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률 더 느는데, 점검 더 허술하게
By 나난
    2010년 09월 02일 03: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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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잦은 고장과 사고가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철도공사(사장 음성직)가 전동차 개발사업 등 실적쌓기를 위한 신규 사업에 인력과 예산을 집중하면서, 시민 안전과 직결된 점검 작업은 현재보다 더 허술하게 하는 방침을 밝혀 비판을 받고 있다.

‘철도․지하철 안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노동 네트워크’(네트워크)는 2일 “전동차 점검체계 변경, 인력 신사업 배치 등으로 인해 시민안전 상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공사의 현 정책 기조와의 철회와 보완조치”를 촉구했다. 

입출고 점검 안받는 차량 늘어나

네트워크가 공사의 내부 전동차정보시스템 자료 및 직원들의 제보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의 전동차 각종 검사주기가 연장됐으며, 특히 전동차 경우 3일마다 345개 항목을 점검하던 것을 392개 항목으로 늘리면서 검사 주기를 7일로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개월마다 실시하던 경정비 검사에 대해서도 교환과 측정 부분은 4개월 주기로, 기능검사는 6개월 또는 12개월 주기로 연장했다. 이에 대해 네트워크는 “시민안전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며 “더 큰 문제는 점검 주기 연장 등의 중요한 사항이 실제 현장에서 점검과 정비를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나 차량기지가 아닌 시내 중심부 본선(예컨대, 사당역)에서 운행을 시작하는 ‘주박’의 경우 1일 평균 34회에서 최근 60여 회로 확대됨에 따라, 입출고 점검을 받지 않고 운행하는 전동차가 늘어나 문제시 되고 있다. 전동차 각종 기기의 피로누적에 따른 예방점검 및 조치가 소홀해져 전동차 안전운행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공사가 주박을 확대한 것은 정비 인력을 줄여 공사 사장과 경영진의 실적 쌓기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전동차 개발사업 등 신사업에 인력을 확대 배치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자료=철도․지하철 안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노동 네트워크

또 네트워크는 “전동차 검사체계는 제작사의 추천 검사방법과 서울시 건설본부 및 도시철도공사의 전문인력의 정비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설계되어 있다”며 “하지만 음성식 사장 부임 이후 전국의 궤도사업장에 유례없는 일방적 검사체계 변경이 두 차례에 시행됐다”고 말했다.

위험한 검사체계 일방적 변경

이어 네트워크는 “전동차 검사주기 변경은 차량 노후화에 따라 신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전동차가 제작될 경우에 한해서 연장되는 것이 관행”이라며 “하지만 인력과 예산을 줄이기 위해 무분별하게 시행됨으로써 결국은 시민의 안전에 대한 위험으로 이어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8월 현재 전동차 100회 운행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고장의 비율은 42.6%다. 중대한 고장으로 열차가 운용변경 되는 회수도 2007년 일 평균 1.26건에서 현재 1.45건으로 상승했고, 차량 수리를 위해 출동하는 횟수도 2008년 일 평균 25.2건에서 38건으로 급증했다.

실제로, 지난 7월 12일 논현역에서 출발한 7호선 전동차의 경우 주공기압축기와 CMG(압력스위치)간 연결호스(객실의자 밑)가 분리되면서 일부 승객이 비상통화장치를 작동해 대피한 바 있다. 네트워크는 “주박 확대 및 전동차 검사체계 변경 후 발생한 고장 사례”라며 “사전예방점검 차원의 운행점검을 실시했다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고 말했다.

특히 네트워크는 도시철도공사에서 1인 승무를 시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열차 고장 발생시 기관사 한명이 관제(사령)에 보고하고, 안내방송 및 고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도시철도공사 기관사들은 수동운전은 물론 칭찬 민원 실적 강요로 인해 환승역 등에서는 직접 안내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스크린도어와 출입문의 정상작동 여부도 기관사가 모두 확인해야 한다. 이에 최근에는 스크린도어나 출입문의 정상작동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출발하는 사고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네트워크는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도시철도공사는 각종 신사업을 추진하며 점검인력 등을 신규 사업에 배치하며 시민안전 및 서비스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공사에 전동차 안전점검체계 변경과 보완조치, 인력투입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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