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념 충전, 현장서 더 큰 싸움”
    By mywank
        2010년 07월 29일 07: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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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KBS 본부가 29일 파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지만,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파업을 통해 ‘개념’을 충전한 조합원들이 업무 현장으로 돌아가 더 큰 싸움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날 투쟁 근거지가 되어온 ‘개념광장’을 떠나는 조합원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지만, ‘공영방송’을 만들겠다는 뜨거운 열정만큼은 이곳에 남겨두기로 했다.

    ‘개념광장’ 떠나는 KBS 새 노조

    KBS 본부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5시 신관 앞마당(개념광장)에서 이번 파업을 정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파업 MC’를 자처하며 그동안 각종 집회에서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했던 이재후 조직국장(아나운서)은 조합원들에게 “앞으로 취재나 촬영하러 나갈 때, 이곳을 꼭 들렀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이곳을 바라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29일 ‘파업정리 집회’에 참석한 KBS 본부 조합원들 (사진=손기영 기자) 
       
      ▲KBS 본부 조합원들 ‘파업 승리’를 자축하는 티셔츠를 맞춰 입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KBS 본부 조합원들은 파업의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로 흰색 티셔츠를 맞춰 입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우진 홍보국장은 “보통 스포츠팀들이 우승하면 기념 티셔츠를 입지 않느냐. 우리도 회사와 싸워 이겼는데, 이를 기념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티셔츠에는 ‘KBS를 살리겠습니다’ 등 지난 29일 동안 개념광장을 뜨겁게 달군 함성이 새겨져 있었다.

    ‘투쟁의 마지막’에는 잔잔한 감동도 남기 마련이다. 이날 대형 화면을 통해 지난 투쟁의 ‘희노애락’이 상영되자, 눈시울을 붉히는 조합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조합원은 자유 발언을 통해 “그동안 선배, 동기, 후배들의 뒤통수만 봐도 가슴이 따뜻했던 것 같다. 한여름의 꿈 같은 행복하고 즐거운 파업이었다”라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새로운 노조 굳건히 세우겠다"

    엄경철 본부장도 “파업 전날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을 통해 그런 걱정과 회의감을 말끔히 씻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앞으로 새로운 노동조합을 굳건히 세우겠다. 그동안 너무 행복했고, 고마웠다”라며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KBS 본부는 이날 ‘파업중단 결의문’을 통해 △제작현장에서 벌어지는 편향되고 부당한 지시 거부 △정권 홍보 프로그램, 관제 쇼, 특정 출연자 배제 행위 등 공영성을 침해하는 지시 거부 △파업으로 인한 부당한 징계에 의연하게 맞섬 △공영방송 만들기 매진을 다짐했다.  KBS 본부 조합원들은 오는 30일 0시를 기해, 전원 업무 현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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