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대통합 vs 제3지대 vs 빅텐트
        2010년 08월 24일 12: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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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텐트론’과 ‘3지대 백지신당론’, ‘진보대통합론’이 한 군데 모였다. 23일 저녁 성프란체스코 회관에서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준)’(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진보대통합’을 준비하는 시민회의와 연대연합론을 전제로 정계개편을 거론하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만났다. 

    새로운 정당 구성 주체 논쟁 뜨거워

    이날 토론자들은 ‘새로운 정당’ 구성 주체범위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빅텐트론’과 ‘3지대 백지신당론’은 민주당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시민회의의 경우 ‘비민주 반한나라당’에 가까웠다. 몇몇 토론자들은 중간자적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으며, 시민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진보대통합의 가능성과 전망 토론회(사진=정상근 기자) 

    김원열 시민회의 준비위원은 “민주당은 보수적 한계가 분명하기에 한나라당에 명백히 반대하면서도 민주당이 아닌 다양한 진보세력이 최대한 힘과 지혜를 모아 진보대통합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를 추구하는 사람이 민주당에 들어가도 보수적 구조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민주당은 연대연합은 가능하나 진보대통합 대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의 ‘빅텐트’론과 영화배우 문성근 씨 등이 주장하는 ‘3지대 백지신당’ 등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기존 진보정당 사이의 통합이 아닌 다양한 진보적 가치의 실현을 요구하는 광범위한 민중으로부터 진보대통합이 이루어지고 그것을 통해 기존의 진보정당을 넘어서는 진보정치 대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존재하는 진보정당 간의 통합도 쉽지 않고 진보 양당의 통합은 작은 통합이지 결코 큰 통합이 아니”라며 “다양한 진보정치세력이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는 큰 통합의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고 진보정치대통합을 추구하는 ‘시민회의’의 취지에 동의하는 개인과 집단은 누구나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야권연대 위해서라도 진보 모여야

    그는 이어 ‘진보대통합’의 방법으로 “명망가 중심이 아닌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진보세력의 장점을 화학적으로 결합하고 아래로부터 민중의 힘과 지혜가 바탕이 되어야 민중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상반기 이전 진보대통합 정당을 구성하고 2012년 원내다수당, 2017년 단독집권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회의’에 대해 “진보정치 대통합을 제안하고 추진하는 중요한 단체로 진보정치 대통합을 통해 다양한 진보적 가치들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민정치운동단체”라고 소개하며 진보대통합의 핵심 가치로 “민주, 복지, 생태, 평화”를 제시했다.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장 역시 “김대중-노무현 10년이 이명박 정권과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집회에서 맞아죽은 농민, 비정규직, 도시 빈민들에게 과연 큰 차이가 있을까”라며 “문제는 민주당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인데 ‘빅텐트’나 ‘제3지대 백지신당’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야권연대를 위해서라도 진보세력이 뭉쳐야 민주당 변화가 가능하다”며 “진보정당의 대통합은 양당의 통합이 아닌 진보를 생각하는 사람 폭넓게 구성하는 형태로 나가는 것이 201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정권재창출 저지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빅텐트론’을 주장하는 김기식 정책위의장은 이에 대해 반박했다. 김 의장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이라면 도로 민주노동당이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은 도로 통합민주당”이라며 “이것은 지난 2007년 대선 이전의 구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로 민노당, 도로 민주당은 안돼"

    김 의장은 “2007년 민주당이 국민들의 심판을 받은 것은 맞지만 진보정당 역시 마찬가지”라며 “사회경제적 진보 없이 민주주의가 지켜질 수 없지만 민주주의 없이 사회경제적 진보가 지켜지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 두 가지와 새롭게 제기되는 복지의 가치를 포함해 하나의 사회시스템으로 복지국가 지향하는 가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연합이 안되면 진보대연합으로 2012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가 될지 의문”이라며 “2008년 경제위기로 신자유주의 헤게모니가 균열이 가는 가운데 민주당이 같은 세계사적 흐름을 받아 안으면서 가고 외부에서는 적극적으로 호남 기반 민주당의 기득권 구조와 정책을 변화해내면서 정치적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3지대 백지신당론’을 주장하는 김두수 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역시 “그동안 한국정치사에 보수-자유-진보의 3구도는 실패했다”며 “진보대통합 제안은 여기로 다시 복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이념이나 가치, 특정정당의 편이 아닌 제3지대에서 야권단일정당을 만들지 못하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2년 총선은 전면전이고 분배 가능한 몫도 없는데 오히려 정당 간 통합을 해 결선을 한다면 훨씬 많은 소수당 후보들이 이익을 볼 수 있다”며 “‘무지개 정당’으로서 당의 정책을 일원화하지 말고 이념과 가치가 열린 유연한 체제로 변화발전하는 가운데 당 내 정파가 공존하고 경쟁할 수 있는 정당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혁재 한국NGO학회장은 “진보대통합의 틀을 가져가야 하지만 진보에 초점을 맞추면 보수를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라며 “통합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적 측면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민주 반한나라당 연대는 허약하다”며 “진보보다는 통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진보신당 자기 성찰이 중요

    그밖에 박순성 희망과 대안 공동운영위원장은 “우리 국민들 중에서는 중도와 진보의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을 어떻게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통합정당으로 끌어들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자기성찰이 중요하고 새로운 대중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논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동지가 아니면 다 적인지, 적이 아니면 다 동지인지 판단해야 하는데 기왕이면 동지를 넓혀야 한다”며 “민주당의 경우도 함께 하면 좋은데 다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닫아놓을 필요는 없다.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문제는 중심을 세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가 정치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누구도 노동자를 챙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5+4’에서도 민주노총 등 민중운동을 대표하는 단체와 함께 했다면 쉽게 깨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준)’의 주최로 김원열 시민회의 준비위원이 발제에 참여했으며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의장, 김두수 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박순성 희망과대안 공동운영위원장,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손혁재 한국NGO학회 회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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