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 독자강화 사이?
    2010년 08월 09일 05: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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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4기 지도부 출범과 9월5일 예정된 진보신당 임시 당대회가 맞물리면서 양 당 모두 ‘통합진보정당’건설을 전면에 들고 나와 주목된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6일 최고위 워크샵 결과 브리핑에서 “2011년 말까지 통합진보정당을 건설”을 들고 나왔고, 진보신당은 4일 당발특위 토론문 초안에서 “새 진보정당 건설”을 제출했다.

이미 진보신당은 창당 초기부터 ‘진보의 재구성’을 주장해왔고, 민주노동당 역시 지난 2009년 정책당대회에서 ‘진보대통합’을 공식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얘기들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2012년 총선-대선일정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양 당의 이 같은 논의들의 무게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 민주노동당 이정희 신임 당대표가 취임후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를 찾아 환담을 나눴다 (사진=진보정치)

물론 양 당 모두 ‘통합진보정당’ 건설만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아니라 ‘당 발전 강화’라는 노선 논쟁의 또 다른 축이 함께 제출되어 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3대 목표’ 첫 번째로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수권정당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을 세웠으며 진보신당도 “당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삼았다.

그러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론의 흐름에 신중해왔던 진보신당이 9월5일 당 노선을 결정할 당대회를 앞두고 노회찬-심상정 등 당 내 핵심 지도부가 직접 “새 진보정당 건설”을 주장하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2009년 민주노총의 통추위 활동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진보신당 내에서 ‘통합진보정당’ 흐름이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진보신당 안 새 흐름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9일 <PBS>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봉합용’으로 비춰지고 있는 이번 당발특위 토론문 초안에 대해 “(통합)논의를 기구를 설치해 본격화하겠다는 나름의 의지표명”이라며 ‘새 진보정당 건설’에 무게를 실었다.

민주노동당에서도 김성진, 정성희, 최은민 최고위원은 선거기간 동안 ‘통합진보정당’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당 독자강화론’을 주장해 온 이정희 당 대표와 장원섭 사무총장이 1~2위를 차지했지만 지난 3기 지도부에서 이수호 최고위원 정도가 적극적으로 통합진보정당을 주장해 온 점을 감안하면 최고위원회 내에서도 통합론이 확대될 계기는 마련된 것이다.

정성희 최고위원은 “지난 최고위원회 워크샵에서 반MB연대와 진보대통합에 대해 많은 대화가 오고갔다”며 “앞으로 진보대연합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원칙과 기준, 지역의 실정에 맞게 범야권연대를 해야 하고, 그 원칙이 뭔지도 많이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가 오고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론’, ‘새 진보정당 건설론’이 각 당에서 탄력을 받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양 측 모두 비슷한 뉘앙스이지만 통합에 대한 입장은 서로 다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강력하게 진보대통합을 주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몇 차례 선거에서 진보대연합보다는 반MB연합에 근거한 선거연합을 이루었다.

당 일선은 분위기 달라

진보신당 역시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노회찬-심상정을 중심으로 상층부에서 진보대통합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지역에 내려가면 분위기가 다르다”며 “당원들이 꼭 새 진보정당을 건설해야 하냐는 불만이 많고 특히 경남, 울산, 호남 등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층에서 상층 중심의 ‘새 진보정당 건설’론이 통할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역시 지난 지방선거에서 반MB연합으로 수도권 기초단체장 배출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고 지난 7.28재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 중심의 비민주 단일화를 이끌어 내면서 40% 이상을 득표하는 등 독자정당으로서의 자신감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정희 당 대표라는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에 대해서도 자신을 가지고 있다.

“광주 보궐선거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둘 경우 당 내에서 오히려 통합에 대한 목소리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민주노동당 한 관계자의 전망도 이 같은 상황을 말한다. 진보신당이 지방선거를 거치며 정치적 입지가 축소된 상황에서 진보대통합의 흐름이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펼쳐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결국 두 당 모두 자당의 역량을 확대 강화함으로써 진보정치의 주도권을 쥐려는 것이 양 당의 일반적인 흐름이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큰 상처를 내며 분당을 했고 지난 2년 간 다른 길을 걸어왔기에 통합이 ‘담론’을 벗어나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고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통합파는 소수파”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합파는 소수파"

그러나 진보신당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새 진보정당 건설을 주장하는 노회찬 대표, 심상정 전 대표의 행보가 변수다. 노 대표가 10일 당발특위 초안을 설명하기 위한 기자간담회가 예정된 가운데 노 대표의 발언의 수위도 관심가는 대목이다.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두 당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얘기하고 있고 진보신당의 경우 새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기구를 설치한다고 하는 등 통합진보정당 건설론이 보다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라며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양 당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가 통합진보정당 건설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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