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성희롱 노출, 노동조건 '최악'
By 나난
    2010년 08월 25일 05: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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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시행되면서 등장한 요양보호사들이 최저생계비에 가까운 저임금에 산업재해를 겪고 있지만 이들은 정작 노동법과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들 중 대다수가 성희롱-성폭력 위험에 노출되는 등 사회적 인식과 대우가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 60만원 이하가 절반

전국요양보호사협회의 의뢰를 받아 사)보건복지자원연구원에서 175명의 재가요양사와 249명의 시설요양사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 중 재가요양보호사 절반가량이 ‘60만 원 이하의 월급’을 받으며, 67.27%는 ‘80만 원 이하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요양보호사는 62.08%가 ‘120만 원 이하의 월급’을 받는 등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 시설요양보호사는 2명 중 1명, 재가요양보호사는 4명 중 1명 꼴로 ‘근골격계질환’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허리/등, 어깨통증”을 가장 많이 호소했는데 요양보호사들이 일을 하다 아프거나 다치면 업무를 중단하거나 재계약에서 탈락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 결과는 ‘산재’를 넘어 요양보호사의 생존권과도 직결된다.

   
  ▲ 전국요양보호사협회와 사)보건복지자원연구언,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등은 25일 오후 국회 강당에서 요양보호사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사진=이은영 기자)

때문에 이들은 산업재해를 당하고도 산재신청이나 공상처리를 하는 것이 아닌 ‘개인적 처리’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그 이유로는 시설요양보호사의 경우 ‘동료에게 미안해서’, ‘요양기관의 비협조와 거부’, ‘불이익 걱정’을 꼽았다. 요양보호사 1인이 10명의 대상자를 돌봐야 하는 비현실적 인력기준으로 노동강도를 높여 근골격계 질환을 유포하고 산재 보상의 길도 가로막힌 것이다.

또한 요양보호사들은 낮은 임금은 물론 불안정한 노동조건에도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보호사들에게 적용되는 ‘포괄임금제도’는 연장근무, 야간, 휴일수당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특히 시설요양보호사는 3개월, 6개월, 1년 등과 같은 계약주간을 주기로 취업과 실업상태를 반복하고 있다.

재가요양보호사는 사회보험 가입 조건으로 시급이 인하되거나 퇴직금 지급을 조건으로 임금 중 일부가 기관장 임의대로 공제, 적립이 되는 불이익을 겪고 있고 주휴일 수당을 지급받는 경누는 27.38%에 불과했다. 휴가수당은 20.96%만이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시설 요양보호사의 82%가 “휴게시간이 없다”고 답했고 57%는 “식사를 병실에서 한다”고 답하는 등 노동조건이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재가요양보호사 역시 시급제라는 근무조건으로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식사 및 휴식을 하기 어려운 조건인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조건 최악

더욱이 재가요양보호사의 경우에는 절반 이상이 이용자나 이용자 가족으로부터 “가족빨래와 김장, 논밭일”까지 요구받은 바 있다고 답했고 시설요양보호사도 절반 이상이 “청소나 빨래”를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성희롱과 성폭력에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등 요양보호사들의 노동조건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와 사)보건복지자원연구언,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등은 25일 오후 국회 강당에서 이 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영수 한림대 산업의학과 교수와 구미영 사)보건복지자원연구원 연구위언은 이번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요양보호사의 급여수준과 형태를 보면 ‘최저임금 일자리’에 가깝고 사회적 의식도 낮다”며 “이런 상태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노동부가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책임질 필요가 있다”며 “노동법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며 노동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금자 전국요양보호사협회장도 “요양보호사의 현실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근본적인 한계에서 비롯된다”며 “요양보호사 교육원과 장기요양기관을 민간에 맡겨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초래되었으며, 필요이상으로 생겨난 요양기관 간 과도한 경쟁으로 불법, 편법행위가 노인장기요양제도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골병드는 요양보호사,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림대 주영수 산업의학과 교수, 구미영 사)보건복지자원연구원 연구위원, 정금자 전국요양보호사협회장이 발제에 나섰다. 토론자로는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워장, 보건복지부 김철수 노인정책관 요양보험운영과장, 황보국 고용노동부 근로기준국 근로기준과장, 현정희 공공노조 수석부위원장, 늘푸른돌봄센터 이현주 실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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