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 단협 "앗! 이런 거 까지?"
    By 나난
        2010년 08월 27일 10: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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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통해 해당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기금, 유․사산 보호 등에 합의하며 지역사회와 여성보호에 앞장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개별 사업장에서 이 같은 합의가 이뤄진 적은 있으나 지역지부 차원에서는 처음이다.

    소년소녀 가장, 독거노인 등 위한 기금

    27일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에 따르면 산하 14개 지역지부 중 5개 지역지부가 지역 사용자 대표를 대상으로 한 지부 집단교섭에서 △지역복지기금 △모성보호 △비정규직 제한 △공민권 보장 △중복휴일 △유해화학물질 취급 등에 합의했다.

       
      ▲ 지난 7월 금속노조 12차 중앙교섭에 참석한 지부장들이 사용자협의회 제시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금속노동자)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구지부와 한국델파이, 대동공업, 동원금속 등 대구지역 9개 사업장은 지역복지기금 마련에 합의하고, 2011년 1월 1일부터 회사와 조합이 동일한 금액을 출연하기로 했다. 기금운용 및 방법 등과 관련해서는 12월말까지 협의할 예정이다.

    대구지부는 “노사가 매년 지역복지기금 1억 원을 공동 조성할 것”을 요구했으나, 액수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노조와 회사가 출연해 모아진 기금은 대구지역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장애인 등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포항지부 역시 지역복지기금 마련을 위해 해당사업장 조합원에게 지급되는 월 급여의 1,000원 미만 단위 금액에 대해 일괄공제하고, 사용자 역시 동일한 액수를 출연하기로 했다. 또 전북지역 금속산업 사용자는 “노동자들에게 상품권을 지급할 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재래시장 상품권을 우선으로 고려”하는데 합의해,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을 합의했다.

    이와 함께 유산과 사산 보호 휴가 등에 합의하며 여성보호와 여성건강권을 지킨 사업장도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령 39조 2항 ‘유산․사산 휴가의 청구 등’에 따르면 임신 16주 이후 유산 또는 사산할 경우 유급휴가를 주도록 돼 있으나, 16주 이하에 대해서는 어떤 보호조항도 없어, 이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도 똑같이 적용

    이에 경주지부는 16개 사용자와 “임신기간이 16주 미만의 경우 10일의 유․사산 보호 휴가를 유급으로 부여한다”는데 합의했다. 포항지부와 전북지부는 16주 이하에 대해 각각 14일과 7일을, 울산지부는 8~16주 이내에 대해 10일간의 유급휴가를 합의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합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며 “4개 지부의 유․사산 보호 휴가에 대한 합의는 법적인 보호가 없어 고통받던 여성 노동자들에게 건강권을 부여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경주지부는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해 노사공동실천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울산지부는 “정규직 고용인원이 유지되도록 노력하고, 결원시 신규채용이 필요한 경우 2개월 이내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데 합의했다.

    또 건강권보호와 관련해 “조합원의 산재요양신청시 노사가 합의하고, 근로복지공단(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사업주 의견서를 제출”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건강권보호에는 비정규직 역시 포함된다.

    전북지부는 “WHO(세계보건기구) 또는 국가에서 지정한 신종전염병 발병 시 노동자들에게 무상으로 백신접종을 제공하며, 의료기관의 확진판정시 공휴일 포함 7일간의 유급휴가”를 주는데 합의했다.

    "아름다운 합의"

    박점규 금속노조 단체교섭실 국장은 산하 지역지부의 지역사회공헌, 여성보호 등과 관련된 단체협약 합의에 대해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와 지역지부의 역할은 산하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권익보장은 물론 여성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건강권 및 지역의 소외계층을 보듬는 것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댄 결과 아름다운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서민, 반노동자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응해 투쟁과 교섭으로 전체 노동자들의 이해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중앙교섭, 지부집단교섭, 사업장 보충교섭 등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합의안으로 도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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