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병원, 9월 '줄파업' 예고
    By 나난
        2010년 08월 31일 03: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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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병원들이 줄줄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유급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임금인상, 비정규직 문제, 사용자 측의 교섭 거부 등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일 보훈병원을 시작으로 2일 고대의료원이 파업에 들어가며, 한양대의료원과 이화의료원, 경희의료원도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에 따르면 8월 29일 현재 올해 임단협을 진행 중인 127개 사업장 가운데 합의를 이룬 곳은 14곳에 지나지 않는다. 비율로는 11.1%로, 약 90%는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사업장은 보훈병원과 고대의료원이다.

    보훈병원의 경우 타임오프가 쟁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훈병원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5개 지역에 사업장이 분포돼 있다. 각 사업장별로 타임오프 상한선을 적용할 경우 현행 13명의 전임자가 12.5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지역적 분포를 고려하지 않은 타임오프 매뉴얼로 인해, 5개 지역의 전체 조합원수를 포괄해 적용할 경우 전임자가 8명이나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고대의료원 선전전(사진=보건의료노조)

    병원 측은 ‘동일법인’이라는 이유로 지역적 분포도는 고려하지 않은 채 전체 조합원수를 기준으로 타임오프 상한선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주장은 다르다. 노조는 “각종 위원회 등도 5개 병원별로 따로 구성돼 있는 등 사업장의 독립성이 상당하고, 조합원수도 250명에서 800명 등 차이가 난다”며 “사업장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동일법인이라는 잣대로 타임오프를 결정하려는 것 억지”라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 25일~27일 사흘간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82.9%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으며, 오는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 보훈병원지부장과 서울지회장 등은 병원 측의 성실한 교섭과 노조활동을 요구하며 삭발한 상태다.

    릴레이 파업 우려

    고려대의료원의 경우 사용자 측의 교섭 해태로 지난 4월부터 교섭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다. 노조는 병원 측에 8차례에 걸쳐 교섭 상견례를 요청했지만 병원 측은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다. 노조는 임금인상과 초임삭감 원상회복, 비정규직 고용안정과 차별시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병원 측의 교섭거부는 아무런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며 오는 2일 파업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노조 고려대의원지부 역시 지난 25~27일 사흘간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86.8%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외에도 오는 9일 한양대의료원, 10일 이화의료원, 11일 경희의료원 등도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하고 있는 임단협의 노사 간 조속한 합의를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9월 대형병원의 릴레이 파업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1일부터 3일, 8일부터 10일 2차례에 걸쳐 산별집중투쟁을 통해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사용자측의 눈치보기와 불성실한 교섭으로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있는 산하 지부들의 교섭이 연속적으로 원만하게 타결되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총력투쟁국면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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