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구청장, 공무원 '중징계' 요청
        2010년 09월 24일 02: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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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소속 조택상 인천 동구청장이 공무원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공무원에게 중징계를 요청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공무원은 민주노동당과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미 ‘훈계’의 경징계를 받은 바 있은 바 있어 일사부재리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천시로 공 넘겨

       
      ▲ 조택상 인천 동구청장 취임식 장면 (사진=인천 동구청)

    인천 동구청은 지난 9월 10일 인천광역시청에 소속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기소 유예 처분한 공무원 A씨를 중징계하라는 공문을 제출했다. 중징계는 파면 또는 해임에 해당하며 동구청의 요청을 받은 인천시청은 오는 10월 10일까지 인사위원회를 열고 해당 공무원에 대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공무원노조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노동당 소속 구청장이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와 관련이 되어있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중징계를 요청한 것으로, 지속적으로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과 하위직 공무원들의 정치적 자유를 요구해 온 민주노동당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이에 대해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현재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고만 말했다.

    동구의 한 관계자는 “현 구청장이 지난 8월 경징계를 통해 이미 처분을 내렸었다”며 “이에 따르면 일사부재리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지만, 행정안전부에서 징계를 내리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다시 중징계를 요구하는 공문을 인천시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공문)앞 부분에는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그 뒤에는 이미 한 번 징계 처리를 했다는 사실만 덧붙였으나, 이후 공무원 노조의 항의가 있자 다시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선처를 바란다는 식의 공문을 새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징계 당사자)본인은 공문철회를 주장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공문을 철회하기는 어려워서)정상 참작을 요청하는 ‘참조’ 형태로 공문을 다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청 "정상참작 요청" vs 노조 "변명 공문"

    권정달 동구 비서실장은 “중징계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미 경징계로 끝난 것인 만큼 일사부재리 원칙으로 다시 중징계를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다시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징계 요청 공문’을 취소하지는 않은 상태다.

    권 비서실장은 “공문의 자체 형식적으로 따지자면 중징계 의견은 맞으나, 그렇게 올려져야 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해당 공무원과 감사팀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며, 행안부의 압력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해 바로 2차 공문을 통해 중징계 사안이 아니라고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측은 구청의 이 같은 행동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무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중징계를 올렸다는 것 자체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게다가 똑같은 사안에 이미 훈계라는 징계를 내린 데다가 공무원 징계 요건에 따라 시효도 만료된 사건을 다시 꺼내 중징계를 요청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른 구청장들이라 할지라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적어도 이 사안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민주노동당 소속 구청장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공문 취소를 요청했지만 재차 공문을 보낸 것도 변명 공문에 불과해 아쉽다"고 말했다.

    문성진 진보신당 동구의원은 “냉정하게 따지면 구에서 잘못한 것으로 본다”며 “일사부재리와 시효 만료 등 중징계를 피해갈 수 있는 부분이 있었고, 민주당의 다른 구청장들로 하여금 이와 유사한 사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었는데, 행안부 지침을 전면 거스르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겠지만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3년 구 민주노동당 단체장이었던 이갑용 전 울산 동구청장과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은 전국 공무원노조 총파업 참여 공무원들에 대한 울산광역시의 징계 요청을 거부하다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고 구청장 직위가 정지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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