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도 4대강 찬성?" 국토부 왜곡 논란
        2010년 08월 05일 09:29 오전

    Print Friendly

    ‘충청남도도 4대강 사업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국토해양부 발표에 언론들이 난리가 났다.

    충남은 4대강을 원칙적으로 반대해왔던 민주당의 안희정 지사가 당선된 곳이다. 안 지사는 그동안 김두관 경남지사와 함께 4대강 사업 중단을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를 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4일 그런 충남이 4대강 사업 추진에 찬성했다는 정부의 공식발표가 나왔으니 언론들이 야단법석을 떨 만도 했다.

    예상대로 5일자 아침신문 9개 중 7개에는 "안희정 충남지사도 4대강 찬성"이라는 헤드라인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그런데 이상하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국토해양부가 잘못된 자료를 브리핑했고, 찬성이냐 반대냐에 목말랐던 언론들이 부화뇌동해 오보가 났다는 기사가 실린 것이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것일까.

    다음은 5일자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4대강 재검토 협의하자" / 충남도, 정부에 역제안>
    국민일보 <충북 이어 충남 "4대강 사업 찬성">
    동아일보 <안희정 충남지사도 "4대강 사업 계속">
    서울신문 <총리실 ‘남경필 외압설’ 뒷조사했다>
    세계일보 <미, 김정일 비자금 정조준 북 24개 기관·개인 제재>
    조선일보 <충남도 ‘4대강 찬성’으로>
    중앙일보 <"5등급 땐 고금리 대출받고 8등급 밀리니 되레 싼 이자">
    한겨레 <공기업 청년고용 의무화 추진>
    한국일보 <안희정 지사도 "4대강 추진">

    국토부 2일 "충청남북도 4대강 정상 추진 회신" 발표- 5일자 아침신문 반영

    사건을 재구성해보면 국토부가 ‘충청남・북도 4대강 살리기 사업 정상추진 의사 밝힘’ 보도자료를 낸 것은 4일 오후 3시50분이었다. "충청남・북도가 금강 살리기 사업추진 여부에 대해 사업을 정상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대전지방 국토관리청장에게 회신해왔다"는 내용이었다.

    국토부는 이어 "앞으로 충청남・북도가 국가대행공사 시행자로서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충청남・북도가 그동안 밝혀 온 ‘4대강 사업 재검토 의견’을 철회했다고 못박은 것이다.

    국토부의 이 자료를 토대로 언론들은 인터넷판에 먼저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사실상 4대강 사업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기사들을 내보내기 시작했고, 5일자 아침신문에 그대로 반영했다.

       
      ▲ 조선일보 8월5일자 1면


    조중동 "충남도 찬성 선회" … 경향·한겨레 "국토부 발표에 충남도 반박 해명자료"

    조선일보는 1면 기사 <충남도 ‘4대강 찬성’으로>에서 "충남도가 4대강(금강 살리기)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안희정 지사가 애초 사업에 반대하며 이를 중단시키겠다는 것에 비해 크게 후퇴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이시종 충북, 김두관 경남지사도 당초의 반대 또는 저지 입장을 최근 바꿨거나 ‘시간을 달라’고 요구해, 4대강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일보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4대강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이유에 대해 "주민・시군 ‘4대강’ 찬성에 ‘정치적 반대’ 설 땅 잃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햇다.

    조선일보는 3면 관련기사에서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저지하겠다며 완강하게 반대했던 충남, 충북, 경남지사의 기조가 ‘찬성’ 쪽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며 "충남・경남지사의 입장변화는 4대강 유역 기초자치단체장들과 주민 대부분이 찬성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이유로 마냥 반대를 계속할 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에는 "도지사들이 4대강 예산을 복지예산으로 쓴다고 말할 정도였다면 후보자 당시에는 4대강 사업의 법적 성격과 예산구조에 대해 잘못 파악하고 있다가 취임이후 사태를 제대로 파악한 것 같다"는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관계자의 말도 실렸다.

    동아일보도 1면 머리기사 <안희정 충남지사도 "4대강 사업 계속">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하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사실상 찬성 쪽으로 돌아섰고, 김두관 경남도지사도 사업추진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4대강 사업추진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역시 <안희정 충남지사도 4대강 조선부 찬성> 기사에서 "야권의 입장변화에 따라 앞으로 4대강 사업이 활기를 띨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내용을 보도한 다른 신문들도 안희정 충남지사의 입장변화와 그로 인해 4대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는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기사들을 내놨다.

    <충북 이어 충남 "4대강 사업 찬성">(국민일보 1면), <안희정 충남지사도 "4대강 사업 계속">(동아 1면), <안희정 충남지사도 "4대강 사업 계속">(서울 1면), <안희정 충남지사도 ‘4대강 사실상 찬성’>(세계 1면), <충남도 ‘4대강 찬성’으로>(조선 1면), <안희정 충남지사도 4대강 조건부 찬성>(중앙 1면), <안희정 지사도 "4대강 추진">(한국 1면).

    하지만 같은 날 경향신문과 한겨레에는 이 내용을 전면 부정하는 기사가 나란히 실렸다. 국토부의 보도자료가 나온 뒤 일부 언론이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사실상 4대강 사업 찬성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자 충남도가 발끈해 국토부 보도자료를 반박하는 해명자료를 내놓은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이들 신문에 따르면 충남도는 해명자료에서 국토부에 보낸 공문의 핵심은 ‘속도 조절과 재검토’이지 ‘4대강 찬성’이 아니라고 밝혔다.

       
      ▲ 한겨레 8월5일자 2면

    한겨레 2면 <국토부 ‘충남도 4대강 입장’ 입맛대로 왜곡> 기사를 보면 사태의 전말이 이해된다. 한겨레 취재기자는 "충남도가 굳이 해명하지 않더라도 공문내용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상추진 의사’를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약간의 오해를 살 수 있는 대목이 "우리 도에서 (대행) 추진 중인 금강살리기 사업 4개 공구는 사업이 모두 착공돼 정상 추진 중에 있다"는 정도인데, 이것도 ‘정상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만 밝혔을 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공문에는 "기존 계획에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더 좋은 금강살리기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귀청과 협의 추진하겠다"라고 해 기존의 ‘재검토 의사’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

    또, 충남도 4대강 재검토 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40분께 ‘4대강 사업에 관련한 협조요청서’라는 또다른 공문을 국토부 앞으로 보냈다. 충남도는 이 공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보 건설과 대형 준설 사업에 대해 속도 조절과 재검토 협의를 하고, 충남도 재검토 특위에 국토부 관계자가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약 1시간 뒤 국토부는 충남도의 의사를 왜곡하는 보도자료를 냈고 소동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이에 대해 국토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두 공문이 시차를 두고 온데다 충남도 특위 명의의 공문은 보도자료가 나온 뒤 확인했다’고 해명했다"며 "그러면서도 문제의 보도자료를 철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를 "멀쩡한 강을 ‘죽어간다’고 왜곡하더니 웬만한 공문쯤 ‘마사지’하는 것은 가볍게 여기는 듯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경향 "정부의 4대강 찬반 이분법이 문제"

    경향신문도 3면 기사에서 일부 언론이 충남도가 ‘4대강 사업 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찬성’으로 돌아선 것처럼 사실과 다른 보도를 내보낸 것은 국토부가 충남도의 입장을 정부 입장에 맞춰 일방적으로 해석한 보도자료를 내놓은 것이 한몫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그러나 4대강 사업을 찬성과 반대 등 이분법으로 나누는 언론의 조급증도 이번 오보사태에 한 축이라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결국 4대강 사업을 정치적 관점이 아닌, 국가발전의 정책적 문제로 접근하겠다는 충남도의 신중한 입장은 ‘찬성이냐, 반대냐’에 목말라하는 일부 언론의 조급증과 국토부의 아전인수식 보도자료에 떠밀려 ‘충남도, 4대강 사업 큰 틀에서 찬성’ 등 당초 입장과는 전혀 다른 보도가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8월5일자 1면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이날 충남도 4대강 입장 관련기사 제목은 각각 <"4대강 재검토 협의하자" / 충남도, 정부에 역제안>과 <충남, 보・준설 재검토 협의 공식요청>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동외교, 미국에 발목 잡히나

    금융감독당국이 이란계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검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미국의 이란제재와는 관련이 없는 정기검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사결과 발표시기가 미국의 이란재제와 맞물려 있고 앞서 미국이 10월 시행되는 대 이란제재에 우리나라가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어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미 정부는 4일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팀장으로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외교통상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란과의 금융거래가 전면 중단될 때 예상되는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 세계일보 8월5일자 4면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이 은행이 해외에 개설한 지점 세 곳 중 한 곳으로 이 은행을 통한 국내 기업의 수출거래는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이 은행의 자산을 동결할 경우 이란과 거래중인 우리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한 로버트 아인흔 미 국무부 북한・이란 제재 조정관 일행이 재정부를 방문해 이란 금융 제재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며, 정부는 앞으로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자산 동결과 같은 구체적인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서울신문).

    미국의 이란제재 동참 압박에 정부의 말 못할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원전수출 등 중동외교를 치적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가 중동국가들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스스로 딜레마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중동국가와 관계가 악화되면서 갈 길이 바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에 이은 4번째 큰 원유 수입국이다. 또, 2000여개의 우리 수출기업이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는 중동국가 중 세 번째의 교역국이기도 하다. 지난해 대 이란 교역규모는 97억3800만 달러로 중동 전체 교역 규모에서 11.4%를 차지했다.

    한국은 또, 최근 리비아에서도 외교관 신분의 국정원 직원이 카다피 국가원수와 그의 아들 주변과 관련한 정보수집을 하고, 이를 제3국(미국)에 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추방당하는 등 외교관계가 악화되기도 했다. 지난해 리비아 수출은 전년과 비교해 50.4%가 증가한 12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아프리카 국가 중 우리나라 세 번째 수출 대상국이었다(조선일보).

    이란 제재 한 달 사이 교역차질로 우리 기업이 입은 피해만 3억 달러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중앙일보).

       
      ▲ 경향신문 8월5일자 6면

    경향신문은 이와 관련해 한미동맹으로 한국의 중동외교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6면 <MB 중동외교, 한・미 동맹 ‘비싼 대가’> 기사에서 "현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중동 에너지・자원 개발 외교가 한미동맹 때문에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오랜 이란과 리비아 제재에도 불구, 이들 중동국가와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한국이 최근 들어 이들 나라와 잇달아 마찰을 겪거나 겪을 조짐을 보이고 있고, 그 배경에는 공교롭게도 한미 동맹 관계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 한겨레 8월5일자 만평

    미국은 사실상 ‘이란 핵과의 전쟁’을 상정하고 유럽연합과 캐나다, 호주, 일본 등 핵심 우방국들의 지지를 통해 이란을 압박, 고립시키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향신문은 "미국 측으로부터 이란 핵 제재 동참요구를 받은 한국정부는 속앓이만 하는 모습"이라며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미국 국내법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갖고 있고 그간 제재에 동참하며 많은 손해를 봤는데도 미국은 그 정도로는 불충분하다고 보는 것 같다"는 외교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한겨레는 이날 그림판(만평)에서 북 제재와 관련해 미국을 끌어들이려다 중국과 이란을 견제하려는 미국에 엮여버린 경우가 됐다고 풍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