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 소기업의 착한 성공이야기
    By 나난
        2010년 09월 24일 10: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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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사람들이 경제의 주인이 되는 방법은 작은 생산 공동체가 옆으로 옆으로 퍼지는 것이다.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며 지역과 마을 공동체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려는 대안 기업, 지역 소기업, 사회적 기업을 키워내는 것이 희망제작소의 소기업발전소에서 하려는 일이다.

    소기업발전소의 지원을 받아 정직한 성공을 일구어가는 희망소기업 열여덟 곳을 취재해 담은 책이 나왔다. 시대의 창의 『작은 기업이 세상을 바꾼다』(저자 노준형, 14,500원)가 바로 그것. 이 책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주체가 되는 작은 생산 공동체, 작은 기업이 경제를 훨씬 풍요롭게 사회를 아름답게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기업을 우리 모두 함께 지켜보고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 책 표지.

    소기업발전소의 김혜준 집행위원(창조산업연구원 대표)은 추천의 글에서 “이 책은 바로 노준형이라는 성실한 참여 관찰자와 대표적인 희망소기업 열여덟 곳 사이에서 벌어진, 사회적 연대 경제와 공동체 의식에 관한, 따뜻한 정이 담긴 소통의 기록”이라 말한다.

    아울러 “크고 넓은 곳에서 파는 때깔 좋은 것이 최고라고, 끊임없이 우리를 세뇌하는 매스미디어의 강력한 자기장 안에서 공정한 경쟁과 진정한 소통이라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데, 이런 “매스미디어의 일방적인 흐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착한 전문가 노준형의 희망소기업 탐방기”는 “정의로운 사회, 적정한 수준의 정치사회와 사회체계 유지를 저해하는 불리한 여건 아래 살고 있는 국민들을 도와줄 의무”(존 롤스John Rawls)를 따르는, “정의로움에서 비롯된 행동하는 양심의 기록물”이라고 평했다.

    이 책에 실린 희망소기업 열여덟 곳 중에 사연 없는 곳은 하나도 없다. 350년 세월로 종가의 간장을 달려내는 보성 선씨 종가, 세월과 손으로 우리 술을 빚어내는 세왕주조, 토종벌 비법을 전파하는 청토청꿀, 100퍼센트 순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료만을 가지고 친환경 된장, 고추장, 두부, 콩나물을 만드는 한솔영농조합,

    영화 「식객: 김치전쟁」에서 재현된 바 있는 태안자염 갯벌 흙을 해풍으로 말린 뒤 바닷물을 다시 부어 가마솥에서 장작불로 끓여 만드는 전통 소금)을 복원한 소금굽는사람들 등 전통을 이으며 자연과 시간과 땀으로 명품을 만들어내는 ‘작은 명가들’이 있다.

    세왕주조 송향미 이사는 남편의 사업이 실패해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어 시댁이 대대로 운영해 오던 집안의 양조장을 이어받으려고 귀향했더니, 전통주 시장이 줄어들어 기존의 거래처 지키기도 버거웠고, 양조장을 오랜 세월 지켜온 최고의 전문가인 직원들은 선뜻 마음을 내주지 않았다.

    남편 이규행 대표는 10년 동안 날마다 연구에 매달렸고, 그러는 동안 세왕주조의 술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허영만의 만화 《식객》 100회에서 소재로 다루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감자로 화장품을 만든 (주)감자, 연잎과 연꽃으로 차와 술을 만들고 야생화로 향수를 만드는 영농조합법인 꽃빛향,

    씨 없는 청도반시로 얼린 홍시 감말랭이, 와인, 감잎차 등을 만든 농업회사법인 감이랑, 농촌 체험 특성화마을 부래미, 땅끝마을 해남의 고구마 농가들이 힘을 합친 새순영농조합 등은 지역 주민들이 생산 공동체를 이루어 농민과 도시민이 공존해 살아가는 길을 열고 있다.

    또 새터민들이 함께 세운 회사로서 천연 원료로 느릅냉면과 느릅찐빵을 만드는 미소누리, 교통사고를 당한 아내의 재활을 위해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하는 자전거를 개발한 최진만 대표의 스카이휠, 인쇄용 한지를 만드는 미래영상, 순수 토종 매실을 재배하는 농가와 손잡고 가공식품을 만드는 송광매원 등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네팔, 인도, 방글라데시, 라오스에서 의류나 도자기 등 수공예품을 수입하는 공정무역가게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서울대 근처 녹두거리에서 20년을 지켜온 인문사회과학 사랑방 ‘그날이 오면’, 연해주 고려인들의 자활을 돕는 동북아공동체 바리의꿈, 할머니들이 사랑을 담아 구워내는 서라벌찰보리빵은 정치적․경제적 약자들의 권리를 지키고 세상의 작은 변화를 도모하는 대안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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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노준형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취재기자를 꿈꾸며 몇 차례 언론사에 취직했지만, 들어간 곳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가 문을 닫아 이제는 마음을 다잡고 밥벌이에 충실히 하고 있다. 현재 종합홍보컨설팅 기업인 ㈜커뮤니케이션스플러스에서 홍보팀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군의문사 유족들은 말한다』(공저)와 『노동자 장진수 삶의 기록』(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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