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파견업종 확대로 대응할 것"
    By 나난
        2010년 08월 27일 06:22 오전

    Print Friendly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26일 월례 포럼을 갖고 사내하청의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월례포럼을 열었다. 이번 월례포럼은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불법파견이며, 2년 이상 근무시 직접 고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의 의미와 한계를 짚어보고, 향후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발제에 나선 손정순 비정규센터 정책연구위원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사내하청 노동자가 사실상의 불법파견으로써 원청에 의해 고용된 노동자라는 점을 법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불법파견 투쟁 정당성 확인

    손 위원장은 “원하청 노동자의 혼재작업과 원청의 직접적인 지휘, 명령 등으로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이 판쳤던 자동차 업종 내 원하청 관계에서의 법률관계가 도급계약이 아니라 불법파견임을 인정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 대해 “위장도급 내지 불법파견 형태의 제조업 사내하청 문제 해결을 위한 진일보한 단초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최소한 2005년 7월 1일 이전에 입사한 사내하청 노동자가 현대차에 직접 고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2004년부터 본격화한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불법파견 투쟁의 정당성을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이와 함께 이번 판결의 한계에 대해 “합법파견과 불법파견 모두 2년이 넘은 경우에만 인정함으로써 파견노동자를 사용한 지 2년이 경과하지 않은 불법파견의 사법적 효과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아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않은 노동자는 아무런 고용상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용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판결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근로관계의 기간은 원칙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다’고 판시한 예스코 사건과 달리, 직접고용이 간주된 이후의 고용형태, 기간, 임금 등 근로조건에 대한 명시적인 판단이 없었다”는 점도 이번 판결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현재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내하청 노동자의 경우 옛 파견법상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현행 파견법상 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나, 이 사건은 현대차로부터 직접 노무지휘를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다고 판시했기 때문에, 2007년 7월 1일 파견법 시행 이후에 발생한 차별받은 임금 등 근로조건과 복리후생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 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파견업종 확대 중점 둘 것"

    그는 또 이번 판결에 대한 정부와 자본의 예상되는 대응에 대해 “정부는 기업에 대해 원칙적인 수준에서 대법원 판결에 따를 것을 권고하는데 그치거나 노사자율로 원만하게 타협할 것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불법파견에 대한 시정보다 불법파견을 합법화하는 즉, 파견업종 확대에 더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본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직접고용의 형태인 기간제(계약직)로의 전환이 예상된다”며 “이는 향후 사내하청 노동 문제에 대해 노사 간의 교섭 과정에서 국면 전환용 내지는 시간벌기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일시적인 처방으로서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년 이하 사내하청 노동자와 관련해서는 “해고와 재채용, 진성도급화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정면으로 거슬러 정부와 자본이 야합하는 것”이라며 “비정규 노동관계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위원장은 우선 노동조합과 관련해 “사내하청 노동자가 조직화는 물론 정규직 지부․조합원과의 연대를 통한 직접고용․정규직화 교섭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업 전반에 퍼져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의 규모와 실태 파악을 통한 사내하청 노동에 대한 남용과 불법 파견 여부에 대한 관리, 감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제도적 측면에서 “위장도급․불법파견이 발생한 이후, 그 결과에 대한 사후적 징벌과 교정 측면에서의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며 “현재 고용노동부가 추진 중인 직업안정법 전면 개정을 통한 민간 종합인력서비스 산업 육성 방안 및 파견업무 확대를 폐기한다는 전제하에서 정책 당국의 행정적 지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자본, 대법 판결 정면 거부 가능성

    그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동단체뿐 아니라 사내하청 근절과 간접고용 폐해 개선 취지에 공감하는 단체와 정당들까지 모두 힘을 모아 이번 판결의 의의를 확산시킬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정부와 대자본의 역주행을 저지할 공동대응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월례포럼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상우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실장, 김소연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장, 박준도 사회진보연대 노동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