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오 임명강행, 야권 반응 온도 차
        2010년 08월 30일 12: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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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가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임명을 최종 확정하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청와대 방침을 ‘묵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등 야권의 대응 자세에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다. 청와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과 천안함 유가족 비하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사퇴 1순위’로 꼽혔던 조 청장 임명장 수여를 30일 오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강행, 민주당 묵인?

    청와대로서는 김태호 총리와 신재민, 이재훈 내정자의 자진사퇴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가 공을 들였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함으로써 이미 8.8개각의 모양을 구긴 만큼 3명의 후보자 사퇴로 비판 여론을 마무리 하려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사진=정상근 기자)

    그러나 조 내정자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강하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조 내정자의 임명 강행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30일 <SBS> 라디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조현오 내정자는 사실 청문회 시작될 때 가장 많이 여론의 비판을 맞았던 후보자”라고 말했다.

    고 박사는 “특히 조 내정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으로 인해 명예훼손이 걸려 지금 검찰에서 수사 중이기도 하다”며 “조 내정자가 버티면 대통령에게 계속 부담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조 내정자 때문에 3명의 용퇴의 뜻이 희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김태호 총리 내정자, 신재민 장관 내정자,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를 ‘김신조’로 부르며 이들 만큼은 사퇴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해온 만큼, 조 내정자 임명 강행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참여당의 경우 조현오 내정자의 파면을 촉구하며 당 차원에서 광화문 일대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민주당 조영택 대변인은 조 내정자 임명 강행에 대해 “잘못된 인사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결국 총리 내정자와 두 명의 장관 내정자가 자신 사퇴하는 호된 회초리를 당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러니 이명박 정부에 대해 소통과 국민통합은 말뿐이고 독선과 편협이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참여당 광화문 농성

    이어 “조 후보자는 패륜적 망언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부도덕한 인물이자 그릇된 공직윤리의식과 황폐한 영혼을 가진 인사”라며 “국민이 개선의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스스로 기회를 포기한 셈으로, 8.8개각은 도덕성이나 윤리의식은 오도 간 데도 없는 실패한 개각으로 최종확인 됐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적극적인 사퇴공세를 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총리 등 3명의 후보자들이 낙마한 상황에서 추가 사퇴요구가 여론의 악화를 부를 수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원칙적으로는 물러서야 할 사람이지만 민주당은 총리도 사퇴하고 두 장관 내정자도 사퇴한 상황에서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G20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치안 총수이고, 경찰조직을 안정시켜야 하는 차원에서 (민주당)일각에서 청와대나 (조 내정자)본인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다만 조 내정자는 차명계좌 발언으로 명예훼손 소송이 걸려있고 이것이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기 때문에 사퇴 안해도 법정에서 (사퇴여부가)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청와대가 막가자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3기 내각의 문제점을 주목하게 한 장본인을 두고, 분리 사퇴 처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남 출신에 고려대를 나온 조현오 청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가장 든든한 경찰청장일지는 몰라도, 국민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자기 통치의 기반이 되는 물리력을 강하게 행사하겠다는 생각에서 경찰청장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인 듯하다”며 “결국 집권 후반기에도 강경탄압 기조를 유지하고 반대세력에 대해 강경하게 나가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노동자 투쟁, 민중들, 사회적 약자의 투쟁을 누르겠다는 의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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