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발적 노조가입…꿈틀대는 현장
        2010년 08월 17일 10: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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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3일,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 다음날.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은 현대차 정규직’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은 다음 날 현장은 그야말로 고무적이었다. "설마? 그럴 리가? 혹시?" 다양한 반응들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설마, 그럴 리가?" 관심 폭발

    대법원 판결이 발표된 날 현대자동차는 2010년 임금교섭이 마무리 되는 날이기도 했다. 그리고 여름 휴가가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현장의 반응과 움직임은 그 정도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 12일 낮 12시 현대차울산 1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불법파견 대법판결관련 보고대회에 참가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합원 가입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그러나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를 중심으로 아침 출근 선전전이 진행되고, 각 정문마다 순회하며 정규직, 비정규직 조합원에게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지금까지 비정규직을 불법으로 사용했으며 대법원 판결에 의해 정규직화해야 한다”고 알리기 시작했다. 현장의 정파 조직별로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라는 대자보와 유인물이 쏟아져나왔다.

    “불법을 저지른 사람은 정몽구 회장이다. 불법을 저질렀지만 그게 지켜질까?”
    “우리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주변의 비정규직 동지들은 이런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불법파견 투쟁을 진행하면서 울산지검에서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에 대해 현대차를 무혐의로 기소하지 않았고, 전국을 들끓었던 불법파견 투쟁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히 사그러 들었었다. 이러한 지난 결과 때문인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망설여지는 것 같다.

    “혹시나 지회가입으로 인해 불이익을 또 받지는 않을까?” “가입한다고는 하지만 과연 노조가 우리를 100% 지켜줄 수 있을까?”

    이런 불안함 때문에 그들은 노동조합 가입 원서 쓰기를 망설이고 있다. 여기에 업체 사장들의 회유와 협박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현장 보고대회 진행 중

    일주일 동안의 여름 휴가가 끝나고 현장에 복귀한 정규직 조합원들이 제일 먼저 묻는 것도 대법원 판결에 대한 내용이다. 불법파견 관련해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노조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8월 12일 승용1공장에서는 불법파견 관련 설명회 및 보고대회를 진행했다. 개인별로 비정규직 동지들을 만나 불법파견 설명회 및 보고대회가 있으니 꼭 참석해 달라고 얘기했다. 승용1공장은 A조, B조 각 주야간 중식, 야식시간에 보고대회를 진행했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과 대법원 판결 당사자인 최병승 동지, 장석대 변호사, 1공장 대의원회 동지들이 참석했다. 보고대회를 마친 후 참석한 많은 비정규직 동지들은 지회 가입원서에 서명을 한다. 그러나 망설이는 비정규직 동지들도 보인다. 그리고 직접 찾아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묻는다.

    노조에 가입을 하면 업체에서 근로계약이 끝나는 날에 재계약을 안 해 주면 어떻게 되는지, 그럼 해고가 되는 건 아닌지… 불법파견 판정이 대법원에서 났지만 아직도 비정규직 동지들 스스로는 불안한 것이다.

    노조 차원에서 더 강력하고 큰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비정규직 대오는 흔들릴 것이다. 현장에서 비정규직을 책임있는 자세로 엄호, 지지하지 않는다면 사측은 그 빈틈을 노려서 분열을 획책할 것이다.

    한번도 안 싸워본 비정규직, 아직은 불안

    회사와 단 한 번도 싸워 보지도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많다. 혹은 업체 사장의 아들, 소장의 아들, 친인척의 아들 등 다양하게 얽혀 있는 조직구조가 있다. 현장에서는 정규직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혹시나 나에게 불이익이 오는 건 아닌지 하는 마음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12일 밤 9시에 열린 1공장 야간조 비정규직 간담회에서 노조 박유기 위원장이 현대차 불법파견 대법판결의 의의에 대해 설명하며, 조합가입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여름 휴가가 시작되기 전 업체 사장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개인별로 접촉해 2010년 임금과 성과급을 지급할테니 받겠다는 서명을 해 달라고 하면서 ‘하청사장이 사내하청의 사용자’라는 서명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리고 업체 사장들은 하청노동자들에게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기까지 하는 작태를 벌이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하였다.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 이제 싸워서 정규직화 쟁취하는 일만 남았다. 가만히 있는다고 현대차 자본이 ‘그래 대법 판결 났으니 정규직 시켜 줄께’라고 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동지들은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른다.

    노조 가입과 동시에 현대차 자본을 압박하고 투쟁해야 현대차 자본이 더 이상 안되겠으니 교섭에 응하겠다고 할 것이다. 금속노조에서 특별교섭을 진행한다고 한다. 울산, 전주, 아산공장 전체가 모여서 지금까지 비정규직 임금착취와 차별에 대한 원상회복과 정당한 정규직화 요구를 걸고 특별교섭에 임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의 비정규직 동지들이 정규직화되면 2차 업체는 1차 업체로 되는 것인가? 아니다.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내걸고 특별 교섭에 응해야 한다.

    정규직 동지들의 연대투쟁이 이제는 절실하다. 더 이상 조그마한 차이를 두면서 비정규직이 정규직화되기를 두려워하는 정규직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다시금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투쟁해야 한다.

    조합 가입 봇물, 1주일 사이 800명 달해

    휴가 이후인 9일부터 일주일 동안 울산공장에서만 700여명의 조합원이 금속노조에 가입해 조합원이 1,3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아산과 전주공장도 60여명 이상이 가입해 전체 조합원이 1,800명에 육박하고 있다.

    2,000명이 넘고 3,000명을 돌파한다면 비정규직만의 힘으로도 공장을 멈추고, 현대차 자본을 교섭으로 끌어낼 수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런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한 선전이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불법파견 관련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아오르지는 않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하는 조합원들이 많다. 각 공장별 중식, 야식 선전전, 아침 출근 선전전 등을 시작으로 불법을 저지른 정몽구 회장을 심판하고 정규직화 요구를 걸고 싸워야 한다. 무조건 노동조합 가입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동지들의 자발적인 투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 다시 줄 세우며 대리교섭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에서부터 스스로가 정규직화를 외칠 때 그것이야말로 정규직화로 가는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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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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