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들 ‘학생인권조례’ 독자 추진
    By mywank
        2010년 09월 09일 06: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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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서울지부,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민주노총 서울지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서울지역 3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과 별도로, 주민발의를 통해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7월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서울본부)를 출범시킨 이들 단체들은 9월 말 혹은 10월 초에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서울학생인권조례안 작성을 위한 100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10월 중순까지 시민공청회를 거쳐 서울학생인권조례 최종안(주민발의안) 마련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 곽노현 교육감과 따로따로?

    서울본부는 주민발의를 위해 필요한 서울시민 8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내년 2월경 서울시의회에 서울학생인권조례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서울본부는 이번 조례안에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최종안에서는 빠진 ‘집회의 자유 보장’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후보 시절 학생들과 만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사진=손기영 기자)

    이처럼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독자적인’ 행보에 나선 데에는,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신중한 태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은 지난해 12월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초안을 마련했지만, 초안에 포함된 ‘집회의 자유’(수업시간외 평화로운 집회 보장) 조항에 대한 논란이 일자, 지난 2월 이 조항이 빠진 최종안을 선택한 바 있다. 당시 일각에서는 쟁점 사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도교육청이 반대 여론에 떠밀려 최종안을 확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집회의 자유, 교육청 ‘신중 모드’ 영향준 듯 

    또 곽노현 교육감 측은 취임 직전인 지난 6월 30일 발표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취임준비위원회 보고서’에서 밝힌 추진 계획과는 달리, 당초 지난 8월까지 완료하기로 한 ‘학생인권조례제정자문위원회’를 현재까지 구성조차 하지 못한 상태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학생인권 문제와 관련해, 비교적 반발이 적은 ‘체벌 금지’ 문제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곽 교육감은 지난 7월 8일 서울시교육위원회 교육감 주요시책 업무 보고에서 “학생인권조례에 일반 시민과 학부모들의 우려가 있다. 적절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며 일보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논란이 되는 ‘집회의 자유’ 조항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면 거기에 맡기는 것이지, 내 뜻대로 하려면 왜 자문위를 구성하는가”라며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결국 시민사회단체들의 서울학생인권조례 추진은 서울시교육청의 행동을 이끌어 내는 ‘압박 효과’뿐만 아니라, ‘집회의 자유’ 조항 등 쟁점 사안에 대한 공론화를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도학생인권조례자문위원을 맡았던 배경내 서울본부 집행위원장은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과정의 경험을 봤을 때,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보수진영이 학생인권조례를 진보교육감에 대한 ‘공격의 소재’로 삼고 있어,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내용도 기대하는 수준에 걸맞게 만들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쟁점사안 사회적 합의 이끌 수 있을 것"

    그는 “경기도학생인권조례의 경우 학생, 학무모, 교사들의 의견 수렴을 했지만, 초안에 담긴 ‘집회의 자유’ 조항이 쟁점으로 불거진 뒤 최종안이 확정될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해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민사회 차원에서 주민발의를 통해 조례 제정을 추진하면, 쟁점 사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시교육청은 체벌 금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이 문제가 정착된 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며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 주민발의 운동이 본격화되고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된다면, 시교육청의 움직임도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 황재인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생활지도담당관은 "체벌 금지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서울학생인권조례 문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민사회단체의 주민발의와 상관 없이 서울시교육청 계획대로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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