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가 아니라 문화로 보라”
        2010년 09월 18일 03:26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책 표지 

    10대의 몸을 소비하면서도 이 사회는 10대의 섹슈얼리티에 유난이 엄격하다. 매일같이 소녀그룹의 반라의 춤사위를 보며 침을 흘리다가도 10대가 그들의 몸을 상품화 시키거나 혹은 10대 간 섹스는 ‘문제’라 규정하며 용납의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대한민국 사회의 이중적 태도로 인해 10대가 성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 매우 폭력적이게 된 최근의 상황을 살펴보면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10대의 섹슈얼리티를 ‘문제’라고 규정하고 접근하기 보다는 일단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해 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유쾌한 섹슈얼리티 인권센터 기획, 동녘, 13,000원)은 다이어트, 성형, 화장, 야동, 알바, 술, 담배, 연애, 섹스에서 동성애, 10대 걸그룹의 성상품화, 신자유주의, 탈북 10대의 젠더까지 10대의 성을 ‘문제’가 아닌 ‘문화’로 바라본다.

    폭력과 위험 그리고 즐거움

    이 책은 이중적인 사회에 둘러싸인 10대 여성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소비자본주의와 대중매체가 만들어내는 10대의 성상품화, 외모 지상주의, 디지털 모바일 환경, 10대 성매매, 10대 동성애와 같은 주제 등을 통해 이야기한다.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말하고 즐기는 10대와 그것을 금기시하는 어른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바라보면서 필자들은 “10대와 소통하려면 10대의 성을 ‘문제’로 바라보지 말고, 그들이 서 있는 위치에서 ‘문화’로 보라”고 말한다. 10대들의 욕망이 무엇인지, 그들에게 가해지는 욕망의 억압 기제들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자고 제안한다.

    10대들은 섹슈얼리티에 대해 어른들과 말을 섞으려고 하지 않으며 이는 어른들의 ‘안 돼’나 ‘기다려’ 등의 말에 기인한다. 결국 10대와 소통하지 못하는 어른들은 갈수록 10대를 더 대하기 어려워지고 10대는 어른이 하지 말라는 일을 하기 때문에 영원히 어른과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10대 뿐 아니라 어른들을 대상으로도 기획되었다. 10대들이 어른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위해 이 책의 저자들은 10대들의 섹슈얼리티 경험을 가시화하기 10대들을 만날 수 있는 어디든지 가까이 가서 그들이 고민하고 있는 친구, 외모, 섹스 문제 등에 대해 들어본다.

    아울러 폭력 피해 경험부터 어른들 몰래 하는 섹스의 짜릿한 경험까지, 폭력과 위험 그리고 즐거움을 넘나들면서 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으려고 한 필자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10대들이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성을 누리는 성적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고, 10대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 * *

    저자소개

    기획 –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유섹인)

    기존 가정/성폭력, 성매매 피해 상담 및 피해자 지원 단체 그리고 성교육 단체 등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하지 못했던 섹슈얼리티 이슈를 한국사회 시민들의 일상 문제로 연결시키고자 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연구, 교육, 상담은 유쾌한 공간과 연대를 모색할 수 있으며 한국사회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틀이 된다. 여러 활동가들과 여성학, 종교학, 영화학, 교육학, 심리학, 인문학, 법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엮은이 – 변혜정

    유섹인 대표이며, 서강대학교 성평등상담실 상담교수 및 정부 부처, 민간 기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섹슈얼리티와 젠더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대학생, 사회·교육 단체 실무자, 공무원 및 청소년이나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강의한다. 이 과정에서 만난 시민 단체 활동가들과 상담을 통해 알게 된 많은 사람들과 유섹인에서 교류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연구소장,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를 지냈다.

    글쓴이

    변혜정(서강대학교 성평등상담실 상담교수) / 김예란(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부교수) / 나임윤경(연세대학교 대학원 문화학협동과정 부교수) / 서정애(인구보건복지협회 인구보건개발원 조사연구실장) / 김주희(서울시립대학교 강사) / 민가영(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HK 연구교수) / 한채윤(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 / 권김현영(국민대학교 강사) / 이슬기(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연구원) / 손희정(중앙대학교 강사) / 소윤(상담활동가)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