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는 이라크전, 7년5개월 만의 종료
    2010년 09월 02일 09:0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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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군의 이라크전 전투임무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TV로 생중계된 백악관 오벌오피스 연설에서 “미국과 이라크 역사의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책임을 다했다. 오늘 ‘이라크의 자유 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은 종료됐고, 미군의 전투임무는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의 미래를 이라크 국민의 손에 넘겨주기까지 우리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고 이젠 페이지를 넘겨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개전 7년5개월 만이다.

이라크전 종료에 대한 우리 언론 보도는 언론사에 따라 다른 지점을 쟁점으로 보도했다. 한겨레는 “‘유일 파워’ 미국의 힘을 과시하며 ‘명분 없는 전쟁’을 밀어붙여온 데 대한 미국의 뉘우침은 찾기 힘들었다”고 평가하며 이라크전 자체에 대해 비판했다. 중앙과 국민도 ‘명분 없는 전쟁’을 비판했다.

이라크전 종료를 다룬 이날 조선일보 1면 기사 제목은 <‘부시의 전쟁’ 끝낸 오바마/‘부시의 헌신’을 평가하다>다. “누구도 부시 대통령의 우리 군에 대한 지원과 그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안보에 대한 헌신을 의심할 수는 없습니다.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애국자들이 있고, 이를 반대했던 애국자들이 있습니다.” 조선은 오바마의 발언을 그대로 보여줬을 뿐이다. 조선과 동아는 이라크전에 대한 평가보다는, 미군의 이라크 철수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며 미군 철수 이후를 우려했다.

이라크전으로 사망한 이라크 민간인은 1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10∼18세 이라크 청년은 30만 명에 달한다. 미군은 4400여 명이 사망했고, 3만 명이 부상했다.

다음은 2일 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속빈 ‘강의전담교수제’ 시간강사, 희망이 없다>
국민일보 <원천기술 없어 ‘새는 돈’ 눈덩이>
동아일보 <태풍 ‘곤파스’ 곳곳 물폭탄>
서울신문 <개헌 불씨 살린다>
세계일보 <여야 실세 공론화 ‘맞장구’>
조선일보 <‘부시의 전쟁’ 끝낸 오바마/‘부시의 헌신’을 평가하다>
중앙일보 <육·해·공사 통합 첫발 ‘국방사관학교’ 만든다>
한겨레 <“사찰 사전인지, 이상득에 직접 확인”>
한국일보 <9월 여의도발 ‘개헌 태풍’ 부나>

명분 없는 전쟁, 미국의 반성은 없었다

“애초 이라크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대량파괴무기를 명분으로 시작한 이 전쟁이 ‘진짜 할 가치가 있는 전쟁이었는가?’라는 국제사회의 근본적 의문엔 끝내 답하지 않았다.” 한겨레는 7년5개월이라는 긴 전쟁으로 무수한 사상사를 낸 이라크전의 종료가 선언된 다음 날 이렇게 물었다. 그리고 반성 없는 미국을 나무랐다.

   
  ▲ 9월2일자 한겨레 1면.

한겨레 1면 <이라크전 종전 선언…·반성 없는 미국>에서 “이라크에 남은 혼란과 전쟁이 불러왔던 찬반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승리했다’거나 ‘패배했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며 “전쟁의 책임에 대해서도 ‘부시 대통령과 나는 전쟁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해 의견이 달랐다’며 매우 간접적인 방법으로 이라크전이 전임자가 저지른 실패한 정책임을 암시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중앙, 국민도 “이라크 전 명분 없어…석유자원 확보 위한 것 비난받아”

중앙 역시 이라크전을 베트남전과 비교하며 미국이 승리라고 말할 수 없는 ‘미완의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은 이날 2면 <미국이 승리라고 말할 수 없는 ‘미완의 전쟁’>에서 “(이라크전은) 도발세력에 대한 사후 응징이 아닌 대량살상무기와 테러 확산이란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예방 전쟁이었다”며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고, 후세인과 알카에다가 관련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미국의 이라크전 명분은 여지없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  9월2일자 중앙 2면.

국민도 10면 <오바마 “이라크전 전투임무 종료” 공식 선언>에서 이라크전을 ‘상처뿐인 명분 없는 전쟁’이라고 지적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석유자원 확보를 위한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의 ‘침략전쟁’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이라크전을 재구성한 4면 기사 <명분 없는 침공 ‘7년 수렁’…분열과 환멸만 낳았다>에서 “그러나 지금 이라크에선 대량파괴무기뿐 아니라 민주와 평화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라크전은 ‘충격과 공포’(침공작전명)로 시작해 ‘위선과 혼란’의 수렁에 빠졌다가 ‘분열과 환멸’만 남긴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경향 “이라크전, 희생 치르고 뭘 얻었나”

이라크전 종료에 대한 기사를 싣지 않은 경향은 사설을 통해 “희생을 치르고 얻은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경향은 사설 <미국의 전쟁 종식 선언과 이라크의 앞날>에서 “전쟁 자체가 거짓 명분을 내세워 시작한 것이었기 때문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고 답한다. 경향은 “후세인을 붙잡아 처형했지만 민주화는커녕 종파분쟁만 격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총선을 치렀지만 정파 갈등으로 아직 정부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라크전 종료에 대해 “9·11 테러를 기화로 엉뚱한 상대를 적으로 지목해 전쟁을 벌이더니 상황이 여의치 않자 서둘러 봉합하고 떠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경향은 사실상 ‘침략전쟁’이었던 이라크전에 대해 한마디 유감이나 사과 표명이 없었던 점도 함께 지적했다.

   
  ▲ 9월2일자 경향 사설.

“차지철이 살아왔냐”, “패륜이다”…여권 사유화 논쟁 가열

총리실과 국가정보원의 여당 정치인 불법사찰 의혹을 둘러싼 여권 내 분란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여권 ‘권력 사유화’ 논쟁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1일 “이상득 의원이 불법사찰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자신의 지난 31일 연찬회 발언에 대해 “이 의원과 직접 대면하는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mbn 인터뷰에서 밝혔다(한겨레 1면 <“사찰 사전인, 이상득에 직접 확인”>).

경향은 6면 <“박통 시대냐”…“패륜이다”…“당사자 만나라”>에서 “불법사찰의 피해자로 알려진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사찰의 배후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공개 거명한 데 대해 청와대가 불만을 표출하고 당내에서는 ‘패륜’이라는 비난이 나왔다”며 고 전했다.

   
  ▲ 9월2일자 경향 6면.

정두언 최고의원은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청와대에 (박정희 전 대통령 경호실장을 지낸) 차지철이 살아온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고, 남경필 의원도 “국민의 시각으로 문제 제기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공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선진국민연대 출신인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정확한 근거와 증거 없이 공개 석상에서 새까만 후배가 20여년간 한나라당을 지켜온 선배에게 정면공격하는 것은 패륜적”이라고 공격했다. 경향은 “당에서는 ‘권력 사유화’ 논쟁이 더 증폭되고 거칠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 “특검 외에 길이 없다”…조선도 “청와대가 나서라”

한겨레는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하며 “이제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방법 말고는 달리 길이 없다”고 말했다(사설 <불법사찰 진상규명, 특검 외에 길이 없다>). 검찰 수사는 이미 한계를 드러냈으며 문제를 제기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정치적 비중을 봐도 그렇고 이미 청와대가 사찰 사실을 시인한 점에 비춰 봐도 특검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조선도 “이쯤 됐으면 청와대가 나서 혼란과 갈등을 정리해야 한다”며 “청와대가 국정원에 자체 조사를 지시하든지, 아니면 검찰이 수사에 나서도록 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 물을 사람이 있다면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사설 진흙탕싸움 여권 불법사찰 의혹, 청와대가 정리하라).

경향 “모든 전기통신장비 감청 가능토록 통비법 개정”

정부와 한나라당이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개정을 통해 휴대전화 등 모든 전기통신장비에 대한 감청을 합법화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향은 2면 <당정,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강행>에서 “한나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주성영 의원은 지난달 31일 ‘당정협의 논의 결과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며 “개정안의 핵심은 통비법 15조를 바꿔 모든 전기통신장비에 대한 감청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보도했다.

현행 통비법 15조에서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정보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의 요청에 따라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협조하게 돼 있으나, 개정안에서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감청 설비를 갖추고 상시 감청체계를 유지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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