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레인 위의 잠 못 이루는 밤
        2010년 08월 02일 09: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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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은 최근 10년 이내에 가장 열대야가 심하다고 합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배이고 체온이 올라가서 찝찝해집니다. 자리에 누워도 숨이 턱턱 막힙니다. 밤이 이 정도니 낮에는 오죽하겠습니까? 점심 먹으러 식당을 오가는 시간조차 저에겐 고행입니다. 배가 나오니 더위를 견디기가 더욱 힘들어 지네요.

    그런데 이런 불볕더위에도 고행을 자초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여주 이포보와 창녕 함안보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환경운동가들입니다. 지난 토요일(7월 31일) 저는 신경과 의사 한 분과 함께 함안보 농성자 두 분의 건강을 살펴보기 위해 공사장 크레인 위를 올라갔다 왔습니다. 농성 10일만에 처음으로 외부의 발길이 허락된 겁니다.

    함안보 크레인은 30m 높이의 철 구조물입니다. 낮에는 쇠로 된 크레인이 달아올라 체감온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포보의 콘크리트 기둥위도 만만찮겠죠. 이런 환경에서 가장 큰 문제는 탈수 현상이지만 함안보처럼 먹는 음식의 절대량이 부족해지면 더 빨리 탈진할 수도 있습니다.

       
      ▲ 사진=진주환경연합

    경찰의 동행 여부로 시비를 벌이다 크레인 중간지점에서 농성자들을 만나 검진하는 것으로 타협이 이뤄졌습니다. 직접 만나보니 다행히 아직은 큰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맥박이 약간 빨라지고 소변량이 다소 줄어든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탈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죠. 물을 자주 먹어야한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여름철엔 오미자+인삼+맥문동

    땀을 많이 흘린다는 건 땀구멍을 조절하는 기운이 약해졌기 때문이고, 땀을 흘리면 또 그만큼 기운이 빠져나갑니다. 이럴 때엔 수분을 보충해주고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수렴해주는 시큼한 맛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게 오미자입니다. 오미자가 없으면 다른 시큼한 과즙도 괜찮습니다. 기운이 빠지니 인삼도 같이 넣어서 달여 마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인삼의 쌉쌀한 맛이 열도 식혀줍니다. 더위가 심해지면 심장이 지칩니다. 이럴 때는 맥문동을 같이 넣어 달입니다. 이 세 가지가 다 들어가면 생맥산이라 부릅니다. 여름에 땀 흘린 뒤 기운 없고 입맛을 잃었을 때 최고의 보약이자 치료제죠.

    농성자들에겐 종합처방을 해서 전달했습니다. 감기약, 피부치료제와 함께 설사약도 같이 전해 드렸습니다. 농성자 한 분이 설사를 한다고 해서요. 흔히들 여름에 짜장면같은 면 종류나 기름기 많은 음식을 드시다가 설사를 하곤 하지만 물만 마시다가도 설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생수보다 보리차 끓인 물이 훨씬 낫습니다. 배탈 걱정도 적고 기운이 덜 빠집니다.

    야간에 경찰이 ‘안전문제’때문에 크레인에 조명을 비춘다고 합니다. 농성자들은 그 때문에 불안을 느껴 편히 잠들기 힘들다고 합니다. 잠을 잘 수 있는 것, 잠잘 때 자극을 줘도 알아채지 못하는 것 등은 우리 몸의 보초(위기 衛氣)가 안으로 들어가 쉬기 때문입니다. 조명이 밝으면 보초들은 안으로 들어가 쉬질 못합니다. 그러니까 평소에도 잠들기 전에는 조명을 약하게 하고, 티비나 컴퓨터를 늦게까지 보지 않는 게 잠을 잘자는 방법이 됩니다.

    야간 조명 숙면에 방해

    농성자들이 너무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되는 것도 잠들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원래 잠을 잘 자기 위해선 적당량의 햇빛이 필요합니다. 양과 음의 적절한 조화가 건강한 리듬을 유지시켜주는 이치인 거죠. 양방에서도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란 호르몬은 적당량의 햇빛이 있어야 생성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햇빛은 몸을 지치게 하고 정상적인 리듬을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병에 대한 면역력도 떨어지게 되지요.

    환경운동가들이 고공으로 올라간 지도 10여일이 지났습니다. 저들이 땅으로 내려오려면 최소한의 명분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정치권에선 아무런 진전도 없습니다. 큰 비가 한 번 내려 4대강 공사현장에 물난리가 나면 뭔가 달라질까요? 열대야도 수그러질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큰 비가 한번 내리고 나면 나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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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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