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훈 자진사퇴, 그 다음은?
        2010년 08월 31일 07: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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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총리와 장관들의 인사청문회 이벤트로 정계는 시끌벅적하고, 국민들은 한숨이 나온다. 야당의원들은 시종일관 ‘4+1’과 총 169년 형량에 해당한다면서 대부분의 후보자들에게 집중 포화를 날렸다. 매일 언론에 보도되는 각종 비리(의혹)와 함량 미달의 높으신 양반들을 보고 있자니, 대한민국의 정치 후진성과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나 보인다.

    도덕성뿐 아니라 정책 역량도 낙제점

    그렇게 인물이 없을까? 청와대의 개념 상실일까? 결국 민심 달래기용인지, 8월 29일, 10인 중 김태호, 신재민, 이재훈 후보자들이 자진사퇴했다. 공교롭게도 경술국치 100주년인 날 개각국치를 맞은 셈이다.

       
      ▲ 2009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을 찾은 이재훈 후보자(사진=이재훈 홈페이지)

    원론적으로 인사청문회는 공직자의 업무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정책 검증과 자질과 도덕성을 평가하는 두 차원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정상적인 사전 인사검증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이들은 애초에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이 불가했어야 마땅했다. 그러다 보니 인사청문회는 위법․탈법․불법(의혹) 등 과거에 이미 사법 영역에서 해결했어야 마땅한 부분들에 집중하면서, 시간낭비와 행정낭비 그리고 전파낭비까지 초래하는 악습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도덕성에 흠결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능력과 정책역량에도 탈락할 수밖에 없는 결점이 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위기 시대에 에너지와 산업 분야를 관장하는 지식경제부의 수장에겐 특히 중요한 역할이 요청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이재훈 후보자가 장관 적임자가 아닌 이유를 밝힐 필요가 있겠다.

    이 후보자 역시 부동산 투기와 김앤장 재직 문제에 질문이 집중되었다. 그런데 인사청문회에서 간혹 제기되기도 했던 정책검증으로 넘어가면, 그는 반녹색 마인드와 무소신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이 후보자는 8월 20일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30년간 산업, 무역, 에너지 등 다양한 실물 경제 분야에서 정책 경험을 쌓았다고 스스로 밝혔다. 그리고 중점 추진정책으로 에너지자원정책을 비롯한 녹색성장을 꼽았다. 특히 자주개발률을 개선하고 원자력산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석유․가스의 화석에너지 자주개발률과 원전수출에는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면서도, 현정부에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관성 탓인지 온실가스 감축, 신재생에너지 공급확대 등 진정한 녹색성장 정책분야에는 무지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알지도 못하고, 솔직하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자원외교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면서 해외 에너지기업들에 대한 공격적인 M&A를 지속하겠다고 한다. 현재 석유공사(강영원 사장, 전 대우인터내셔얼 사장 재직시 버마 쉐가스 프로젝트로 악명이 높았다)가 추진하고 있는 영국 원유탐사업체 다나페트롤리엄에 대한 M&A가 성사되면, 자주개발률 10%가 넘게 되고 한국기업이 추진한 최대 규모의 적대적 M&A이자 석유공사의 최대 규모의 거래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뭔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미 필자가 평소 비판했던 것처럼, 자주개발은 ‘종이로 만든 석유’에 불과하고, 실제 에너지 자립과는 상반되는 정책방향이다.

    또한 LPG 담합, 정유사 폭리, 전략산업구조개편, 에너지 복지, 원전 폐기물 처리 등 모두 자신의 정책이 없다. "검토하겠다 … 검토하겠다", 가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답변뿐이다.

    과거 이 후보자는 재생가능에너지에도 관여하기도 했다. 전라남도의 5GW 해상풍력발전사업 투자유치자문관으로 활동해서 18조원의 MOU 체결에 기여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후 아무것도 진척된 것이 없다. 전라남도 역시 그 비판 대상이 되어야겠지만, 지식경제부 고위공직자의 타이틀을 달기에는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

    특히 기후변화대응의 핵심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가면 더욱 가관이다. 정부는 작년에 2020년 BAU 대비 온실가스 30% 감축을 설정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부분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다. 올해 녹색성장위원회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견수렴 절차를 마련하고, 효율적인 정책조정 및 협조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온실가스 부문별 감축목표 설정 민관 합동 TF’를 구성했다. 이 기구는 2011년 상반기까지 국가 감축목표 작업시 도출된 한계점(?)을 보완하여 단계별(5년 단위) 분야별․업종별 감축목표를 설정할 계획을 세웠다.

    이 후보자는 가장 중요한 산업별 온실가스 감축을 묻는 질문에 "공직 공백기가 있어서 업무 파악이 안됐다"고 시인했다.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면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부분을 관장하는 지식경제부의 수장에게 온실가스 감축은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업 편향적 입장을 감추고 싶어서 였을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솔직하지도 못하다.

    녹색 거버넌스에 노조도 포함돼야

    한편 해외자원개발 역시 실제 노무현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이고, 이명박 정부가 더욱 공세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정책의 일관성 아래서 점차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즉 민주당 정권과 한나라당 정권의 해외자원개발 정책은 그 나물에 그 밥인 셈이다. 그런데도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정책 차이를 대통령의 리더십의 차이라고 답변하는데서 할말을 잃는다.

    결론적으로 이재훈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에도 그 다음이 걱정되는 것은 왜일까. 누군가가 또 지명되겠지만 현정권의 잘못된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해야 하고 그렇게 할 후보자라면, 설사 성인군자라도 장관 자리를 내줘서는 안된다.

    상명하달식 잘못된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녹색 거버넌스를 형성하면서 녹색산업과 에너지 정책방향을 전환할 소임을 갖고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녹색성장은 그 내용이 녹색이어야 하며, 정치과정 자체도 녹색화 되어야 본래의 의미에 부합하고 실제 정책효과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정권의 평소 행태를 보면 불가능에 가깝긴 하다.

    특히 ‘민관 합동 TF’가 대표적으로 이러한 원칙에 역행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녹색성장위원회,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관계부처, 산업계, 시민단체, 민간전문가로 TF를 구성하였다. 에너지시민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YMCA가 시민단체 몫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그런데 산업별 감축에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핵심주체 중 하나인 노동자(노동조합)에 대한 고려가 보이지 않는다. TF 구성 초기부터 노동조합은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자진사퇴 다음이다. 이렇게 노동배제적인 녹색성장을 주도할 인물은 도처에 널려 있다. 그리고 환경단체가 제 역할을 할지도 걱정이다. 작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과정이 떠오르는 것이 기우이길 바랄뿐이다. 4대강 사업 반대 흐름이 진화해 저항적 녹색그룹의 세력화하기에는 아직도 갈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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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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