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이명박, 김태호의 본질
        2010년 08월 20일 04: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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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광복절, TV에서는 기념식이 한창이었다. 개인적으로 목소리가 듣고 싶지 않아 방송을 챙겨보진 않았지만 뉴스를 챙겨보니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입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정한 사회’ 라는 원칙이 확고히 준수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준다니 고맙지만 과연 정부가 벌이는 일련의 행동을 보면 ‘공정’의 기준점이 어디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공정한 사회를 언급한 그날 흉악한 경제범죄를 저지른 삼성일가를 석방하고 비리정치인을 사면시켰으니 말이다. 특히 다른 무엇보다 이번 8.8 내각을 내용을 보고 있자니 기자는 ‘공정한 사회’라는 말에 공포감마저 느끼고 있다.

    김태호의 본질은 ‘기득권’일 뿐

       
      ▲ 김태호 총리 내정자

    특히 김태호 국무총리가 화제다. “젊고 참신한 이미지의 40대 도백(道伯)”이라던 그는 지금 뇌물수수, 가족세금 탈루, 재산축소신고와 혐의를 포착한 지역의 한 신문을 전량 폐기했다는 사건은폐, 도청의 직원을 사적으로 가정부(?)로 부린 집권남용의 혐의까지 받고 있다. 당사자야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이라면 비록 14범에는 미치지 못하나 기록적인 범죄사실이다.

    젊고 참신하다는 사람이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런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평범한 시골집에서 소를 키우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낸 뒤 자수성가한 그가 입지전 적인 인물, 최연소 도백으로 재선 도지사까지 지낸 능력자, 젊고 잘생긴 미래권력이란 뻔지르르한 말에 숨겨진 하나의 사실이 도드라진다.

    그가 어차피 ‘기득권’이란 것, 나이만 어릴 뿐 이 나라 정치판에서 노회한 정치꾼들과 살을 맞대온, 그가 사실은 젊은 이명박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도청 식당 노동자를 개인 가정부처럼 부려왔다는, 관용차와 운전노동자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혐의는 충격적이다. 공사 구분 못하고 공사 다 망하는 이 나라 정치지도자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런 그를 통해 ‘세대교체’라는 말을 쓰는 것은 곤란하다. 대체 그가 스스로 단단하게 딛고 서 있는 한국의 기득권을, 그 기득권으로부터 형성된 지금의 정치판을, 그의 삶의 배경을 어떻게 바꿔낼 것인가? 애초에 세대교체는 없었던 것이고, 이제 그를 통해 세대교체란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그의 결백을 바란다

    청문회에서 그 진실이 어디까지 밝혀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만약 저 수많은 의혹 중 단 하나라도 사실로 판명이 된다면 그는 낙마해야 한다. 뇌물수수, 세금탈루 중 어느 하나라도 한 사람이 뭐? 총리? 초옹리이? 그런 사람이 총리하면 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축산 농민분들께 죄송하나 코미디 유행어임으로 잠시만 양해 부탁드린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는 ‘젊고 참신한 도백’을 내세워 포장하려 했던 ‘공정한 사회’의 본질을 증명해야 한다. 만약 혐의가 일부라도 드러난 상태에서 김태호 총리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 대통령이 말한 ‘공정한 사회’라는 것이 3살 어린아이와 조폭형님이 ‘공정하게’ 글러브 끼고 싸우는 것이 본질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주장대로 24일부터 치러지는 청문회를 통해 지금껏 제기된 갖가지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길 바란다. 이명박 정부 스타일상 ‘중도 하차’, 뭐 이런 말은 거론조차 안 될 것 같은데. 내가 살고 있는 국가의 총리가 온갖 범죄와 비리로 뒤덮힌 사람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공정한 사회”를 말한다는 것이 억울하고 끔찍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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