도 교육청 그리고 일선 학교 사이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곽노현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자문위원장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게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최종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교육청)

    현재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경기도 경우, 모든 국공립·사립학교는 학생인권조례를 지켜야 하며, 이를 위반한 학교장은 ‘교육감 지시 불이행’으로 경기도 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의 징계를 받게 된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위해, 교과부 산하 교육개발연구원 용역으로 진행된 강인수 수원대 부총장의 정책연구 결과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부분은 현행 법률에 △학생의 권리행사는 학교의 교육목적과 배치돼서는 안 된다(제18조의5①) △학교의 장은 교육활동을 보장하고, 질서를 유지하며 타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의 권리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제18조의5②)는 내용의 조항을 신설하는 점이다.

    나형균 교과부 학생생활문화팀 연구사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정책연구 결과를 참고해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대한 올해 안에 법률이 개정돼야 한다.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면 일선 학교에서 혼란이 일어날 수 있기에, 정부 차원에서 법에 담을 수 있는 것들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 "인권조례 시행되면 학교 혼란"

    이에 대해 교육·시민단체들은 ‘학생인권조례 무력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운동 서울본부’(서울본부)는 27일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다고 해도 초중등교육법은 개정될 필요가 있다. 학생인권을 법률을 통해 좀 더 명확히 보장하는 것은 조례의 위상을 강화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현재 교과부가 추진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은 개선이 아닌 ‘개악이다. 그 의도가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본부는 또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체벌이 일부 허용되고, 학생의 두발이나 표현의 자유 등을 학칙을 통해 제한할 수 있는 막대한 권력을 학교의 장에게 허용할 경우, 학교의 장이 (상위법인) 초·중등교육법을 근거로 조례를 거부하는 조직적 흐름이 형성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되는 초·중등교육법 제18조5 조항 신설과 관련해, 서울본부는 “학교의 교육 목적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잣대로 학생의 인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할 길을 열어뒀다”며 “교육활동 보장, 질서 유지 등은 그동안 학교가 학생의 인권을 제한해온 주된 근거였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민주노총 서울지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서울지역 30여개 교육·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서울본부는 오는 27일 오전 11시 30분 교과부 앞에서 초·중등교육법 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법률 개정 중단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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