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부 협박 심하다" 사용자 불만
    타임오프 합의 정부 개입 현장 혼란
    By 나난
        2010년 08월 12일 04: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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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급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와 관련해 노사 간 자율 교섭으로 전임자 처우 등 ‘노동기본권 현행 유지’에 합의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에 따르면 8월 10일 현재 산하 116개 사업장이 ‘노동기본권 현행 유지’에 합의했다.

    금속노조는 12일 “올해 임단협을 진행 중인 산하 170개 사업장 중 116개 사업장에서 전임자 활동, 조합원 교육, 총회, 대의원 활동시간 등 노조활동 관련 단체협약을 현행대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들 116개 사업장 가운데 96개 사업장이 단체협약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으며, 8개 사업장은 현행 유지 후 추후 재협의를, 13개 사업장은 이면합의서를 체결하며 전임자 현행 유지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임오프 준수 사업장은 한 곳도 없다"며 "(타임오프가 시행된)7월 이후에는 이면합의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의 이 같은 발표는 노동부가 최근 타임오프 준수 사업장이 단협 체결 사업장의 90%가 넘는다고 발표한 것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금속노조 등이 주도적으로 현장에서 타임오프 상한선을 초과해서 합의를 이루는 것과 관련 감시 감독의 눈초리를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실제로 타임오프 상한선을 초과해 합의한 사업장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최근 20여개 사업장에 ‘단체협약 시정 촉구’, ‘부당노동행위 금지’ 공문을 발송하고 있다.

    노동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정부 감시망을 피해 전임자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임금 지급을 미루는 등 노사자율에 따라 합의한 단체협약을 놓고 정부와 노사 간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있다.

       
      ▲ (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실제로, 경북에 위치한 A업체 노사는 2010 임단협에서 △전임기간 근무 인정, 불이익 배제 △노조 사무실과 비품 제공 및 관리유지비 회사 부담 등을 합의했으나 정부가 이에 대해 시비를 걸고 나왔다.

    대구지방 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2일 해당 사업장에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고,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도록 규정한 내용이므로 노조법 위반”이라며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노동부는 시정을 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행정처분 즉, 단체협약 시정명령을 내릴 뜻도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해당 사업장에 시정 공문을 보내고, 감시, 감독을 강화하자 현장에서는 편법을 이용해서 전임자에게 임금 을 지급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할 뜻을 밝힌 사용자에서부터 합의 이후 정부의 감시망 때문에 임금 지급을 미루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경북의 B업체는 지난 6월 말 노조 전임자와 상급단체 파견자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노동부는 단협 시정을 요구했고, 회사는 지난 7일 전임자 임금에 대해서는 그대로 지급하되, 파견자에 대해서는 월급 24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뜻을 노조에 전달했다.

    충북에 위치한 조합원 50명 미만의 B업체는 타임오프 한도에 따라 1,000시간(0.5명)의 유급근로시간이 부여된다. 하지만 노사는 단체협약 관행에 따라 전임자 1명과 반전임자 1명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임금 지급일인 지난 5일, 회사는 "노동부의 협박이 심하다"며 월급의 절반은 통장으로, 나머지 절반은 현금으로 지급하였으며, 반전임자의 월급은 근무한 것으로 처리해 지급했다.

       
      ▲ 대구지방고용노동청포항지청이 A업체에 보낸 ‘단체협약 시정 촉구’공문.

    경남에 위치한 D업체는 노동위원회 단체협약 시정 명령 거부에 따른 벌금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단체협약을 놓고 노동부가 시정을 요구하자 “우리는 노사관계가 파탄 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노사자율로 맺은 단체협약을 지키고, 정부가 벌금을 내라면 내겠다”고 밝혔다.

    이재인 금속노조 단체교섭실장은 “단체협상을 체결하고도 (노동부 감시 등에 의해) 신고하지 않은 사업장도 있다”며 “정부는 타임오프 매뉴얼에 노사 간 자율적으로 맺은 단협을 꿰어 맞추듯 적용하려고, 대의원 활동 등에 대해서도 타임오프 한도에 적용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12일, 노동부 시정공문 및 노동위원회 시정명령에 대비해 각 사업장에 대응 방안 공문을 발송했다. “단체협약 시정 촉구라는 노동부 시정공문과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친 행정처분(단체협약 시정 명령) 역시 노사자율을 해치는 불법행위이에 거부하라”는 내용이다.

    특히 산하 사업장 사용자 측에는 ‘불법적인 노동부의 단체협약 시정공문에 대한 노동조합 입장’이라는 공문을 보내 “노조법 제24조 2항의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같은 조 제5항(전임자 급여지급 요구 관철할 목적의 쟁의행위 금지)과의 관계에서 처벌을 전제로 하는 쟁의행위 금지 대상에 불과”하다며 “효력을 가진 강행규정이 아닌 협박문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시간면제한도 고시도 노동부 산하 행정기구의 행정적인 기준설정행위에 지나지 않으므로 24조를 상회하는 노사 간의 합의는 유효하다”며 “따라서 노사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노사자율로 맺은 단체협약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며, 단체협약 불이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월급명세서 없이 현금으로 지급되는 전임자 임금에 대해서는 거부한다는 입장이며, 단체협상 체결 이후 정부 눈치를 보면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8월말까지 추이를 살핀 다음, 9월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노동위원회 행정처분 거부에 대해 노동부가 벌금을 내릴 경우 금속노조 차원에서 모든 사업장에 대해 행정소송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는 오는 20일 전국 지회장 토론회를 갖고 8~9월 노동기본권 사수 세부계획 확정할 예정이며, 8월 내에 조합원 5,000명이 모이는 대규모 상경투쟁을 열고 ‘타임오프 분쇄-노동기본권 확보’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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