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저임, 비정규직 원흉은 재벌"
    2010년 08월 16일 06: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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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하도급’은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병폐다. 매년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대기업은 오히려 납품업체들에 부당 단가인하, 과다 경쟁을 유발하는 복사발주(단일 부품을 복수의 납품업체에 주문하는 행위) 등으로 중소기업을 압박하고 있고, 여기에 견디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고 비정규직을 고용한다.

저임, 비정규직 원흉은 재벌 원청

이러한 경향은 지난 10년 동안 더욱 고질화되고 악화되었다. 16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경영구조와 불공정거래 실태 및 대안모색 토론회’는 비록 현대자동차 그룹에 화살을 겨누고 있지만 잘못된 기업지배구조와 그 책임을 중소기업과 노동자에 전가하는 일반적인 한국 대기업의 관행에 비추어 전체 재벌들을 겨냥한 토론회였다.

   
  ▲토론회 모습(사진=조승수 의원실) 

이날 발표를 맡은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현대자동차 그룹을 중심으로 재벌의 기업지배구조를 분석하고 제도적 대안을 제시했고 이상호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은 현대차그룹과 하청업체 간의 불공정 거래 실태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채 연구위원은 “한국 재벌은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와 지배주주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사 기회를 유용하며 지원성 거래, 부당주식거래 등의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현대차그룹도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로 정몽구 회장이 회사돈으로 그룹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몽구 회장은 회사자금을 횡령하여 비자금을 조성하고 비자금은 불법정치자금, 개인생활비 등으로 유용했다”며 “이후 2000년부터 경영세습을 위해 자금 마련용 회사들을 설립하고 가족들을 임원으로 선임해왔다”고 비판했다.

불공정 하도급, 노동자 연대 가로막아

채 연구위원은 “문제성 거래의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법은 자발적인 원상회복이나 여기에는 이사회가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고, 근본적으로 이사회 내부적인 인센티브 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며 “대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해 주주대표소송이 활성화되고 상법 개정을 통해 회사 기회 유용을 방지하고 이중대표소송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정책연구원은 이러한 재벌,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례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의 실태를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당기순이익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뿐 아니라 사내유보금, 현금성자산, 이익잉여금 또한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이익들이 국내 재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아닌 무분별한 해외투자와 경영권승계를 위한 지분확보에 투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이러한 대기업의 이익이 중소하청업체의 착취에 기반하고 있다”며 “최근 중소기업 납품단가에 대한 대기업의 횡포와 불공정거래를 통한 영세업체들에 대한 착취는 최근 몇 년간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현대차의 경우 1,2차 하청업체들에 대한 부당한 단가인하, 과당경쟁을 조장하는 복사발주, 임률강제 및 인하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원인은 완성차업체의 독과점적 시장지배력과 부품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조장하는 두 가지 요인에 있다”며 “하청업체들은 단가인하와 재료비 인상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으며 특히 납품단가의 강제적 인하로 하청업체들은 저임금과 비정규직을 동원해 피해를 메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불공정 하도급거래는 노동시장 계층화와 맞물리면서 노사관계의 산업별 재편을 가로막고 있으며 동일한 비정규직간에도 소속 사업장에 따라 임금과 근로조건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노동자들의 연대의식을 약화시키고 결국 완성차 업체의 부당한 요구는 노동자들의 피해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불공정거래를 축소하고 상생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법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며 이해관계자들의 업종별 정책협의기구를 구성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산업의 불공정 하도급문제를 중소기업의 구조적 문제, 제조업의 공동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과 결부시켜 이슈화 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소유구조 근본적 개선 필요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지난 10년 동안 생산, 매출, 이익에서 고속성장을 거듭했고, 사상 최대의 실적을 매년 갱신하고 있음에도 성장신화 이면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는 더욱 짙게 드리워진다”며 “재벌 대기업의 불공정거래가 근절되고 중소기업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지속적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현대자동차의 복잡한 소유구조가 부품업체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도요타 사태와 같은 일을 예방하려면 현대차 소유구조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노동자, 일반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며 “현대차를 대표적으로 보고 있지만 이 문제는 전체 대기업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부여당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앞서 제도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납품가연동제, 전속고발권 폐지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불법파견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등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행보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말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에 기반한 기업이 오래갈 수 없듯 하청업체 쥐어짜기에 기반한 기업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상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결실은 골고루 나누고 불공정 하도급은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민주당 박선숙-민주노동당 이정희-창조한국당 유원일-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실과 금속노조에서 공동 주최했으며 발제자로는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이상호 금속노조 정책연구위원, 토론자로는 곽정수 <한겨레21>기자,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인력기술실장, 이상훈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실행위원, 이종탁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홍종학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소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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