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은 강 살리기" vs "강 죽이기"
    By mywank
        2010년 09월 16일 08: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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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정부, 여·야당, 시민단체 측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토론회가 16일 열렸다. 참석자들은 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화쟁위)가 제안한 ‘국민적 논의기구’ 구성에 원칙적으로 공감했지만, 정부와 여당 측은 ‘공사 중단’이 전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다는 등 의견차를 보였다.

    화쟁위 주최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4대강 화쟁토론회’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발생되고 있는 갈등 해소를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장관 떠나고 열린 4대강 토론회

    정부 측에서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심명필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 여당에서는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야당에서는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 시민단체에서는 박진섭 ‘4대강 사업 저지 범대위’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한편 정종환 장관은 일정을 이유로 인사말만 한 채, 심명필 본부장에게 대신 마이크를 넘기고 10여 분만에 자리를 떠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정종환 장관이 방청객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국민적 논의기구 구성과 관련해, 원희룡 사무총장은 “물론 국민적 논의기구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4대강 공사 중단을 전제로 하면 곤란하다”며 “지금 시점에서 공사 중단이 전제된다면 논의는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하지만 이런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있으면 (국민적 논의기구 구성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명필 본부장은 “저희들은 얼마든지 국민들과 소통하고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어느 정도 건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이 이야기돼야 한다”며 “4대강 사업이 진전을 보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사업을 제대로 마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종환 장관도 “문제가 해결만 될 수 있으면 이를 마다할 의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국민적 논의기구’ 구성 첨예한 공방

    반면 이미경 사무총장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민적 논의기구 구성은 당연히 필요하다. 논의의 장을 만들어 이를 국민들에게 생중계한 뒤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쟁점 사안에 대해 양측이 토론을 거듭한다면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섭 집행위원장은 “반대 측에서 4대강 공사에 문제 있다고 주장하면, 정부 여당은 일단 공사를 보류하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대화로 입증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공사를 계속 하겠다는 것은 대화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냐. 대화로도 안 된다면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조계사에서 열린 ‘4대강 화쟁토론회’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이 밖에 이날 토론회에서 정부와 여당 측은 “4대강이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홍수 예방 △수질 개선 △물 부족 해결 등을 위해 4대강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야당과 시민단체 측은 "정부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정부여당 "홍수 피해, 수질 오염 심각" 

    정종환 장관은 인사말에서 “우리의 4대강은 훼손되었다. 퇴적물이 쌓이면서 강바닥이 높아지고 홍수가 나면 제방을 높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오염된 강의 생명이 죽어갔고 홍수와 가뭄의 피해도 증가되었다. 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이 4대강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심명필 본부장은 “우리의 강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다. 죽어가고 오염된 4대강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사업에 나선 것”이라며 “강에 물이 넘치면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위협이 된다. 국가는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4대강 사업은 또 수자원을 확보하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의원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강은 홍수기와 갈수기의 경계가 극단으로 갈렸다. 그 결과 갈수기에는 건천이 되고 홍수기에는 강물이 재방 위로 넘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며 “이로 인해 매년 재해 복구비는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자들(사진=손기영 기자) 

    반면 이미경 사무총장은 “정부는 4대강의 수질이 악화됐고, 홍수 위험과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4대강 (본류)에서 이런 현상은 거의 발생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보 건설과 준설로 4대강의 수질을 악화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는 4대강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하천)통계를 함께 쓰고 있다”며 “정부는 홍수, 수질 오염, 물 부족을 부각시키면서 4대강에 관련된 사실을 왜곡시키고 있다. 결국 4대강 사업의 애초 목표는 한반도 대운하와 같이 4대강 유역 개발사업을 염두한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야당-시민단체 "대운하와 사업 목표 같아"

    박진섭 집행위원장은 “4대강 사업에 22조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국민 1인당 50~6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다. 이런 사업을 추진하려면 국민적인 동의가 있어야 하고, 납득할만한 사실을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부는 반대 의견이 있으면 대화하는 것조차 싫어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 시작부터 80석 규모의 행사장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으며, 방청객들은 정부와 여당 측 관계자를 상대로 “국민적인 합의를 거치지 않으면 다음 정부에서도 반복될 것이다”, “4대강 본류보다 지천을 정비하는 게 우선이다” 등의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립적인 이론들을 조화시키려는 불교사상인 원효 스님의 ‘화쟁(和諍)’을 추구하는 화쟁위(위원장 도법 스님)는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사회 갈등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에 따른 갈등 등의 해결을 위해 지난 6월 구성되었으며, 첫 사업으로 이날 ‘4대강 화쟁토론회’를 주최했다. 화쟁위는 앞으로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민적 논의기구’ 구성을 위해 종단 차원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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