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륭분회, 1주일째 경비실 옥상 농성
    By mywank
        2010년 08월 20일 06: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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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금천구 가산동 기륭전자 옛 사옥 터를 매수한 (주)코츠디앤디 측의 부지개발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이하 기륭분회) 조합원들이 농성을 시작한지도 벌써 1주일째가 되었다. 지난 14일부터 옛 사옥 터에 있는 경비실 옥상에 올라간 윤종희, 오석순 조합원은 무더위 등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저항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부지개발 막는 ‘최후의 보루’서 농성

    기륭분회 조합원들이 이곳에서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는 이유는 공사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코츠디앤디 측은 공사를 포클레인과 용역들을 동원해 옛 사옥 터 정문과 담벼락을 철거했지만, 두 조합원이 경비실 위로 올라가는 바람에 이곳까지는 허물지는 못했다. 결국 경비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대형 중장비는 부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코츠디앤디 측이 부지개발 공사를 시도했던 지난 16일 새벽, 윤종희, 오석순 조합원이 경비실 위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20일 현재 윤종희, 오석순 조합원은 흰색 ‘민복(소복)’을 입고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비실과 연결된 부속 건물까지 철거되는 바람에 공간마저 비좁아진 상태이다. 또 생리적인 문제 해결에 어려움으로,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윤종희 조합원은 20일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요즘 날씨가 많이 더워 낮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경비실과 연결된 창고 건물이 헐리는 바람에, 움직일 공간조차 없고 허리도 많이 아프다”며 “하지만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아래로 내려갈 생각은 없다. 단식 등 그동안 ‘특별한 결의’를 할 때마다 입었던 ‘민복’도 얼마 전부터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의지 보여주기 위해 내려갈 생각 없어"

    오석순 조합원도 “아무래도 화장실에 못 가고 샤워를 못하는 점이 불편한 것 같다”며 “하지만 (부지개발 공사를 위한 중장비의) 진입을 막기 위해서는 경비실 건물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새벽 코츠디앤디 측이 대형 트레일러에 포클레인을 싣고 현장에 나타난 이후, 현재 기륭전자 옛 사옥 터에는 몇몇 용역업체 직원들이 있을뿐 공사 시도는 잠시 중단된 상태이다.

    하지만 코츠디앤디는 최근 조합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농성장 주변에 ‘비난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공사 갱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기륭분회는 20일 인터넷카페에 “물리적 마찰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용역을 동원한 침탈이 예상된다, 다음 주에는 토목공사에 필요한 중장비가 들어오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옛 기륭전자 사옥 터를 매수한 코츠디앤디는 이곳에 아파트형 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기륭분회 측은 부지개발 공사에 최동열 기륭전자 회장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기륭전자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공사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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