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도탈당파, '진보신당파' 만들자
        2010년 08월 11일 05: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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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5일 당대회를 앞두고 노선논쟁이 불붙고 있는 진보신당에 선도탈당파 중심의 활동가들이 11일 당 게시판에 ‘창당정신을 실현하는 당원모임’을 제안했다. 10인으로 구성된 이들은 “진보신당의 창당정신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논의는 조급증을 발로"

    이는 당발특위 토론문 초안을 두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강조한 “강력하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과 맥을 달리한다. 노 대표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제 정당과 제 세력이 힘을 모아 더 강력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이들은 통합논의가 “2012년 총선의 선거대응력을 높이자는 조급증의 발로”라고 주장하고 있다.

       
      ▲ 진보신당 홈페이지

    당발특위에서 내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초안을 마련했으나 일각으로부터 ‘봉합안’이라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선도탈당파를 중심으로 ‘통합논의’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한석호 전 진보신당 운영위원은 “당발특위 토론이나 당 대회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고 진보정치운동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방법을 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은 이미 다 얘기한 것이고 진보대통합의 흐름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가 내세우는 가치를 중심으로 선거에 매몰되지 않고 일상적으로 살아 숨쉬는 역동적인 실천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제안문을 통해 “지방선거 동안 ‘심상정 사태’를 거치며 당이 소용돌이에 말려들었고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진보대통합당’ 주장들이 돌출했는데 이러한 사태는 진보신당이 앓고 있던 속병을 드러내는 계기였을 뿐”이라며 “진보신당의 질병은 진보정당운동 전체가 앓고 있는 깊은 병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요새’ 버리고 ‘광야’ 택한 사람들의 정당

    이어 “진보신당은 진보정당의 문제를 극복하겠다며 ‘진보의 재구성’을 내걸고 출발한 정당으로 ‘요새’를 버리고 ‘광야’를 택한 사람들의 정당”이라며 “그런데 진보신당이 ‘진보의 재구성’은 제대로 착수하지 못하면서 ‘광야’에 새로운 ‘진지’들을 만들지는 못하고 그냥 옛 ‘요새’들만 그리워하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러면서 자괴감에 빠져 때로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때로는 조급증을 보인다”며 “2012년 총선에 살아남을지에 대한 우려가 당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갑자기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논의가 당 안팎에서 돌출하는 것은 이러한 자기 불신과 패배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것을 “그냥 과거의 ‘요새’로 돌아가겠다는 심리”라고 말한 뒤 “진보정당운동 전체가 위기이므로 지금은 진보신당을 버리고 진보정당을 살려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하지만 진보신당의 출발을 낳은 것이 바로 진보정당운동의 위기였으므로 이 위기가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도로 민주노동당’식 재통합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진보정당운동의 위기를 극복할 실험들을 펼쳐 진보운동의 새 시대를 여는 견인차가 되는 게 진보신당 창당 정신이고 사명”이라며 “따라서 지금 와서 무슨 신기한 발상이나 묘수를 찾는게 아니라 이미 나와 있는 것들을 정리해서 집중점을 선택하고 이제부터라도 용기 있게 실천에 나서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전략도 이미 논의된 ‘비정규직, 여성, 청년의 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결정에 앞장설 때 지지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며 “이른바 연대연합 문제도 이러한 과정에서 도움이 된다면 연대하고 아니면 선을 그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관계는 신중하게

    이들은 “진보신당의 여러 시도들에 책임을 함께 나눌 세력들, 흐름들이 존재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함께 하면 되고 또 그래야 한다”며 “사실 사회당과는 진즉에 통합했어야 했고 이제라도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반면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연립정부를 추진하려 한다는 점, 종북-패권 문제, 진보정당운동 발전의 질곡이 된 상층 중심의 당-노총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있어 짚어보아야 할 점이 있다”며 “민주노동당 내부의 다양한 흐름들을 보고 우리가 제기하는 쟁점들을 중심으로 민주노동당을 변화시킬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대회 토론을 앞두고 당발특위 안에 대한 갑론을박이 아닌 긍지와 책임감을 갖고 실천할 진보신당 창당 정신을 실천할 주체를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며 “당 내 토론 과정에서 ‘진보신당파’를 구축해 임시당대회의 올바른 결정을 관철시킬 뿐만 아니라 이후 그 결정을 진지하게 집행할 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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