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도, 노동도 만족 못시켜"
By 나난
    2010년 08월 02일 10: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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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노동부가 공식명칭을 ‘고용노동부’로 변경하고 직제를 개편했다. 향후 노동정책의 중점을 ‘일자리’에 두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고용도, 노동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이슈페이퍼를 발간하고 고용노동부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명칭 변경 국제적 추세와 달라

   
  

‘고용도 노동도 만족스럽지 않은 고용노동부’라는 제목의 이슈페이퍼를 작성한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고용노동부 스스로가 부여하고 있는 부처 출범의 의미는 현장에서 설득력 있게 수용되지 않고 있다”며 “노동부가 제작 배포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 적용 매뉴얼’은 고용노동부 출범이 노동자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용노동부로 명칭이 변경된 것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들의 노동행정 관련 부처들의 업무현황을 살펴보면 업무의 중심이 ‘고용’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일반적 추세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31개 OECD 회원국 중 미국, 노르웨이, 뉴질랜드 3개 국가가 노동부라는 명칭을 고수하고 있으며, 14개 국가는 노동에 복지 관련 명칭을 추가하여 노동행정 관련 부처의 명칭을 정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이 경우 노동을 다른 가치보다 우선시하여 앞쪽에 위치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고용보다 노동을 앞에 위치시킨 룩셈부르크를 포함하면 노동중심적인 노동행정 관련 부처 명칭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OECD 31개국 중 18개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고용’을 명시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으로 35% 수준이다.

그는 또 한국의 노동부가 고용노동부로 명칭을 변경하며 ‘고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련 정책을 실천적으로 펼쳐야 함에도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고용정책 예산을 포함한 고용노동부의 예산과 기금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며 “결국 일자리 창출에 대한 아무런 개선책 없이 단지 부처 명칭만 바꿔 ‘고용’을 명시한 것은 ‘고용문제 해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전술적 편의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자 관리부서 전락 위험성 커져

특히 ‘고용’과 ‘노동’이라는 용어를 통한 정부의 인식을 비판하며 “고용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노동자를 부려 쓰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 노동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스스로 일을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과거 노동부는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의미에서 고용(雇傭) 정책을 펼쳤다면, 이제는 삯을 주고 부리는 사람 입장에서 본 고용(雇用)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향후 고용노동부가 노동자의 입장이 아닌 사용자의 입장에서 노동자를 관리하는 부서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점을 올해 초 과거 노동부가 발표한 ‘타임오프 한도 매뉴얼’을 통해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타임오프 매뉴얼을 만들고, 사용자에게 ‘7월 이후 단체협약 타결 날짜만 넘기면 된다’고 종용하는 등 고용노동부의 일련의 양태를 볼 때 ‘노무관리부’로서의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덤프, 레미콘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건설노조에서 배제할 것 등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외면하고 노무관리에 앞장서는 양태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고용서비스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서도 “규제를 대폭 완화하여 민간 고용서비스업을 활성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이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하고, 고용구조를 왜곡시킬 것”이라며 “고용정책이라고 한다면 그 만큼 정부의 역할이 제고되어야 하고, 공공부문을 먼저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나, 오히려 이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 고유 성격 유지돼야

이에 그는 “고용정책이 아무리 중요하다고는 하나 노동부가 지녀왔던 고유한 성격마저 없애버리거나 바꾸어서는 안 된다”며 향후 고용노동부의 역할 및 과제가 “노동기본권 보장 및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앙상한 사회안전망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현실에서 여전히 고용보다는 노동에 대한 주문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며 “고용노동부의 약칭이라도 ‘고용부’에서 ‘노동부’로 정식 환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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