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투기가 노후 대비용?
    2010년 08월 20일 02: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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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은 가릴 것 없이 ‘쪽방촌 투기’로 도마에 오른 이재훈 지식경제부장관 내정자를 강하게 질타했고 이재훈 장관 내정자는 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날 청문회는 이날 외에도 ‘김앤장’ 고액연봉 의혹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루어졌고, ‘왕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지경부 제2차관 참고인 출석을 놓고는 정회가 되는 등 예상대로 순탄치 않았다. 

이재훈 내정자는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김재균 민주당 의원과 권선동 한나라당 의원이 “이 내정자가 참여정부 고위공무원 시절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쪽방을 투기용 목적으로 산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냐”는 지적에 “경위야 어쨌든, 제 집사람이 한 것이지만 제 부덕의 소치”라며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재훈 지식경제부장관 내정자 청문회(사진=정상근 기자) 

하지만 이 내정자는 이에 대해 “아내가 노후 대비용으로 한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투기’임을 실토했다. 이 내정자의 부인 김 모씨(54)는 지난 2006년, 이 내정자가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과 2차관으로 재임하던 당시 서울의 대표적인 쪽방촌이 있는 창신동에 위치한 75㎡짜리 건물을 다른 2명과 함께 공동으로 7억30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쪽방, 아내가 노후대비용으로 매입"

이 지역은 이후 2007년 뉴타운으로 지정되며 재개발이 확정된 곳이다. 재개발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린 것으로, 이 내정자는 여야 의원들에 의해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며 강하게 질타를 받았다.

또한 이 내정자가 지경위 차관에서 사임한 뒤 법률사무소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며 15개월 동안 ‘5억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특히 <한겨레>에 따르면 이 내정자가 고문으로 재직할 당시 김앤장이 가격 담합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거대 정유업체들의 소송을 맡았으며 이 소송에 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내정자는 이에 대해 부인했다. 이 내정자는 “사실과 다르다”며 “정유업체 소송과 관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거액의 고문료에 대해서는 “김앤장에서 정해진 관례나 절차에 따라 책정한 것”이라며 “연봉의 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앞서 여야 의원들은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의 참고인 출석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다 10여분 간 청문회가 정회가 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에서 막후 실력자로 통하며 ‘왕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차장으로 인해 이재훈 장관 후보자의 업무집행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노영민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차관의 출석을 요청하며 “‘실세’라는 박 제2차관의 임명으로 이 후보자의 정상적인 업무집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청문회에 박 차관을 불러 ‘장관 위에 차관’이라는 별칭대로 이 후보자를 허수아비 장관으로 대우할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왕차관’ 박영준 출석, 여야 공방

김재균 민주당 의원도 “부처가 만들어진 이래 에너지와 무역을 총괄하는 2차관에 외부인사가 낙하산 인사로 들어온 것은 처음으로 지식경제부를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김진표 민주당 의원도 “박 차관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것은 이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국회의 본례의 기능을 발휘하는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 박영준 차관이 무슨관계가 있느냐”며 “게다가 증인신청은 미리 해야하는 것으로 당일 날 신청하는 것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반박했고 김재경 의원도 “야당 의원들이 지경부 장관과 지경부를 걱정한다면 청문회를 통해 장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한나라당 의원은 “장관 후보자를 앉혀놓고 허수아비 장관이니, 장관 위에 실세차관이니 하는 것은 이 후보자의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절차상 증인과 참고인은 청문회 5일전에 신청하게 돼 있고 여야 간사간 합의하게 돼 있는데 이제 와서 그러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비난했다.

이에 김영환 지식경제위 위원장은 10분간 정회를 선언한 뒤 여야 간사간 합의를 거치고 “차관은 인사청문회의 대상이 안 된다”며 청문회 재개를 선언했다. 여야는 향후 별도로 박 차관을 불러 질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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