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의 붕괴', 그 원인과 대안은?
        2010년 09월 10일 06: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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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지 『역사비평』이 2010년 가을호(92호, 역사문제연구소, 역사비평사, 13,000원)를 발간했다. 이번 92호에는 ‘대학의 붕괴’를 특집으로 다루고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기획논문을 싦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남아공 월드컵에서 흑인노동자와 민중의 실태를 다루기도 했다.

       
      ▲책 표지 

    ‘대학의 붕괴’ 특집은 지난 3월 김예슬 학생이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란 제목의 대학거부선언을 하면서 대학교육에 파문을 일으킨 이후 대학의 문제점, 특히 급속한 기업화, 서열화에 대해 다룬다.

    특히 대기업이 재단으로 있는 대학에서는 학과의 구조조정에 따라 인문학이 실종되는 상황이며, 비정규직 교수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92호에서는 대학의 붕괴를 크게 일곱 가지로 나눠 살펴보고, 그 해결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성찰해보았다.

    고부응 중앙대 교수는 “자율적 학문공동체로서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대학들은 미국대학을 모델로 삼고 있다”며 “한국대학이 사립대학으로 출발했기에 처음부터 기업화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어 “대학은 민족국가가 구현할 이상을 찾는 지적 탐구의 장”이고 “국가는 대학의 지적 탐구 결과를 수행하는 구현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오늘날 대학이 진리 탐구의 전당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로지 기업을 위한 인적자원의 공급 역할만 하고 있다”며 “그런데 지금은 인적자원의 공급처 역할에도 실패하는 이중의 실패를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이어 “대학의 현실에 대한 정직한 성찰과 가치를 중심으로 대학이 혁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성윤 비정규교수노조 성균관대 분회장은 “시간강사와 비정규직 교수의 열악한 상황을 서술”하며 “대학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이 철폐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시간강사들이 대학의 당당한 주체로 서야 하고, 대학의 공공성을 높이며, 학문공동체를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김성윤 중앙대 강사는 대학생 문화를 파고들며 “오늘의 대학생문화에는 자기만족적이고 경제적인 것이 지배하는 패턴과 성찰적이고 사회적인 것이 대응하는 패턴이 뒤섞여 있다”고 본다. 그는 “더 보편적이고 실재적인 논점들을 끌어와 대학생들의 문제가 결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진상 경상대 교수는 “한국대학의 서열 고착화”를 지적하며 “대학서열체제는 대학의 정상적인 학문과 교육의 발전을 저해하고, 무한 입시경쟁으로 초·중등교육을 황폐화시키며, 지역불균형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종국 경상대 교수는 “학문의 수도권 집중과 지방대학의 황폐화”에 대해 썼다. 그는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방대학의 미충원과 중도이탈, 지방의 우수 인재 유출로 인한 지역경제력 유출, 취업차별에 따른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의 양극화,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적 연구 환경, 지방대학 학문공동체 공동화로 결국 지방대학의 황폐화를 초래했다”고 말한다.

    천정환 성균관대 교수는 “‘대학평가’로 표현되는 서열경쟁과 국가의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한 논문의 양(편수)이 연구자 사회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와 습속이 되었다”며 “양의 중심이 아닌 대학 구성원 스스로 민주적 통제와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국 대학과 고등교육의 모순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당장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밖에 이번 92호에는 이승렬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의 “강제병합과 100년 성장의 공공성”에 대한 논문과 백낙청 서울대 교수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과 한반도”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국학자 홍기문 연구와 1920년 대정친목회의 조선일보 창간과 운영에 대한 논단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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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문제연구소

    역사의 여러 문제들을 공동 연구하고 그 성과를 일반에 보급함으로써 역사발전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목적으로 1986년 설립된 민간 연구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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