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철 사장, PD수첩 "방송 말라"
    By mywank
        2010년 08월 17일 10: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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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철 MBC 사장이 17일 4대강 사업 의혹을 폭로하는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의 방송을 보류시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결국 이날 밤 11시 15분부터 방송될 예정인 해당 제작물은 전파를 타지 못해, MBC 안팎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현 PD수첩 CP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김재철 사장이 일방적으로 사규에 위반되었고 주장하면서, 방송 보류를 지시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몇 조 몇 항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라며 "오늘 방송이 나가는 것은 어렵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MBC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임원회의가 열어 ‘4대강 비밀’ 편의 방송을 보류하고 다른 프로그램을 돌리기로 결정했다.  

    오행운 PD수첩 PD도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luckpd)를 통해 “사장이 오늘 PD수첩 방송 보류를 결정했다. 제작진은 굴하지 않고 마지막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라며 “이 상황은 1990년 PD수첩 첫해 우루과이 라운드를 다룬 방송이 불방 되어, 제작거부까지 간 이래로 20년만의 상황이다. PD수첩 제작진을 비롯한 시사교양국 PD들 조합 집행부가 비상 소집되었다. 우리 방송을 지켜 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방송은 사장이 보류 결정을 내린 상태라 (17일) 불방이 확실시 되고 있다”라며 “김재철 씨는 PD수첩을 죽이고, MBC를 죽이고, 언론 자유를 죽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법원에서도 방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에 회사 사장이 나서서 불방 지시를 내린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향후 커다란 파문이 예상된다. 김 사장은 그동안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을 위해 파견된 ‘청소부 사장’으로 불렸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정권의 언론의 기본까지 버려가면서 권력의 앞잡이 역할을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날 "기록만으로는 방송 예정인 프로그램의 내용이 명백히 진실이 아니고 방송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방송이 이뤄진다고 해서 신청인에게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PD수첩 제작팀은 17일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에서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사실상 ‘대운하 사업’으로 추진하는데, 청와대와 국토부 관계자가 참여한 ‘비밀팀’이 개입한 의혹과, 이 팀이 ‘수심 6m 확보’ 구상을 지속적으로 전달한 의혹 등 제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이날  해당 제작물에 대해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며, 서울남부지법은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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